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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삼킨 개
최경화
모요사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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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부터
나는 개
기억하는 개 아르고스
아르놀피니의 개
이름과 가족이 있는 개 루비노
화가의 파트너가 된 개들
종교재판? 그거 먹는 건가?
벨라스케스가 사랑한 흰둥이
개의 쓸모
사냥하고 집 지켜야 개인가요?
사랑의 힘
꼬리까지
참고문헌

저자 소개1

호두의 반려 인간, 미술관 중독자, 포르투갈 거주자. 스페인어와 서양미술사를 공부하고 책 만드는 일을 하다가 글을 쓰게 되었다. 중세 미술과 바로크 미술에 설렌다. 미술관에 가면 늘 이야기를 상상한다.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수공예자, 개 산책러, 체육인, 요리사, 붓글씨 공부하는 사람으로 산다. 그리고 포르투갈에 한국을, 한국에 포르투갈을 소개한다. 『스페인 미술관 산책』, 『포르투갈, 시간이 머무는 곳』, 『노견과 여행하기: 오늘 오후는 평화로울 것이다』를 썼다.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세고비아 알카사르, 바르셀로나 콜로니아 구엘의 오디오가이드와 『미켈란젤로』,
호두의 반려 인간, 미술관 중독자, 포르투갈 거주자. 스페인어와 서양미술사를 공부하고 책 만드는 일을 하다가 글을 쓰게 되었다. 중세 미술과 바로크 미술에 설렌다. 미술관에 가면 늘 이야기를 상상한다.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수공예자, 개 산책러, 체육인, 요리사, 붓글씨 공부하는 사람으로 산다. 그리고 포르투갈에 한국을, 한국에 포르투갈을 소개한다.

『스페인 미술관 산책』, 『포르투갈, 시간이 머무는 곳』, 『노견과 여행하기: 오늘 오후는 평화로울 것이다』를 썼다.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세고비아 알카사르, 바르셀로나 콜로니아 구엘의 오디오가이드와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그림보다 액자가 좋다』, 『세상에서 가장 큰 중국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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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36g | 135*200*13mm
ISBN13
9788997066988

책 속으로

집에 오면 사냥개가 될 수도 있었던 개가 있다. 이 녀석과 하는 산책은 내가 한 대상에게 가장 집중해서 보내는 시간이다. 음악도 팟캐스트도 안 듣고 휴대폰도 안 들여다본다. 그저 개와 풍경과 개의 동네 친구들만 만난다. 저절로 명상 상태가 된다는 것이 개와 시간 보내기와 그림 들여다보기의 공통점이다. 순간을 즐기게 된다.
--- p.5

[아르놀피니 초상화]를 보면서 내가 확신하게 된 것은 개라는 존재가 어떤 맥락에 가져다 놓아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충직함의 화신이건, 세상 너머까지 함께 가는 동행자이건, 우리보다 자연에 더 가까운 존재이건, 혹은 가족의 일원이건. 이 털북숭이들은 세상의 어느 그림이나 조각에 넣어놓아도 너무나 자연스럽다. 우리를 그림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도 만들고.
--- p.49

루비노는 우리가 이름과 생김새, 사망 날짜를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15세기의 개다. 이 세상을 살다 간 수많은 개들 중에서 5백 년 전의 이름과 모습을 알고 있다는 게 기적 같다. 이름이 있다는 건 가족이 있다는 뜻이다. 생명의 탄생과 그 존재 자체에 기뻐하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뜻이다. 어느 날 내 곁에 없는 날이 와도 나는 그를 기억한다는 뜻이다. 개도 나도 이 세상에 없는 시간이 와도 누군가 우리를 떠올릴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 p.71

오래전 나의 조상은 인간의 사냥을 도왔다. 사냥한 오리를 입에 물고 흔들어대는 대신 사람들에게 얌전히 가져다주기 위해선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다. 지금은 사람들을 돌보는 데 그 인내심을 쓴다. 두 발로 걷는 내 친구들은 자기가 우울한지 슬픈지 아픈지 깨닫는 데 오래 걸린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온 신경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 p.74

털이 북슬북슬한 작은 강아지만큼 초상화를 노래하게 하는 것도 드물다. 작은 털북숭이들은 귀부인들의 안면근육 힘을 빼서 자연스러운 얼굴을 만들고, 어린아이들이 아이다운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자리에 잠시나마 앉아 있게 만든다. 무뚝뚝한 남자들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기도 한다.
--- p.82

종교화에 개들이 등장하면서 예수와 성모 마리아는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숨 쉬는 존재가 된다. 개들은 신과 우리를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게 해준다. 힘 빼고, 위트 있게.
--- p.121~122

윌리엄 호가스가 활동했던 18세기 영국에서는 실용적인 쓸모보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반려견을 선택하는 관행이 유행했다. 어떤 개를 기르느냐가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었고, 원하는 품성과 외모를 갖춘 개를 찾기 위해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퍼그 종 트럼프처럼 윌리엄 호가스에게 잘 맞는 개는 없었을 것이다.
--- p.164

개와 미술을 테마로 글을 쓰자, 하는 생각을 하자마자 내 머릿속에 떠오른 개는 카유보트의 이 검둥개였다.
--- p.208

“그들은 나와 같이 잔다. 나와 늘 함께다. 나 없이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가끔 떠나는 건 나다. 그들은 크기가 작은 사람 같다. 이 그림의 주제는 개가 아니라 이 작은 것들에 대한 나의 사랑이다.”(데이비드 호크니)

--- p.209

출판사 리뷰

이 책을 쓴 최경화는 포르투갈에 거주하면서 토끼 사냥개가 될 뻔한 개를 키우고 있다. 미술사를 전공하고 아트 투어를 가이드하면서 스스로 미술관 중독자라고 할 만큼 포르투갈은 물론 유럽의 여러 미술관들을 자주 드나든다. 개를 사랑하니 그림을 볼 때도 개가 그려진 그림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면서 드는 의문. 이 개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관심을 갖고 찾다 보니 개가 등장하는 그림이 무수히 많다. 그리고 그 개들은 저마다의 애틋한 사연과 그림에 출연한 특별한 이유를 품고 있다. 미술사에 이름을 각인시킨 개들도 있다. 루도비코 곤차가의 루비노, 벨라스케스의 이사, 윌리엄 호가스의 트럼프, 데이비드 호크니의 스탠리와 부지가 그렇다. 이 책은 그림과 조각으로 남은 개들의 면면을 개의 눈으로, 화가의 눈으로, 관찰자인 관람자의 눈으로 살펴보며, 작품이 제작된 당시의 상황을 다채롭고 생생하게 그려 간다.

그림을 꼬리 치게 하는 개들

초상화나 가족 행사를 그린 그림에 등장하는 개들은 그림을 의뢰한 이들이 애지중지하던 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 사랑으로 가장 유명한 이는 만토바의 공작 루도비코 곤차가이다. 궁정화가 만테냐가 루도비코 가족들의 일상과 업적을 벽면 가득 그려 넣은 방 ‘카메라 픽타’에는 루도비코가 사랑한 개, 루비노가 등장한다. 그는 루비노를 얼마나 끔찍이 사랑했는지 직접 개의 묘비문을 썼을 정도다.

베네치아의 화가 티치아노가 그린 초상화에는 스패니얼이 자주 등장한다. [엘레오노라 곤차가의 초상], [우르비노의 비너스]에 등장하는 작고 귀여운 개는 이후 ‘티치아노 스패니얼’이라는 애칭까지 얻는다.

스페인의 궁정화가 벨라스케스가 그린 왕실 가족의 초상화에도 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가 특별히 사랑한 개는 저 유명한 [라스 메니나스]의 듬직한 개가 아니라 [펠리페 프로스페로 왕자]의 초상에 등장하는 작고 귀여운 흰둥이였다. 심지어 이 개는 벨라스케스의 전기작가가 남긴 기록에서 ‘이사’라는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이 그림들에서 개는 가족의 단란함과 주인공의 사랑스러움을 보조하며, 인물의 호감도를 상승시킨다. 개는 그림을 꼬리 치게 만든다.

“털이 북슬북슬한 작은 강아지만큼 초상화를 노래하게 하는 것도 드물다. 작은 털북숭이들은 귀부인들의 안면근육 힘을 빼서 자연스러운 얼굴을 만들고, 어린아이들이 아이다운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자리에 잠시나마 앉아 있게 만든다. 무뚝뚝한 남자들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기도 한다.” (82쪽)

개를 그려 종교재판소에 회부된 베로네세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슨트와 함께 그림을 보다 보면 이 박물관에서 가장 큰 그림으로 유명한 베로네세의 [카나의 혼인잔치] 앞에 멈춰 서게 된다. 그리고 관례처럼 도슨트는 관람자들에게 그림에 등장하는 개의 숫자를 헤아려보라고 주문한다. 어리둥절한 채로 그림을 유심히 살피다 보면 아닌 게 아니라 화폭의 중앙, 식탁 위, 난간 등 여기저기에 개가 그려져 있고,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베네치아의 아카데미아 갤러리에도 이와 유사한 그림이 있다. 바로 [레위 가의 향연]이다. 베로네세는 이 그림 때문에 종교재판소에 회부된다. 사건의 발단은 베로네세가 ‘최후의 만찬’ 주제에 그려 넣은 개를 마리아 막달레나로 대체하라는 명을 어겼기 때문이다. 과연 이 종교재판은 어떻게 마무리되었을까?

[아르놀피니 초상화]에 등장하는 개는 단지 정절의 상징일까?

얀 판 에이크의 유명한 그림 [아르놀피니 초상화]는, 독일의 미술사학자 에르빈 파노프스키가 도상학적으로 매우 유려하게 설명한 탓에 한동안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을 그린 것으로, 개는 부부 사이의 정절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저자는 이 털북숭이 개가 단지 정절의 상징으로만 그려진 것인지에 의문을 표한다. 저자는 이 그림이 그려진 1434년에 브뤼헤에 살았던 아르놀피니 가문의 다섯 남자들부터 화가의 사망 이후 이 그림을 소장했던 소장자의 기록, 1842년 내셔널 갤러리가 구입하면서 대중에게 공개된 당시의 해석, 그리고 최근에 적외선 촬영으로 밝혀진 놀라운 사실까지 낱낱이 추적하며 이 그림의 수수께끼를 파헤친다. 그래서 얀 판 에이크는 왜 개를 그려 넣은 걸까?

점차 그림의 주인공으로 부상하는 개

18세기 영국에서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반려견을 선택하는 관행이 유행했다. 어떤 개를 기르느냐가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었고, 원하는 품성과 외모를 갖춘 개를 찾기 위해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당대의 풍자화가로 이름을 떨친 윌리엄 호가스는 특히 트럼프라는 이름의 퍼그를 사랑했다. 자신의 부캐로 트럼프를 등장시킨 경우도 많다. 풍자의 시대, 개는 화가를 대신해 그의 유머 감각, 풍자 정신을 표현했다.

19세기에 이르면 개는 단지 그림의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라 주인공으로 부상한다. 영국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의인화한 개 그림으로 에드윈 랜드시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프랑스에서는 여성임에도 마시장과 도축장을 누비며 직접 관찰한 동물을 그린 로자 보뇌르가 두각을 드러냈다. 인상파들의 그림에서도 개는 빠지지 않는다. 저자는 특히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검둥개에 주목한다.

현대 작가들 중에도 개를 주인공으로 그린 이들이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가 대표적이다. 그는 1993년부터 2년 동안 자신의 개 스탠리와 부지를 수없이 그렸다. 그는 “사랑하는 것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평소에 그림을 볼 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개 그림에 호기심이 발동할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 미술관에서 저자처럼 ‘개가 나오는 그림만 유심히 보고 오는 놀이’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개를 지극히 사랑하는 저자가 쓴 책답게 이 책의 곳곳에는 인간의 오래된 친구, 개에 대한 사랑이 깊게 묻어난다. 미술책에서 개가 주인공인 책이 탄생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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