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쥐 이야기와 거인 이야기가 만나는 한 장의 그림이 있습니다. 드넓은 숲 속 벌판에 바르톨로가 누워있고 누워있는 바르톨로의 손 안에 다시 생쥐 한 마리가 누워있습니다. 생쥐이야기와 거인이야기는 이 장면으로 끝이 나지만 거인 바르톨로와 생쥐의 우정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작가 안네게르트 푹스후버는 거인 바르톨로와 생쥐 로진헨의 아름다운 인연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따뜻하고 세밀한 그림과 노랫말처럼 운율 있는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생쥐와 거인의 이야기를 듣고 난 독자들은 그들의 만남이 우연이 아닌, 그들의 아름답고 간절한 꿈과 노력의 결실이라는 걸 공감할 수 있습니다.
『카르미나 부라나 Carmina Burana』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곡가 카를 오르프(Carl Orff)는 자신의 오페라 『달 Der Mond』 이야기를 어린이를 위한 작은 동화책으로 펴낸 적이 있습니다. 이 특별한 동화책을 위해 가장 특별하고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이 필요했는데, 그 일러스트레이션도 푹스후버의 그림이었습니다. 비록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지만, 2003년 푹스후버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는 예외적으로 "독일 음악 에디션 상 Deutscher Musikeditionspreis"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푹스후버의 그림을 보면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우리말로 소개된 책으로는 그녀가 직접 쓰고 그린 책 『둘이 많다고』가 있고, 독일의 유명한 작가 미하엘 엔데의 동화 『꿈을 먹는 요정』의 환상적인 삽화도 그녀의 작품입니다. 강렬하면서도 따뜻한 색감과 사색의 깊이가 느껴지는 세밀화가 바로 안네게르트 푹스후버의 작품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매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