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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공………11
2. 거스러미와 마시멜로………37 3. 한세연쓰기………71 4. 엄마가 루앙프라방에 있다 ……107 작품해설………143 작가의말………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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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휘는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랐고, 휘어진 공간은 나의 룸메를 나와 가장 먼 곳에 배치했다. 애를 써도 닿지 않는 곳이었다. 룸메의 얼굴도 공간에 맞게 일그러졌다. 그것은 내가 알던 룸메가 아닌 그들을 닮은 얼굴이었다. 무서운 만큼 동시에 외로워졌다.
---「침공」중에서 여전히 기분이 나빴다. 기분이나 상황은 알아서 수습해야 하는 것인가. 절차만 있으면 되는, 나머지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그래도 되는 사람인 것인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은 어떤 취급을 받는 느낌이었으며, 혹은 어떠한 취급도 못 받는 느낌이었다. 크게 잃은 것은 없지만, 중요한 것을 뺏긴 느낌이었다. 스텔라와의 대화에서 제니의 중요한 무엇이 잘려나간 것만은 분명했다. '무엇을 잃어버린 것인가? 무엇을 빼앗긴 것인가?' ---「거스러미와 마시멜로」중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짝꿍인 윤지영이 비슷한 것을 말하곤 했었다. 윤지영은 등교하자마자 "자살해야지", "자살하고 싶다"를 습관처럼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때의 자살이나 죽음은 마치 한숨 같은 것이었다. 아침마다 거대한 세상과 마주하기에 사춘기 초입의 숨구멍이 너무 작았을 것이고, 자살 정도는 내뱉어야 쉬어지는 큰 숨이 필요했을 것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가 감당이 안 되고, 몸과 마음 사이의 괴리가 감당이 안 되는 열세 살 작은 인간들이었다. 그들은 일단 죽어 놓고 시작을 해야 하루를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자살은 죽음이 아닌, 나른함과 답답함을 뚫는 유일한 무기였을 것이다. ---「한세연쓰기」중에서 길을 잃었다. 비엔티안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당황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원시적인 방법을 써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누구에게 말을 걸 이유가 없었다. 대중교통 앱과 지도 앱만 있으면 어떤 곳도 다 갈 수 있었다. 혼자서 충분히 가능했다. 어떤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는 한국 생존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었다. 혼자서 지내는 것, 혼자서 노는 것에 현서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것은 현서를 지탱하는 탄탄한 기둥이기도 했다. ---「엄마가 루앙프라방에 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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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독자로 하여금 자기성찰을 하게 하는 진실된 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소설가 강진영의 신작 ‘해피엔딩’은 늘 우리와 마주치는 타인과의 ‘선’, ‘경계’, 그리고 ‘적절한 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와 성찰을 불러오는 작품이다. 그녀의 소설은 ‘선’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선’이란 무엇인가? 각자가 고유한 개체로서 존중받고, 내 영역에 있어서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도록 해 주는 ‘너’와 ‘나’의 영역을 구별해주는 경계일 것이다. 이러한 경계 짓기에 대한 성찰은 그녀의 소설 곳곳에서 드러난다. 영화 「기생충」에서는 타인의 냄새가 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며 경계하지만, 정작 자신의 발을 운전 기사 의 좌석 등받이에 올려놓으며, 타인에게 닿는 자신의 냄새가 어떠할지 신경조차 쓰지 않는 일화를 통해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인물의 은밀한 이중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나온다.
소설 ‘해피엔딩’은 ‘쓰기’의 소설이기도 하지만, 공간의 소설이기도 하다. ‘적절한 공간의 공유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일상 공간 속 관계는 어떻게 맺어야 하는가? 우리의 공간은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공간에서 우리는 나아갈 수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누구는 어이없어서 말이 안 나오고, 누구는 말하다 보면 너무 화가 나서 말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누구는 ‘말을 하면 뭐하냐’는 무력감에, 누구는 ‘이럴 줄 몰랐다’는 죄책감에 다들 말을 하지 않았다. 침묵의 시대에 웅크린 사람들 곁에서 ‘침묵’의 자의적 해석으로 인해 자유로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강진영 작가의 신작 ‘해피엔딩’에서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는 사람들이, 더 이상 그들과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없는 이들이 자기의 방식으로 말을 하기 시작한다. 상처와 죽음은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옆에 있고, 이제는 제어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무력감을 느끼는 시대. 오래 쥐고 있 다가 건네는 작가의 ‘해피엔딩’이 고마울 뿐이다. 작가의 말 넘어지지 않고, 가라앉지 않고 여러분이 하루 끝에 스르르 잠이 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외로워도 힘들어도 중요한 것을 잃지 않고 까무룩 잠이 들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매일매일 잘 자고, 그리하여 마침내, 해피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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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강진영의 소설은 서사가 층층이 쌓이고 이어지며 치달아가다가 ‘목에 턱!’. ‘왜 이렇게 되었는지, 지금 어떠한지’는 독자의 몫이다. ‘타자의 자리에 서서 사유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불가능해졌다고 할 때, 작가는 이런 결말을 통해 ‘그래서!’의 몫을 독자에게 돌려준다. ‘반전’이 인상적이라고들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인과 관계와 논리적인 연결을 가진 설명으로 이해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알고 보니’ 그랬던 것이고 이럴 줄 알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네 편의 이야기를 만나는 일은 아프지만 쾌감을 동반한다. - 신승은 (시인,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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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품는 작가의 온기를 느끼며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치 못했던 가슴 먹먹함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잠시 책을 손에서 놓고 깊은 심호흡. 책 속을 흐르는 조니 미첼의 음악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으며 책장을 덮었다. 긴 서정시 속 화자의 깊은 한숨과 독백을 들은 듯 묵직한 여운이 오래 남는 멋진 소설. - 용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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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은 전망이 좋은 고층 카페의 커다란 통유리에 그린 네 개의 그림과 같다. 하나씩 보면 각기 다른 화가가 그린 그림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하나의 이야기이다. 섬세함을 넘어 초민 감한 시선으로 소설이 보여준 존중과 배려, 상실과 위로 덕분에 오늘 하루, 나의 상처를 돌볼 힘을 얻었다. 게다가 예측불가능함 이 뿜는 발칙한 반전. - 낭만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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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들에 상처를 받을 때, 예민한 나를 탓하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놓친 것들을 알게 되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미묘한 상황과 감정들을 섬세하게 드러낸 문장력과 일상에 대한 작가의 민감한 관찰. - 눈의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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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무조건적인 슬픔만이 아닌 그 사람 과 지냈던 삶을 돌이켜보며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우리가 된다는 것.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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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보지 못한 반전과 그에 따른 감탄에서 한동안 헤어 나올 수 없었다. -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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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부분에 계속 꽂혀서 반복해서 읽게 되는 마법. - 꿈꾸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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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환이 놀랍다. 입장 바꿔 생각하기가 아니라 되어감을 알고 실현하는 글쓰기라니. '해피엔딩'을 읽으며 나는 '나'를 놓고 각 작품의 무엇이 되었다. 점점 그 세계로 들어가다보니 반가운 '염혜진'을 만났고 처음엔 낯설었던 작품의 인물에서 자신과 닮은 모습들을 발견했다. 됨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주 잠시이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이 알아지는 신선한 경험을 했다. 작가 덕분에 전환이 가능함을 알게 되었고 연속성으로 언젠가 다르지 않음도 알 수 있지 않을까. - 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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