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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 김현정
나는 그림책으로 해방 중입니다 오늘도 걸어가는 중입니다 당신의 끄적거림은 낙서가 아니다 나를 담은 음식 내 마음의 휴지통은 어디에 있을까? 두 번째 이야기 : 노은심 엄마는 책방을 만났어 조리원 동기 대신 그림책 아이와의 시간을 재발명하라 독서 모임이 책을 부른다 딱 한 시간만 부탁해 볼까? 세 번째 이야기 : 김누리 눌 언니가 되다 음악점역사 이야기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우리는 선재에 열망하는가! 아시나요 네 번째 이야기 : 김희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예민함을 버리는 중입니다 18년 동안 다닌 항공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백수입니다. (1) 18년 동안 다닌 항공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백수입니다. (2) 워킹맘이 전업주부가 되기 어려운 이유 다섯 번째 이야기 : 문현주 누구나 디자이너다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이유 글쓰기 VS 디자인 그림책방에서 열정 주유하기 글 쓰는 디자이너 여섯 번째 이야기 : 정희정 누군가는 글을 읽고 누군가는 글을 쓴다 글 쓰고 싶었던 그녀 브런치 작가가 되다 우리는 책방에서 만났습니다 오늘도 이력을 한 줄 채웠습니다 쓰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일곱 번째 이야기 : 송나영 어떤 만남, 사람 책 쉼표, 비워내는 시간 발견, 우연한 행운 재정의, 믿음 어떤 선택, 글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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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틈에서 『마지막 휴양지』를 읽고 있던 나는 조금도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을 읽는 것처럼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책의 그림에서처럼 주인공이 차를 타고 떠날 때 내 마음도 떠나고 있었다. 낯선 곳에 도착했을 때는 내가 그곳에 도착한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마치 내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무언가를 떠올리게 했다. 책이 담고 있는 그림과 간결한 문장들이 내가 공감하기 더욱 쉽게 만들어주었다. 그림책은 교훈적이고 너무 단순해서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 p.17 사실 나는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 나 스스로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단정 지었다. 우연히 방문한 동네 책방에서 몇몇 사람들과 함께 독서 모임을 시작했고, 얼떨결에 글쓰기 수업도 참여하게 되었다. 내가 평소 책방에 자주 들르는 사람이었다면 오히려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했을 거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모함 덕분에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 p.77 우리의 이런 특징이 없었다면 난 음악을 전공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가끔 생각한다. 음악점역사는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일이었다. 시각장애인 아이들에게 음악도 가르치고 1년에 한 번 그 친구들이 서는 무대를 꾸렸다. 무대에서 아이들이 연주를 마치고 나올 때 나는 매번 감동했다. 그 친구들과 부모들이 가진 아픔을 이해할 순 없지만, 그날 하루만큼은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서 빛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는 내가 기특했다. --- p.104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옆 사람의 말투나 말 한마디는 그날 종일의 기분을 좌지우지한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의 다정함이 옆 사람의 하루를 조금은 더 밝게 해 줄 것이다. 상대방 탓 말고 나에게서 문제를 찾고 해답을 찾아본다. 다정한 말투와 밝은 표정으로 오늘을 대해본다. 연애 6년 결혼 9년,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함께 겪었던 힘겹고 화나고 가슴 답답한 일들은 지금의 옆에 그 사람과의 추억이자 같이 걸어온 일이다. 그리고 지금 앞으로 겪을 일들 또한 몇십 년 후 우리의 추억과 길이 될 것이다. --- p.119 글쓰기 수업을 듣고 달라진 점을 말하자면 내 생각이 바뀐 것이다. 좋은 타이밍은 누구도 아닌 내가 정하는 것이었다.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글자들을 시각적으로 적고 보면 머릿속이 비워지는 느낌이다. 항상 복잡했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할 일은 많은데 왜 이렇게 정리가 안 되는지에 대한 느낌이 답답함을 자아냈다. 이젠 그 생각들을 글로 적어내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오늘 있었던 일들, 그중에서 기분이 상했던 일과 기분이 좋았던 일 등등 이런 생각들을 적음으로써 하나하나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차곡차곡 내 생각의 책들을 적어나가면 나만의 근사한 책장이 만들어질 것 같다. 기분 좋은 순간은 내 안에 있다. --- p.144 20년이 넘도록 디자인하면서 알고 있었는데 잊고 있었다. 글쓰기처럼 디자인도 일단 끝까지 해야 한다. 그래야 수정하며 완성할 수 있다. 처음엔 재미로 했던 글쓰기와 디자인의 닮은 꼴 찾기였다.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반성도 하며 의지도 불태워 본다. 디자인하면서 와봤던 길. 글쓰기라는 길도 한번 가보는 거다. 어떤 점이 또 닮았을까. 25년을 디자인했듯이 25년 글쓰기를 하면 더 닮은 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 p.198 이날도 어김없이 퇴근하고 책방에 갔다. 다른 사람들은 퇴근길이겠지만 나에겐 또 다른 출근길이다. 도착해서 주섬주섬 노트북을 꺼냈다. 오늘은 무슨 수업일까. 궁금해하는데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졌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자고 한다. 저기요, 작가님. 저 아직 준비 안 됐는데요. 이렇게 갑자기요? --- p.201 말도 하면 할수록 늘고, 글도 쓰면 쓸수록 는다. 책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상상 그 이상의 많은 책이 한꺼번에 쏟아부어야 한다. 글도 그렇다. 한꺼번에 양적으로 많은 양의 글을 생산해내는 과정에서 나의 글 양이 늘고 성장한다. 질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양이 들어와야 한다는 말이다. 깊이 파진 고랑에 물이 간당간당하게 담겨 있다면 그 고랑을 넘어가지 못한다. 홍수처럼 다량의 물이 넘칠 때 고랑을 지나갈 수 있다. 책도 글도 그렇다. --- p.221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날들이 쌓여갈수록 나에게는 소소한 변화들이 일어났다. 독서 모임에서는 책을 읽고 사람 책을 만난다. 서로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책을 아무 데나 두고 편하게 읽으라는 J양의 이야기에 책을 좀 더 가까이 대하기 시작했다. 책이 서서히 나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같은 책을 2~3권씩 구매해서 손 닿는 곳에 두고 읽는다는 이야기가 특히 더 와닿았다. 책을 보다가 장 볼 거리가 생각나면 책에다 그냥 적어둔다는 말에도 나는 적잖이 놀랐다. 이제껏 책과 친해지라는 말은 수없이 들어왔지만, 그처럼 손쉽게 다가가는 방법은 색다르게 느껴졌다. --- p.2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