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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서문
‘심리설사’를 말하다 prologue 심리학자의 역사관에 대하여 1부 도원에 서다 뜻을 세우고 세상을 보자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없다 기대에서 가능성이 나온다 자신의 역할을 담당할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뚜렷한 신념이 리더십이다 인맥을 이어가고 싶다면 자주 만나야 한다 자신의 배경이 앞날을 결정한다 은인은 삶의 방향을 바꾸게 돕는다 2부 서주의 주인으로 서다 비교가 고통을 부른다 자신이 빛날 위치에 서라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을 가까이하라 권위와 명예에 휘둘리면 그 바람에 휩쓸린다 겸손이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한다 마라톤의 출발선에 섰다면 일단 달려라 자기 능력 밖의 상황엔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 양심의 잔고를 비우지 마라 호의는 함부로 받아서도 안 되고 주어서도 안 된다 이익이 보이면 동지가 적으로 변한다 의리를 나눈 형제는 진정한 응원군이다 신분이 뒤바뀐다고 신념이 무너지는 건 아니다 성공으로 가는 문은 하나씩 열린다 3부 영웅을 탐하다 말과 행동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라 적을 대적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하늘의 뜻으로 여기면 순응하기 쉽다 관계에서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 태풍의 눈에 휩쓸리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영웅의 눈에는 영웅이 없다 배반은 가장 날카로운 칼날이다 거절하기 가장 힘든 호소는 형제의 정이다 절망에 빠지는 순간 잡을 지푸라기도 사라진다 4부 거센 바람에 맞서다 상대를 설득하려거든 수단을 가리지 마라 안주하는 마음은 미래로 향한 문을 닫는다 남의 일에 왈가왈부하면 자기 덕을 잃게 된다 비밀스러운 정보에는 비밀이 있을 턱이 없다 위기에서 구해줄 동아줄은 믿음이다 목표가 있다면 난데없이 끼어들어 선두를 차지하라 선두를 빼앗은 사람은 다시 빼앗기기 쉽다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는 건 진리다 자기 꾀에 넘어가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자는 없다 빌리되 갚지 않는 사람은 신뢰를 잃는다 백기를 드는 것에는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홧김에 저지른 일은 언제나 후회를 부른다 지능과 지혜는 다르다 기싸움에는 승자가 없다 누군가의 계략에 의해 일이 성사될 수 있다 온유함은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 장난질도 정도껏 해야 한다 5부 큰 꿈을 이루다 반대로 하는 것도 모방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의중은 행동으로 보인다 얽힌 매듭을 풀어줄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아무도 자기 운명을 점칠 수 없다 죄책감의 파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진다 뜻밖의 일격은 믿었던 사람에게 맞는다 자신의 취약한 부분이 때론 장점이 된다 6부 백제에서 해가 지다 자기감정에 치우친 결정이 화를 부른다 의리에서 벗어나면 다른 올바름이 보인다 자기 과신은 자기 몰락으로 이어진다 영웅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오로지 자신에게 달려있다 epilogue 삼국시대 영웅의 심리에 스미다 |
陳禹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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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신여김을 당한 유비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자신이 아는 존귀하고 영예로운 업적을 거론한다. 이러한 심리적 방어기제를 ‘공상空想’이라 한다. ‘공상’은 일시적으로 현실에서 벗어나 성공이나 업적을 상상하며 현실에서 겪는 좌절과 고통을 메우고 회복시켜 준다. 그러기에 감정적 괴로움을 누그러뜨리고 심리적 안정을 이루는 방어기제다.
유비가 장비의 물음에 답하려고 꺼내든 ‘한실 종친’ 카드는 ‘현저성 효과(salience effect)’를 끌어냈다. 자신과 어떤 무리가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거나 공유하는 자원이 있다고 했을 때, 이를 ‘내’가 먼저 나서 관계성을 설정하면 그것을 독점하고 있다는 인지적 오류를 일으킨다. 이 전략은 오늘날 광고 마케팅에서 널리 쓰이며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허위 합의 효과에 매몰된 유비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싸울 의지를 불태웠다. 세상만사는 득이 있으면 실도 있다. 지나친 낙관으로 부풀었던 기대는 잔혹한 현실에 부딪히며 쪼그라들었다. 그럴 때마다 유비의 심신도 깎여나갔고 막막함은 더해갔다. 희망찬 앞날이 보여도 당장 변하는 것이 없으니 여전히 숨어다니며 근근이 살았다. 하릴없이 보내는 시간은 고통스럽기만 했다. 사람은 사회 가치 기준에 따라 자신이 한 일과 그로 인해 얻는 이득의 관계를 정한다. 만약 일하지도 않고 얻거나 적게 일하고도 많이 얻으면 ‘과잉정당화 효과(overjustification effect)’로 인해 극심한 불안과 당혹감을 느낀다. 하늘에서 느닷없이 떡이 떨어졌다고 치자. 그런데 이 떡이 너무 크면 웬만한 사람은 냉큼 집어먹지 못한다. 서주는 커도 너무 큰 떡이라 ‘과잉정당화 효과’를 일으켰다. 유비는 자신이 서주를 구하기 위해 한 일이 이 땅을 통째로 얻을 만큼 대단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왜 그는 자신의 공을 평가절하했을까? ‘억제’란 의식에서 괴로운 감정을 지워가는 심리 과정이다. 처자가 적의 손에 잡혀 있다는 사실은 당연히 유비의 내면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킨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빨리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방법은 이 일의 의미와 가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처자’가 ‘형제’보다 훨씬 못하다면 잃는다고 큰일이 아니고, ‘의복이야 찢어져도 기울 수 있으나 수족이 잘리면 다시 잇지 못하니’ 악착같이 죄를 물을 필요도 없었다. 유비는 처음으로 ‘하늘’과 ‘운명’을 끌어와 설득했다. 이런 설득의 방식은 ‘설득의 변방 경로(peripheral route to persuasion)’에 속한다. ‘하늘’과 ‘운명’이 얼마나 신성한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유비는 지금의 불운을 ‘하늘의 때’와 ‘운명’의 탓으로 돌렸다. 아주 교묘한 개념 바꿔치기다. 유비 삼형제가 처한 상황은 누가 봐도 ‘인재(人災)’였으나 유비의 말 한마디에 ‘천재(天災)’로 바뀌었다. ‘천재’ 앞에서 사람의 노력은 의미가 없다. 유비의 말대로 몸을 굽히고 분수를 지키는 게 최선이었다. 장비의 반응은 전형적인 ‘자기불구화(self-handicapping)’다.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접 겪은 바와 보고 배운 바를 통해 일에 대응하는 경험을 얻는다. 이런 직간접 경험으로 효과적인 대응법을 알아간다. 그러나 반대로 이 경험들이 여과기가 되어 경험하지 못한 수많은 대응 선택지를 지워버리기도 한다. 그 결과 참신한 방법으로 문제를 돌파할 수 없게 된다. 사지에서 생환하려면 얼토당토않은 것처럼 보이는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대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간섭은 자살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춘다고 한다. 손건의 말은 아주 모범적이고 시의적절한 간섭이었다. 그가 언급한 조조는 근래 유비의 정신적 지주였기에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건져줄 특효약이었다. 손건의 도움으로 유비는 실의를 떨치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해 묵을 곳과 먹을 것을 구걸하며 허도로 향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처참했을지 눈에 선하다. 조조가 유비에게 잘해준 행동은 ‘부인(denial)’이라는 심리적 방어기제의 전형적인 표현이다. 조조는 유비와 똑같이 행동함으로써 자신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 불안과 후회를 잠재우려 했다. 물론 조조가 유비와 가까이 지내면서 얻은 이득도 있다. 사람들에게 유비와 죽이 잘 맞는 친구처럼 보인 것이다. 그로 인해 유비는 한헌제와 만날 수 없었다. 그 점이 그나마 조조의 시끄러운 속을 달래주었다. 꿈을 가진 사람은 많으나 그 꿈을 실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안타깝게도 이기적인 사람만이 꿈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런 이기심은 자신의 목숨을 최상위에 두는 데서 드러난다. 이들은 남들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길 바라면서 자신은 결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는다. “내가 천하 사람들을 저버릴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나를 저버리게 하지 않겠다.”라는 조조의 명언은 ‘생존을 위한 이기주의’의 적나라한 선언이다. ‘낙타의 등을 부러뜨린 지푸라기(the straw that broke the camel's back)’라는 표현이 있다. 맨 마지막에 올린 지푸라기 탓에 낙타가 죽는 건 아니지만 그 지푸라기가 치명적인 고통을 준다는 의미다. 유표가 말을 돌려주고 유비에게 신야로 가라고 한 것은 지금껏 겪은 좌절들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당시 유비는 심리적 타격을 견딜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냥 웃고 넘길 사소한 일에도 원망을 품게 되었다. 사마휘가 천거한 최고의 후보는 그가 아끼는 아우 봉추(鳳雛) 방통이었다. 물론 방통이 유일한 인재는 아니었다.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물로 와룡(臥龍) 제갈량(諸葛亮)이 있었다. 그러나 천하 제일가는 인재인 제갈량은 출사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히고 융중(隆中)에 틀어박혀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그런데 사실은 다들 제갈량에게 속고 있었다. 제갈량은 형주의 다른 재사들보다 훨씬 명민했다. 그는 이미 몇 년 전에 유비를 보기 드문 주군이라 인정하고 유비를 ‘꾀어낼’ 포석을 깔아두고 있었다. 따라서 사마휘를 비롯한 많은 이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갈량이 짠 판의 바둑알이 되어 있었다. 혹자는 ‘망상’에 가까운 유비의 생각을 비웃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자기기만’은 그가 수많은 역경을 버틴 힘이다. 역경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절망적 상황도 순응하고 받아들이게 만든다. 원망과 포기는 극단적인 괴로움만 부른다. 유비는 역경에도 늘 빛을 찾아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그 덕에 남들은 바라보지도 못할 자리에 올랐고 지금도 여전히 나아가고 있다. 이런 한결같은 용기와 끈기는 박수 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이런 마음의 힘과 지혜는 본받을 만하다. 제갈량의 예상대로 유비는 검인을 제갈량에게 넘겨주었다. 왜 그랬을까? 이는 ‘허니문 효과(honeymoon effect)’로 인한 필연적 결과이다. 두 사람의 관계가 친밀해지고 감정이 깊어질수록 상대의 요구를 군말 없이 수용하게 된다. 유비의 삶을 돌아보면 좋은 날이 오래가지 않았다. 일이 잘 풀리는가 싶으면 느닷없이 시련이 닥쳤다. 그런데 아무리 큰 시련도 유비를 완전히 무너뜨리지 못했다. 이는 유비에게 운이 따라서이기도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기도 한몫했다. 만약 유비가 작은 실패에도 기가 죽고 남 탓이나 했다면 그가 겪은 시련의 횟수와 강도로 보건대, 목숨이 백여 개라도 모자랐을 것이다. ‘불만’이라는 감정은 종종 상하관계의 질서에 따라 위에서 아래로 전해진다. 그래서 가장 밑에 자리한 사람이 최종 희생양이 된다. 이 순간 제갈량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관우 대신 위연을 희생양으로 삼아 분풀이하려 했다. 유비는 제갈량이 또다시 권력을 남용하는 것에 더는 참을 수 없어 막아섰다. 손권은 주유의 계책에 동의해 여범(呂範)을 보내 중매를 서게 했다. 유비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복이 내린 셈이었다. 이 ‘굴러온 복’이 놀랍지는 않았으나 유비는 곧바로 거절했다. 왜 그랬을까? ‘과잉정당화 효과’ 탓이다. 제갈량의 부적절한 발언 때문에 유비가 형주를 차지한 것은 불명예스러운 짓이 되어버렸다. 성실한 노숙이 제갈량에게 놀아나는 모습을 여러 번 본 유비는 동오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동오는 그 일을 따지기는커녕 군주(郡主)를 자신의 후처로 보내겠다고 하니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여범은 단 한 마디로 유비의 마음을 움직였다. 강동에 도착한 조운은 첫 번째 비단 주머니를 열어 보고 거기 적힌 대로 유비가 동오에 장가든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유명인의 소문에 민감한 심리를 이용한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이다. 아니나 다를까, 곳곳에 유비가 동오에 장가든다는 소문이 퍼졌다. 손권과 주유가 은밀하게 일을 꾸몄는데 소문이 퍼지는 바람에 공개적인 ‘사실’이 되어버렸다. 사회적 여론의 압박이 유비의 첫 번째 보호막이 되었다. 유비는 자신의 원칙을 버릴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유비의 말은 ‘물러섬을 위한 나아감’으로 ‘전치(displacement)’라는 방어기제에서 비롯되었다. 전치는 더 깊이 받아들이는 듯한 방식으로 미묘하게 거절하는 심리적 방어기제다. 만약 유비가 계속 인의도덕을 이유로 장송의 제의를 거절한다면 어리석고 물색없어 보일 것이다. 유비는 자기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훨씬 더 센 화제로 말을 돌려 기존의 화제를 차단했다. 겉으로 보면 한발 더 나아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은근한 거절이었다. 이런 방어기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종종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삼국이 각축을 벌이는 와중에 유비의 상대들은 모두 상황에 따라 능수능란하게 태도를 바꿨다. 하지만 오직 유비만 복수심에 빠져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조비와 손권의 대응은 모두 정치적 이익을 고려한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유비는 형제의 도의에 따라 움직였다. 이 점에서 보자면 유비는 의리 있는 좋은 형이지만 결코 탁월한 정치가는 아니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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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단순한 역사가 아니라 인간 군상의 심리 표본이다
역경 심리학을 통해 유비의 속마음을 거울처럼 들여다본다! ★ 결코 포기하지 않고 기어이 기회를 만들다 ★ 참된 인성으로 수많은 영웅호걸을 수하로 거느리다 ★ 작은 이익을 탐하지 않고 대의명분을 앞세워 군주의 위엄을 세우다 “천룡이 개천에 머무는 이유는 때를 기다려 하늘로 오르기 위함이다!” 기회가 올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유비의 마음가짐 파란만장한 인물 이야기와 그들 나름의 생존 지혜가 담긴 『삼국지』는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받는 작품이다. 저자는 심리학적 지식을 활용해 『삼국지』에 등장한 난세의 영웅들이 보여준 행동을 분석한다. 이 시리즈만의 차별화 지점이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에 이어 ‘시련을 기회로 바꾸는 『삼국지』 역경 극복 처세술’의 첫 번째는 유비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인 천재 작가 천위안은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와 관련된 수많은 사건을 뽑아내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그 속에 담긴 영웅의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저자는 말한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고 사람의 마음 또한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기술이 어떻게 변하든 사람과 인성은 영구불변의 화제일 것이다.” 저자가 『삼국지』 영웅의 인생 여정을 심리학이라는 돋보기로 들여다보고자 하는 이유다. 저자는 유비의 삶에서 산전수전의 역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한 길을 걸어가는 마음가짐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결론을 맺는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짚신을 삼으며 생계를 꾸려가던 빈털터리 유비는 어떻게 꿈을 이루고 기어이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을까? 유비가 걸어온 삶의 여정을 따라가며 다양한 심리 실험과 최신 심리학 이론을 곁들여 그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해준다. 유약해 보이지만 그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지 않았던 유비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유비는 항상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면서 마음을 다해 사람을 대했다. 가장 존귀한 신분인 제왕을 꿈꾸면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인재라는 확신이 들면 몸을 굽혀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급한 전란 속에서도 백성의 곤궁한 처지를 목격하면 가여운 감정을 드러내며 군주로서 책임감을 보였다. 또한 유비는 눈앞의 작은 이익을 탐하지 않고 대의를 생각할 줄 알았다. 보기 드문 전략가인 서서를 어렵게 만났는데도 조조가 그의 어머니를 붙들고 협박하자 유비는 안타까워하면서도 적군 진영으로 떠나보내는 넓은 도량을 보였다. 이에 감명을 받은 서서는 제갈공명을 천거하고 유비는 천하제일의 책사를 얻을 수 있었다. 유비는 한 번 만난 인연이더라도 항상 소중하게 여기며 잊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부하들마저 계속해서 의심하며 충성심을 시험했던 조조와는 완전히 다른 심리 전략이었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는 늘 주변 동료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유비의 이런 풍모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 여기저기로 쫓겨 다닐 때도 세상으로부터 영웅의 자격을 인정받게 만들었고 능력 있는 부하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한나라 왕실의 후예이긴 했지만 가난한 처지로 아무런 세력이 없었던 유비가 관우와 장비를 만나 도원결의를 맺고 이후로도 수많은 영웅호걸의 도움을 받아 제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유비의 심리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2000년간 필독서의 자리를 지켜온 『삼국지』 영웅들의 비밀을 현대 심리학으로 풀어낸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고 열 번 이상 읽은 자와는 감히 경쟁하려 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삼국지』가 세상 인간사를 파악하고 또 살아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간명하게 설파하는 말이다. 『삼국지』에는 천태만상의 세상사가 들어 있다. 명분과 실리 속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지금 현대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내용이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의 심리 묘사가 뛰어나 많은 지혜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천하를 차지하려는 영웅호걸들의 호연지기와 대담한 전략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여 무릎을 치게 만든다.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웅호걸들의 마음속 내면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현대의 검증된 심리과학을 통해 그들이 내린 선택과 결단의 이면을 되짚어 독자들이 그 깊은 이치를 깨닫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삼국지 영웅호걸들의 차원 높은 심리 전략이 내 것이 된다면 세상사 무서울 것이 무엇이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