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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꽃술을 시음하다 13 순결 15 몰래한 사랑 17 금수저 19 성산포에서 21 그대가 있기에 23 유채꽃 쉼터 25 분홍나비 27 배경 29 바람이 하는 말 31 어느 멋진 결혼식 33 어머니의 가르마 35 오월 37 연둣빛 낙서 39 봄, 사랑 41 사랑은 43 오월의 기도 45 거울 앞에서 47 가시와 꽃 49 장미의 성벽 51 이상한 교실 53 청라언덕에서 55 찔레꽃 남자 57 조팝꽃 무덤 59 패자 부활전 61 2부 삼 대 65 그래서, 꽃 67 우주 한 귀퉁이 69 어느 슬픈 날에 71 고백 73 신의 경지 75 가정의 뿌리 77 가시를 숨긴 장미 79 신기한 꽃 81 경지에 오른 업 83 은혜를 아는 등꽃 85 이상적인 부부 87 한낮의 평화 89 매창공원에서 91 詩 93 초록 연두 노랑 95 실루엣 97 흑진주 99 개망초 101 먼 그림 속에 갇혀 103 사랑의 거리 105 둥지에게 107 세월을 낚는 어부 109 침묵의 창 111 한풀이 113 3부 버킷리스트 117 스케치 119 가을 동화 121 큰 으아리꽃 123 조각배 125 숨바꼭질 127 승차 거부 129 기회를 포착하다 131 배반을 모르는 호야 133 감국 135 덫 137 물보라, 은보라 139 쑥 141 아름다운 봉분 143 콩고물 145 어머니의 눈 147 이쪽과 저쪽 사이 149 폭죽 151 승천 153 작별 155 부음 157 고독한 밀착 159 진짜는 껍질 속에 161 적멸보궁 163 은행나무 부처 165 4부 연인 169 짚라인 171 가까운 슬픔 173 겨울나무 175 그리움 177 꽃은 가지 않았다 179 산파 181 때로는 183 안부 185 언제나 오늘 187 예술의 삼 박자 189 금괴 191 극락으로 오르는 길 193 선물 195 이 또한 지나가더라 197 적벽강 199 이별, 그 이후 201 공포를 받치다 203 멍 205 울음을 터뜨린 침묵 207 학사모 209 함정 211 허공에 들어선 강변 213 화장터에서 215 열린 길 217 시인의 산문 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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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밖에 모르던 내가 어떻게 시인이 되었을까. 스스로도 궁금해질 때가 있다. 슬픔은 소리소문없이 혼자 왔다 가는 것이 아니다. 머물렀다 간 그 자리에 나만이 풀 수 있는 암호를 남기고 갔다. 그 암호를 푸는 일이 글쓰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눈물 자체인 어머니와 삼라만상을 품어주는 대자연을 몰랐더라면, 나는 글 쓰는 일을 시도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한여름 울 안에 살구나무라도 한 그루 있었더라면 어린 시절이 그리 팍팍하지는 않았을 걸, 아버지의 술을 피해 어린 내 영혼은 늘 집 밖으로 떠돌아야 했다. 결국 아버지는 술에 패해 일찍 생을 접어야 했고, 어머니는 혼자서 집 안팎으로 생계를 꾸려가야 했다. 여자 혼자서 농사일 하는 어머니 손길을 돕느라 난 자연에서 좀 더 일찍 인생에 눈을 떴는지도 모른다. 집을 겉돌며 들과 산에 피어난 들꽃들과도 친숙해져 갔고, 그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일부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자연은 내 글쓰기의 바탕과 배경이 되었고 어머니는 내 글의 모태가 되었다. 어머니의 한풀이로 시작된 글쓰기가 어머니의 입을 빌려 인생을 노래하게 했고,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들판의 수수처럼 나를 익어가게 했다. _ ‘시인의 산문’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