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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시대
즐거운 초감시 사회 인간들 이야기 중유맛 우주 라멘 기념일 No Reaction 작가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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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기 전 선조들은 달에 간 적이 있다고 한다. 뭐 하러 일부러 그런 데까지 갔을까, 엔주는 생각해 보았다. 그냥 창백하기만 한 불모의 암석이라, 여기 지상과 딱히 다를 게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어쩌면 선조들도 지금의 자신처럼, 일단 멀리 가기만 하면 뭔가를 발견할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 p.31 「겨울 시대」중에서 “상호 감시 제도는 원래 비대해진 특고경찰의 구조 조정을 목적으로 도입되었다네. 그런데 그것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지. 시스템이 도입되고 감시하는 쪽으로 돌아서면서 국민들이 깨달은 거야. 감시 사회는 즐겁다는 사실을 말일세.” 노인은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 “즐겁다.”라는 말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을, 우스이는 지금껏 본 적이 없었다. --- p.107 「즐거운 초감시 사회」중에서 나는 아직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뭔가 해낼 수 있을지 모른다. 한 명의 인간이, 혹은 지구 생명 전체가 자신이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 “진짜 가족이 돼 보자. 우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야.” --- p.179 「인간들 이야기」중에서 두 사람 앞에 나온 라멘은, 사진으로 본 것 같은 갈색에 반투명한 물이 아니라 점성이 높은 새카만 액체에 담겨 있었다. 액체 표면 위로 살짝 보이는 면은 아무래도 실리콘으로 만든 것 같다. 유기용매의 체액을 규소질 세포막으로 덮고 있는 토리파치 성인에게 실리콘은 필수 영양소로, 지구에서도 공업용으로 생산된다고 하니 계외인을 위한 식당을 자처한다면 이 정도를 준비해 놓는 건 당연하다. --- p.192~193 「중유맛 우주 라멘」중에서 나는 살아 있는 인간이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고 전철에 탈 수도 있는 데다(무임승차지만), 겨울에 추운 것도 여름에 더운 것도 싫어하고 걷다 보면 교통사고도 당한다. 유령이 아니다. 그냥 안 보이는 것뿐이다. 그래서 나를 ‘투명 인간’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 p.274 「No Reaction」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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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시대〉
모든 것이 눈으로 뒤덮인 ‘겨울 시대’. 엔주와 야치다모는 전설로 전해지는 따뜻한 ‘봄 나라’를 찾아 남쪽으로 향하던 도중, 자율 주행 중인 제설차를 발견한다. 제설차를 타고 마침내 도착한 건물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존재와 마주하는데……. 〈즐거운 초감시 사회〉 상호 감시가 일상이자 유희인 초감시 국가 ‘이스타시아’의 우스이. 남녀 교제 형성 이벤트 ‘거리 만남’에서 우연히 대학 동기 에마노를 만난다. 하지만 에마노는 왠지 반체제 활동 중인 것 같고, 우스이는 자칫하다간 자신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인간들 이야기〉 지구 생명체에 회의를 느끼고 화성의 새로운 생명체를 찾는 과학자 교헤이. 고독한 그의 삶에 어느 날 조카 루이가 나타난다. 어린 아이치고 지나치게 성숙한 루이에게 마음이 쓰이던 교헤이는 가족을 버리고 떠난 루이의 친아버지를 떠올린다. 〈중유맛 우주 라멘〉 지구인 도시오는 소행성 ‘야타이’에서 라멘 가게 ‘아오조라’를 운영하고 있다. 소화관만 있으면 어떤 별에서 온 생물이라도 손님으로 받는 그 라멘 가게에 어느 날 하늘을 뒤덮을 만큼 거대한 생물이 나타나 당장 라멘을 내놓으라고 진상을 부리기 시작하는데……. 〈기념일〉 ‘나’의 서른 번째 생일 날, 집에 거대한 바위가 나타났다. 꼼짝도 않던 바위가 스스로 움직이고, 만든 적도 없는 죽이 냉장고에 나타나는 등 수상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도대체 바위의 정체는 무엇인가? 〈No Reaction〉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투명 인간인 ‘나’는 짝사랑하는 소녀 마키노를 관찰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마키노가 이십 대 미남 대학생을 사칭한 성범죄자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마키노를 지키기 위한 대작전을 세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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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카리 유바’라는 ‘작가 이야기’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SF 작가인 이스카리 유바의 첫 번째 작품집, 《인간들 이야기》(2020)가 리드비에서 출간된다. 《인간들 이야기》에는 데뷔 전부터 원숙해질 무렵까지(2014년~2020년), 각 분기를 대표하는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으며, ‘이스카리 유바’라는 작가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테마파크 같은 단편집이다. 2016년, 이스카리 유바는 SNS를 통해서 데뷔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연구하는 계약직 연구원이었던 이스카리 유바는 X(당시 트위터)에 ‘요코하마역이 자가 증식해 마침내 일본 본토를 뒤덮는다’는 아이디어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제1회 ‘가쿠요무 Web 소설 콘테스트’ SF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한 권의 장편으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이 지금까지도 걸작으로 회자되는 《요코하마 역 SF》(2017)이다. 데뷔작의 대성공 이후, 때마침 연구원 계약이 종료된 이스카리 유바는 온전히 글쓰기에 매진한다. 소설, 만화 원작을 가리지 않고, 깊은 과학적 소양과 독특한 아이디어가 결합된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했으며, 본명과 얼굴은 대중에게 알리지 않은 채 이스카리 유바의 웹사이트(yubais.net)를 통해서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섬세한 과학 지식과 빛나는 상상력이 어우러진 ‘SF 테마파크’ 《인간들 이야기》에는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여섯 가지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이스카리 유바는 다양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섬세한 과학 지식과 빛나는 상상력을 엮어 유머와 감동을 자아낸다. 온통 눈 덮인 세상에서 전설로 전해지는 ‘봄 나라’를 찾아 남쪽으로 향하는 두 소년(〈겨울 시대〉), 국가의 감시뿐 아니라 국민들의 상호 감시도 권장되는, 오히려 감시가 즐거운 초감시 사회(〈즐거운 초감시 사회〉),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에 실망한 고독한 과학자가 깨닫는 진정한 인간관계(〈인간들 이야기〉), 우주에서 외계인에게 라멘을 파는 지구인과 어마어마한 진상 손님들(〈중유맛 우주 라멘〉), 갑자기 방에 나타난 거대한 바위와 함께 살아가는 ‘나’(〈기념일〉),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투명 인간 소년의 첫사랑 지키기 대작전(〈No Reaction〉). 작품집 출간을 앞두고, 이스카리 유바는 수록 작품들의 창작 동기를 간략하게 회고했다. 소싯적 푹 빠져 있던 고전 SF 작품(〈겨울 시대〉), 조지 오웰의 《1984》 저작권 만료 소식(〈즐거운 초감시 사회〉), 나사와 유럽 우주국 탐사선의 새로운 발견(〈인간들 이야기〉), 만화적 상상력(〈중유맛 우주 라멘〉),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기념일〉), 당시 떠들썩했던 만능세포 연구 조작 사건(〈No Reaction〉)까지. 각 작품의 다양한 모티브는 생물학자이자 픽션의 힘을 믿는 작가인 이스카리 유바의 뛰어난 역량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 어떤 시공간에서도, 어디까지나 ‘인간들 이야기’ 이스카리 유바가 창조한 세계는 시대도, 행성도, 세계선(世界線)도 모두 다른 시공간들이다. 그만큼 《인간들 이야기》는 정교한 과학 위에 서 있는 진지한 SF 작품이지만, 그 안의 낯선 존재들은 결국 우리와 같은 삶을 살아간다. 다들 주어진 일상을 묵묵히 보내고, 문제가 생기면 최선을 다해 해결하려 하며, 삶의 어려움과 맞닥뜨린다. 《인간들 이야기》 속 각각의 이야기는 충격적인 전개로 향하거나 극적인 결말로 치닫지 않는다. 이 이전에도 이야기가 있었으니, 이 이후에도 이야기가 계속될 것 같은 느낌. 삶의 스냅 같은 낯선 세계 속 다양한 ‘인간들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상상이 닿는 먼 지점에서 사고를 확장시키는 근사한 SF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SF 작품이지만 어디까지나 인간들의 이야기. 작품집의 제목이 ‘인간들 이야기’인 것도, 출간 이후 계속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도 모두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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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에 관심은 있지만 어렵지 않을까……, 라고 망설이는 분들이 꼭 읽어 주셨으면 하는 작품집. 재미있고 조금은 슬프다.” - 준쿠도 서점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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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게 구성된 이야기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하고, 기분 좋은 피로를 안기고, 다시 현실로 보내 주는 작품이다.” - 기타무라 히로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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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이라고 생각되던 것들을 차례차례로 뒤집어 보이는 손길이 흥미로운 단편집이다.” - 후유키 이치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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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카리 유바의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집. 총 6편이 수록되어 있다.” - 오쿠무라 (하야카와 쇼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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