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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선을 넘어서
2. 아내의 병상일기 3. 기수를 남으로 4. 영웅을 꿈꾸며 5. 남녘 땅에 발을 딛고 6. 본 대로 느낀 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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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바람과 함께 또다시 가을이 오고 있었다. 병원에서 맞는 두번째 가을이다. 문득 남편이 문어가 먹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과 함께 속초며 주문진으로 놀러 다닐 때 즉석에서 회를 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던 생각이 난 걸까?
친정아버지께 병실을 맡기고 서둘러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가서 이것저것 신선한 해물을 고르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빨리 들어오너라. 좋은 소식이 있을 것도 같다" 순간 캄캄한 터널 안에 희미한 한 줄기 빛이 스며드는가 싶었다. 그러나 5분은 희망, 다음 5분은 절망, 휘둘리 대로 휘둘려 지쳐버린 나는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급하게 병원에 들어가니 내가 없는 동안 최동락 선생님께서 다녀가셨다고 했다. 뇌사자가 나타났으며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수술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단다.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아무도 기뻐하지 않았다. 기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말 하나, 행동 하나가 바늘 귀 꿰는 것처럼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섣불리 입을 열었다가 행여 들어온 기회를 놓칠까 모두들 조용했다. --- p.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