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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생에서 회생까지
임주현
글ego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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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로맨스

- 연예계와 연애계는 한 끗 차이다
- 그가 내 가슴 사이즈를 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개새끼가 되었다
- 앞으로는 와이파이만 공유하자
- 영원은 허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 이 짝사랑은 암살로 끝났어야 했는데
- 자존감과 자존심, 그리고 자존

2장: 휴먼

- 운다고 뭐가 달라져
- 봄도 아닌데 꽃 피고 지랄이야
- 구원이 물도 아니고 어떻게 셀프일 수 있어
- 드라마에서는 안 이랬는데
- 내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었다
- 불행한 여자는 오늘도 글을 쓴다

3장: 블랙 코미디

- 불행을 팔아 행복을 살 수 있다면
- 난편한 각색
- 작가 지망생도 생이고, 도망친 작가도 작가다
- 슬퍼도 술에 먹히지 말기
- 어차피 드라마는 계획대로 되지 않아
- 관절 아픈 영감님은 십리도 못 오고

저자 소개 1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하는 드라마 작가 지망생. 어렸을 때부터 온갖 괴담과 순정만화를 섭렵한 덕분에 기이하고 낭만적인 이야기를 쓰는 걸 좋아한다. 한때 드라마 보조작가로 일하였으나, 현재는 방송업계의 불황으로 대피하였다. 손익보다는 낭만을 좇는 비효율 추구자로, 『오늘밤은 왠지,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를 쓰면서 에세이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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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48*210*20mm
ISBN13
9791166664915

출판사 리뷰

이런 사람이 작가여도 되는 걸까

누구나 마음 한편에 버킷리스트를 품고 다니지 않나요? 저에게는 작가라는 일이 그리하였습니다. 내 이름을 내건 예술 작품이라니, 정말 낭만적이잖아요. 그림이나 음악도 근사하다고 생각했지만, 신이 안겨준 건 미미한 글재주뿐이었기에 사실상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재밌는 이야기를 좋아했던지라 제게 주어진 글 재주에 무척 감사했답니다.

하지만 예술가에게 가장 큰 불행은 애매한 재능이라고 누군가 그랬던가요. 인생을 내걸기에는 미약한 글재주여서 대략 10년 정도를 꿈만 꿨습니다. 꿈을 억압받는 건 혈기왕성했던 10대 시절에 가장 괴로웠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문예창작과 입시를 준비하고 싶었지만,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특성화 고등학교로 진학해야만 했거든요. 그렇게 친구들 따라서 취업 준비하고, 이른 나이에 직장 생활하면서 물 흘러가듯 살았답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속은 썩어 문들어갔어요.

그러다 더는 마음이 남아나지 않았을 때, 죽기로 했습니다. 모든 문을 꼭꼭 잠근 자취방 안에서 눈물 콧물 흘리며 번개탄에 불 피운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무렵 제가 정말로 죽었더라면 이 책이 나오진 않았겠죠?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이미 짐작했듯이 저는 죽지 못했습니다. 그날 방영하던 드라마가 너무 보고 싶었거든요. 두려움에서 비롯된 핑계를 어린 이유로 죽음을 보류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세계로 도피했죠. 그날 따라 가여운 처지에 놓여있던 주인공에 몰입해서 펑펑 울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죽고 싶은 게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던 거였어요. 그리하여 평범한 직장인이던 저는 작가로 살겠다고 굳게 결심했습니다.

이 책은 애매한 재능을 가진 제가 작가를 꿈꿨던 순간부터, 드라마 보조작가로 일하다 끝내 방송업계에서 도망치기까지의 사건과 감정이 녹아 있습니다. 만약 독자분들 중에 드라마 보조작가 지망생이 있다면 미리 말하고 싶은 게 딱 한 가지 있습니다. 제가 겪어보니, 작가는 꿈이 아니라 직업이더군요. 그러니 자그마한 환상 같은 게 있다면 미리 버려두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겠습니다. 제가 그러지 못해서 힘들었거든요.

정말 간절한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반대로 간절함을 어느 정도 내려두면 소원을 쟁취할 기회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리하였습니다. 작가가 될 기회를 간절히 염원할 때는 보이지도 않았는데, 수많은 직업 중의 하나로 여기게 된 순간부터 쏟아졌습니다. 이번 단독 에세이 출간도 그 기회 중 하나였습니다. 글 ego에서 단독 에세이 출간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 원고가 세상에 나오는 기적은 없었을 겁니다.

이 책이 완성되기까지, 참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먼저 출판의 기회를 주신 글 ego 임직원분들, 끝까지 원고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신 김유진 선생님과 단독 출간 3기 동기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의지박약이 올림픽 종목이었다면 국가대표로 선정될 제가 책 1권 분량의 원고를 완성한 것은 모두 여러분의 덕분입니다. 그리고 드라마 작가를 구체적으로 꿈꾸게 하여주신 MBC 박상훈 피디님, 드라마 작가 지망생으로서의 시작을 도와주신 권도희 작가님, 그리하였습니다 보조작가 생활을 함께해준 휘 작가님과 리 작가님에게도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드라마 작가를 지금까지 꿈꾸진 못했을 겁니다. 작가가 되겠다며 서울 상경하겠다는 딸내미를 응원해준 김 여사와 임 사장, 원고 마감 직전 미치기 일보 직전에 치킨을 나눠주던 오빠 섭, 격동의 시기에 곁을 지켜준 정신적 지주 진, 여수 낮바다를 앞에 두고도 노트북 부여잡고 원고 쓰는 나를 관대하게 이해해준 룸메이트 희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게 힘이 되어준 모든 분의 이름을 열거하기엔 원고 분량이 한정적이라는 사실이 조금 밉습니다. 하해와 같은 자비를 가진 여러분이 양해해 주세요.

사실 저는 누군가에게 책으로 교훈을 줄 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 겉으로는 멀쩡한 사람인 척하지만, 실상은 콤플렉스 덩어리입니다. 하지만 저를 구성하는 수많은 콤플렉스가 작가로서는 큰 재산이 될 수 있음을 매일매일 느낍니다. 이런 사람이 작가로 성공하면 대한민국 방송 및 출판업계가 위기에 도래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이런 사람이 작가일 수도 있지 않겠어요? 원래 세상에는 별별 이상한 일이 다 일어나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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