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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5
귀침초 7 열두 살, 그해 봄 43 어쨌든 첫사랑 69 언니의 다비식 95 어쩌다, 작가교실 153 국밥집 딸내미 181 민증까기 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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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산다는 것은 외로운 것이다. 죽는다는 것도 외로운 것이다. 살아있으면서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은 더더욱 외로운 것이다. 지금 내가 그렇다. 그녀는 중얼거렸다. 빠르게 스쳐 가는 창밖의 풍경이 그녀의 생을 휙휙 휘감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했다. 시린 물이 실핏줄을 타고 온몸으로 흘러 다녔다.
---「귀침초」중에서 그해 봄, 나는 왜 졸고 있던 수선화를 그토록 오래 들여다보았을까. 여섯 개의 흰 꽃잎 속에 둘러싸인 노란 암술을. 나르키소스의 흉내를 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 테고. 나는 손바닥 안에서 바싹 으깨진 은행잎 가루를 입으로 후, 불었다. 은행잎 가루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나는 눈을 감고 읊조렸다. 다 털어내고 싶어. 이 더러운 오물 찌꺼기. ---「열두 살, 그해 봄」중에서 나는 진호가 부러웠다. 나도 그렇게 무 토막 자르듯이 감정정리를 깔끔하게 끝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나의 그녀가 빨리 늙기만을 바랐다. 내가 어른이 된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가 늙고 꼬부라지면 반드시 내 손길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견뎠다. ---「어쨌든 첫사랑」중에서 니에게서 흘러나오는 어떤 분위기가 그녀를 나약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낭만적인 노래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순유는 생각했다. 검붉은 맨드라미 꽃길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이곳을 둘러싼 자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언니의 다비식」중에서 나는 시점 같은 것은 물론, 글의 내용도 잘 이해되지 않았다. 전라 춤이 무엇인지 그것이 왜 은유인지, 왜 마사지를 해야 하는지 알쏭달쏭했다. 무엇보다도 새침데기 아내의 행동이 미웠다. ‘원, 다른 사내와…시침 뚝 떼고 앙큼하긴!’ 속으로 불만을 씹었다. ---「어쩌다, 작가교실」중에서 소영아. 난 젊은 날, 방황도 해보고 싶고, 아파도 보고 싶고, 좁아터진 둥지를 떠나 원 없이 훨훨, 날아도 보고 싶고, 철조망에 날개가 찢기더라도 미지의 세계로 가보고 싶어. 너, 붕새 알지? 붕새! 하루에 삼천리를 간다는, 그 장자 할부지가 말한 그 붕새. ---「국밥집 딸내미」중에서 춤이 끝났을 때, 내 몸은 온통 땀으로 젖어 있었다. 그렇게 나는 그들의 대열에 당당하게 낄 수 있었다. 기묘한 쟁취였다. 그날 밤 나는 심한 몸살에 시달렸다. 어쩌면 허탈감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민증까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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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한 잎 두 잎 흩어져 있던 꽃잎을 모았다. 한 묶음의 꽃다발이 되었다. 잡꽃이 될지 명꽃이 될지 나는 모른다. 내 손을 떠난 꽃은 이미 내 꽃이 아니다. 꽃의 운명에 맡긴다. 꽃묶음이 빛나도록 추천사를 써 주신 소설가 원종국 교수님께 머리 숙여 감사한 마음 전하고 창작지원금을 지원해 준 강원문화재단 그리고 묵묵히 기다려 준 청어출판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성북동 민초뜰에서 글꽃·민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