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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난 게 아니라 유병한 거예요
장미교류윤슬 그림
새벽달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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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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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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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 _ 정신병도 치료를 받아야 나을 수 있는 병이다

1장. 괜찮을 거라는 말조차 듣기 싫을 때가 있었어

- 내가 정말 정신병일까?
- 우울증이 시작된 게 언제였더라?
- 첫걸음을 떼기가 어려울 뿐이다
- 나는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이야
- 처음 느껴보는 감정, ‘살고 싶다’
- 삶에게 지는 날들엔,
- 외모에 대한 지나친 강박
- 성인 ADHD, 남들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하루
- 어떤 일이든 금방 싫증을 느껴요
- 노력은 원래 불공평하다
- 알코올 의존증, 술 없이는 잠을 못 자겠어요
- 단약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2장. 가족, 빌어먹을 가족

- 나는 처음부터 불행할 수밖에 없었다
- 나는 아빠를 미워하고 싶어
- 물고기처럼 살고 싶었던 걸까
- 이것도 복이야
- 아직도 선명하게 생각나는, 노을이 예뻤던 그날
- 엄마는 그랬었구나
- 미안하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 K-장녀는 부모의 감정 쓰레기통이다
- 폭력성은 약자에게로 향한다
- 나를 닮은 아이
- 마음이 가난해질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존재
- 새로운 가족

3장. 오늘 하루도 행복하지 않았던 당신에게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뭐였더라?
- 목적지가 없습니다
- 나는 행복해야만 하는 걸까?
- 저울질하는 관계는 이제 그만 할래
- 내일이 없었으면 해
- 인생은 긴 마라톤이야
- 난 왜 모든 일이 버거울까?
- 나의 온도는 다시 뜨거워질 수 있을까?
- 치료의 시간은 곪았던 시간만큼 필요하다
- 나는 내가 너무 불쌍해
- 상처의 무게를 잴 수 있을까요?
- 끝없는 자기혐오를 그만두고 싶지만,
- 왜 살아야 하는 거지?
- 오늘도 행복하지 않았던 당신에게

4장. 우울에 질식하기 전에 기지개를 켜자

-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 나는 이제 행복이 두렵지 않아
- 완벽한 행복은 오지 않는다
- 손끝 하나 움직이기 힘들다는 걸 알아
- 어떻게든 살아지네
- 시간에 쫓기지 말고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자
- 과거를 돌아보지 말고 현재의 나를 제대로 바라보기
- 다시는 타오르지 못할 듯 뜨겁게 사랑하라
- 다시 일어섰던 수많은 순간들을 잊지 말자
- 행복을 익숙한 감정으로 만들기
-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기본이다
- 체력을 키우는 것은 인생의 밑바탕이 된다

5장. 잊지 마. 너는 아직 깎이지 않은 원석이야

- 꿈은 클수록 위대해진다
-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 나를 사랑하는 것에는 어떠한 이유도 필요 없어
- 사람이 좋은데, 사람이 무서워
-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
- 여유라는 건 내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잠들 수만 있다면
- 화를 내는 것도 습관이다
-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래
- 미안하지만, 내 멋대로 살게요

마치며 _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저자 소개 2

6년 차 정신과에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 우울증, 불안증, 식이 장애, 수면 장애, 성인 ADHD, 공황 장애 등을 앓고 있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떳떳하게 자신이 유병하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는 우울증이 모두 완치되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또 내가 나를 사랑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 인스타 @mao_poet 스레드 @mao_poet

그림류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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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할 때 시선이 가는 그림을 그립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40g | 131*188*13mm
ISBN13
9791198802255

책 속으로

내 차례가 되어서 진료실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 탁 트인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하얀 가운을 입고 미소 지은 의사 선생님이 보였다. 선생님은 내가 작성한 진단표를 살펴보더니, 우울증과 불안증이 주된 증상이고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생님이 건넨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선생님은 6개월의 시간을 달라고 했다. 6개월 정도의 시간은 있어야 원인을 찾을 수 있고 나를 도와줄 수 있다고 하셨다. 그 외에 불편한 질문은 하지 않자, 내 마음이 점점 평온해지는 게 느껴졌다. 나는 선생님께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선생님은 수면제가 아닌 우울증과 불안증 약을 처방해 주었고, 집에 돌아온 나는 그 약들을 빠짐없이 잘 챙겨 먹었다.

그 후, 기적이 일어났다. 약을 복용하는 동안, 나는 잠을 자고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완벽히는 아니어도 자고 먹을 수 있게 된 것이 고마워서 나는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꼬박꼬박 병원을 찾았다. 그렇게 치료를 받은 지 어느새 6년 차가 지나고 있다. 그동안 나에게는 수많은 진단들이 주어졌다.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 과수면장애, 성인 ADHD, 기분부전증, 공황장애, 식이장애 등.

나는 아직도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았다. 치료를 받는 동안 한 번의 자살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한 지 4년이 넘어가면서 내 마음과 정신이 천천히 호전되기 시작했다. 누군가 “너 요즘 어떠니?”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많이 나았어요.”라고 대답할 수 있다. 때때로 잠을 자지 못하거나 극단적으로 며칠 동안 잠만 자는 날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죽고 싶은 날보다 살고 싶은 날이 많아졌고, 과거에 잠식되어 우울 속에서 헤매는 날보다 미래를 꿈꾸며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에 잠기는 날이 더 많아졌다. 나는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 책은 우울증을 극복해 가는 내 개인적인 치료 과정을 담은 것이다.
--- pp.14-15

애인과 나는 그날을 ‘다시 태어난 날’이라고 부르며, 매해 그날이 되면 근교로 나들이를 간다. 다시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애인이 준비한 깜짝 선물이란다. ‘다시 태어난 날’ 이후로 나는 생애 느껴보지 못했던 많은 감정들을 경험했다. 사소하고 평범하게만 보였던 일상들의 작은 자극을 느낄 수 있었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이 끝나고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강아지와 산책하는 동네 산책로에서, 성실하게 살아낸 하루를 마치고 잠들기 전에도 나는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더 나아가 잘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 인생에서 ‘다시 태어난 날’은 분명한 전환점이었다. 죽음을 피해 살아남은 것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도 있었다. 나는 우울증을 극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선생님과 상담에서는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기 위해 애썼고, 적절한 약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지겹게도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과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사과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내 삶을 돌보고 있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 과거에 방치했던 내 감정과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자 하는 강한 결심을 했다. 그러자 그 결심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가족, 애인, 친구들이 내 곁에 있음이 보였다.
--- pp.31-32

나는 현재 처음 정신과를 찾았을 때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증과 불안증이 나아졌고, 식이장애와 수면장애도 내 삶의 질을 저해하는 수준이 완화되었다. 그 외에 공황장애, 성인 ADHD, 알코올 의존증 등 셀 수 없이 많았던 정신병적인 증상들이 많이 호전되었다. 약물 치료를 중단하고 다시 예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게 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것조차 무서울 정도로 예전의 내 모습이 너무 버겁고 힘들다.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고 할지라도 지금의 내 상태와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더 크다.

혈압에 이상이 생기면 평생 혈압 약을 복용하면서 혈압을 관리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같은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정신병도 단약을 서두를 게 아니라 약을 복용하면서 평생 관리하는 게 맞지 않을까? 내 생각을 애인과 친구들에게 전달하니 그들 역시 동의하며 평생 약을 복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응원해 주었다. 병이 있어서 약에 의존한다는 게 나쁠 것은 없으니까.

항상 머리 한편에는 언제쯤 단약을 해야 하나 고민 아닌 고민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단약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그렇다고 정신병이 불치병이라는 뜻은 아니다. 언젠가는 정말로 완치가 되었다면 스스로 치료를 중단할 수도 있지만, 굳이 빠른 시일 내로 이루기 위해 애쓰고 부담 가질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 pp.64-65

우울증에 빠지는 날에는 평소와는 다른 시간이 흐른다. 우울함이 가실 때까지 누워 있어야지. 그렇게 누워서 짧게는 하루가 다 지나도록, 길게는 이틀이나 먹지도 씻지도 움직이지도 못한다. 온몸이 납으로 채워진 것처럼 무겁고, 머릿속은 그보다 더 무겁다. 죽고 싶은데 죽을 힘이 없어서 못 죽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정신이 아프고 약해지는 순간이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고 쉴 새 없이 흘러가 버리고, 나는 그 시간을 쫓아가다가 결국 버려지고 만다. 지금이 아침인지, 밤인지도 분간이 가지 않는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 표류된 듯 나는 그저 있을 뿐이다. 그 우울함이 걷히고 나면 어김없이 휘몰아치는 죄책감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나는 왜 이 모양이지. 왜 또 시간을 버렸지. 몸살에 걸려서 이틀을 누워 있었다고 하면 납득할 거면서, 우울증 때문에 이틀을 누워 있었다고 하는 건 용납이 안 된다. 나조차도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게 슬프다.

점점 밝아오는 창문을 보며 또다시 우울의 소용돌이가 나를 집어 삼키려고 한다. 하지만 이 우울함에 완전히 빠져 버리기 전에 나는 아마 잠에 들 것이다. 그리고 남들보다 조금 늦은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어떻게든 굴러가는 세상에서, 나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다.
--- pp.127-128

난 더 이상 죽고 싶지 않고 살고 싶었다. 살고 싶다는 욕구를 이렇게 강하게 느낀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그리고 곁을 지켜주고 있는 내 사람들과 함께 건강하게 오래도록 행복하고 싶다. 이제는 행복하고 싶다는 당연한 욕망이 신경에 거슬리거나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지 않는다. 나는 지금 정말 건강해졌다. 그건 긴 시간 꾸준히 치료한 내 의지 덕분이었다.

우울증 치료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났을 때, 2년이 지나가고 있을 때, 내가 들이는 시간만큼 내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마다 나는 좌절했다. 전혀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고 치료가 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10년이 넘게 앓던 병을 병원 잠깐 다니면서 기적처럼 낫길 바랐던 것이다. 모든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속까지 곪아 있는 병이 하루 이틀 사이에 낫는 일은 세상에 없다. 그러니까 시간은 반드시 충분하게 지나야 한다. 당신이 곪아갔던 그 시간만큼이나 충분히.
나는 아직도 치료 중이다. 완벽하게 나아진다고 한들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재발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다시 치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인생의 커다란 벽을 넘은 기분이다. 처음으로 나 혼자 일어나 걷기 시작한 것 같다. 이 벅찬 기분을 지금 우울증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느껴보길 바라고 또 바란다. 나는 이제야 가장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 pp.139-140

출판사 리뷰

당신에겐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필요해요

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 식이장애,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현대인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런 만큼 같은 상황에 처한 환자의 글이 그 무엇보다도 좋은 위로와 치료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는 모든 사람이 유병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을 꿈꾸고 있다. 모든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병원에 찾아가 치료를 받고, 또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에세이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군더더기 없이 표현해낸 일러스트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이 된 물고기가 헤엄치는 창문을 작가는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함께 하고 있다. 특히 2장 내지 일러스트는 어린 동생의 손을 꼭 잡은 젖어있는 작가의 모습이다. 소설을 깊숙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나올 수 없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표지, 내지 일러스트, 그리고 스페셜로 들어가는 플립북까지 이 소설을 보다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우울하지만 씩씩하게 살아갑시다

우울은 현대인의 감기가 아니다. 감기약만 먹으면 며칠만에 낫는 가벼운 병이 아닌 것이다. 때로는 수년간 치료를 이어가야하는 중병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평생 치료를 통해 계속 관리를 해야하는 불치병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우울증은 재발율도 높아서 완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평생 안심하며 살아갈 수 없다. 모든 병이 그렇겠지만 우울증 역시 굉장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 치료해야 하는 병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일찍 일어나서 산책도 좀 하고, 잘 먹고, 잘 자라고 말이다. 밖을 나가는 게, 먹는 게, 자는 게 죽기보다 힘들어서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한테 그렇게 무책임한 말이 또 있을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조차 하지 못해서 자신이 망가져가는 모습을 보며 더욱 무너져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의지가 나약해서도 아니고, 그 사람의 성격 탓도 아니다. 그들은 단지 우울증에 걸린 환자들일뿐이다. 환자는 당연히 치료를 통해서 병을 치료해야 한다. 그와 함께 병행되는 상담치료를 통해서 뿌리 깊은 곳까지 남아 있는 우울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스스로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런 이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말은 아마도 “괜찮아. 치료 받으면 완치될 수 있을 거야.”라는 말이 아닐까? 실제로 나 역시 이런 말들이 가장 듣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우울하지만 씩씩하게 완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추천평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글속의 '나'가 내가 되어 지난날의 나를 위로해주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책.
지난 날보다 살아갈 날을 위해, 나를 위해. 나는 유별난게 아니라 유병했고, 기지개를 켤 준비를 시작한다. - 이윤자 (독자)
상처있는 모두의 앞으로의 시간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라고 느꼈고, 느낌과 동시에 나에게 사랑한다고 아낀다고 응원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저를 포함 모두가 많이 웃고 울며 다시 힘내며 살았으면 해요. - 류윤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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