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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 +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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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구성 소개

책소개

목차

서문

제1부 고전고대
제1장 노예제 생산양식
제2장 그리스
제3장 헬레니즘 세계
제4장 로마

제2부 고대에서 중세로의 이행
제1장 게르만적 배경
제2장 게르만족의 침입
제3장 종합을 향하여

제3부 서유럽
제1장 봉건적 생산양식
제2장 사회구성들의 유형론
제3장 북유럽
제4장 봉건제의 역동성
제5장 봉건제의 전반적 위기

제4부 동유럽
제1장 엘베 강 동쪽
제2장 유목민의 제동
제3장 발전의 유형
제4장 동유럽에서의 위기
제5장 다뉴브 강 남쪽

옮긴이 후기
1990년판 옮긴이 후기
2014년판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서문

제1부 고전고대
제1장 노예제 생산양식
제2장 그리스
제3장 헬레니즘 세계
제4장 로마

제2부 고대에서 중세로의 이행
제1장 게르만적 배경
제2장 게르만족의 침입
제3장 종합을 향하여

제3부 서유럽
제1장 봉건적 생산양식
제2장 사회구성들의 유형론
제3장 북유럽
제4장 봉건제의 역동성
제5장 봉건제의 전반적 위기

제4부 동유럽
제1장 엘베 강 동쪽
제2장 유목민의 제동
제3장 발전의 유형
제4장 동유럽에서의 위기
제5장 다뉴브 강 남쪽

옮긴이 후기
1990년판 옮긴이 후기
2014년판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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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페리 앤더슨(Perry Anderson)
1938년 영국 출생. 사회학·역사학 연구자이자 사회 정치 평론가. 중국, 미국, 아일랜드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으며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했다. 1962년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뉴레프트리뷰(New Left Review)≫의 편집을 맡았고, 지금도 이 잡지의 편집위원이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역사학과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 중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1974),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1974) 외에 [역사 유물론의 궤적](1983), [서구 마르크스주의 읽기](1976), [현대 사상의 스펙트럼](2005)이 한국에 소개된 바 있으며, Arguments within English Marxism(1980), English Questions(1992), A Zone of Engagement(1992), The Origins of Postmodernity(1998), The New Old World (2009), The Indian Ideology(2012) 등을 집필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역자 : 유재건
서울대학교에서 서양사를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현재 부산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창작과비평》의 편집위원이다. 옮긴 책으로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해](공역),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상 · 하)](공역), [근대세계체제 2](공역)이 있다.

역자 : 한정숙
서울대학교에서 서양사를 공부하고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러시아혁명기 농민 경제사상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현재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러시아연구소와 여성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독일 통일과 여성](공저),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공저),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2](공저), [러시아는 우리에게 무엇인가](공저), [역사용어 바로쓰기](공저), [유라시아 천년을 가다](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봉건사회 1 · 2], [유랑시인],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공역), [비잔티움 제국사 324-1453] 등이 있다.
역자 : 김현일
1960년 출생. 역사학자.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및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기업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프랑스 문명사],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 [금과 화폐의 역사]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서양의 제왕문화], [동학의 창도자 최수운] 등이 있다. 현재 상생문화 연구소 연구위원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304쪽 | 2096g | 153*224*70mm

책 속으로

이 상호 관련된 연구에서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몇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볼 때 바로 이런 상호 관련을 밝히는 것이야말로 여기서 우리의 관심 대상인 계기적(繼起的) 사회형태들을 고찰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고전고대의 사회적·정치적 세계와 그로부터 중세 세계로의 이행이 갖는 성격, 그리고 그 결과로 탄생한 유럽 봉건제의 구조와 발전 과정을 탐구하고자 한다. 지중해 세계와 유럽을 가르는 지역적 구분은 이 책 전체에서 중심 주제이다. 이 책의 후편에 해당하는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는 봉건제 및 고대라는 배경 안에서 그들의 정치적 후계자라 할 수 있는 절대주의를 논의한 것이다. 절대주의 국가의 비교사적 연구에 앞서 고전고대와 봉건제를 미리 검토하는 까닭은 후편 내용의 전개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고, 그 결론 부분에 요약될 것이다. 결국 나는 이들 두 책의 연구를 통해 유럽사 전반의 특정한 성격을 더 폭넓은 국제적 배경 안에서 자리매김해보고자 한다.?8쪽

자본주의 도래의 ‘누적적’ 성격과는 대조적으로 유럽에서 봉건제의 발생은 두 가지 별개의 선행하는 생산양식들이 ‘파국적’이고 수렴적인 해체로부터 유래했다. 그 해체된 요소들의 재결합이 명실상부한 봉건적 종합을 낳았고, 그리하여 그것은 언제나 혼성적 성격을 띠었다. 봉건적 생산양식에 선행했던 두 가지 생산양식은 물론, 한때 로마 제국이라는 거대한 전체 건축물의 토대였다가 점차 해체되어간 노예제적 생산양식과 만족의 정복 뒤에 자신들의 새로운 정착지에서 삶을 영위해간 게르만 침입자들의 확대·변형된 원시적 생산양식이었다. 근본적으로 다른 두 세계가 고대의 마지막 수 세기에 걸쳐 서서히 해체되면서 소리 없이 융합의 길을 걸어갔던 것이다.?19~20쪽

하지만 고전기 그리스의 지배적인 생산양식, 즉 개개의 국지적 경제의 복합적 접합을 지배하고 도시국가의 문명 전체에 각인을 남긴 것은 노예제 생산양식이었다. 이것은 훗날 로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고대 세계 전체를 살펴보면 언제 어디서나 노예노동의 우세가 두드러졌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고대 문명이 찬연히 꽃피어난 위대한 고전기(기원전 5~4세기의 그리스와 기원전 2세기~기원후 2세기의 로마)는 여타의 노동조직 가운데서도 유독 노예제가 대대적이고도 일반적이었던 때였다. 고전적 도시 문화가 절정에 이른 것도 노예제가 한창이던 바로 그때였다. 또한 헬레니즘 시대의 그리스나 기독교 시대의 로마에서 그 문화의 몰락은 예외 없이 노예제의 쇠퇴가 특징이었다.?25쪽

근대의 역사는 고대 사회에서와 같은 도시의 농촌화가 아니라 농촌 지역의 도시화이다. 그러므로 봉건적 생산양식에서는 오직 도시와 농촌 간의 역동적인 대립만이 가능했다. 이는 상인들에 의해 통제되고 길드로 조직되어 있으며 증대하는 상품교환을 특징으로 하는 도시경제라는 한쪽과, 귀족들에 의해 통괄되고 장원과 농민이 보유한 지조로 조직되어 있는 가운데 공동체 토지 및 개별 농민 소유 토지라는 별정 구역(enclave)을 포함하고 있으며 현물교환을 특징으로 하는 농촌경제라는 다른 한쪽 사이의 대립이었다. 농촌경제가 비할 바 없이 우세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229쪽

마치 훗날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그러했듯이 중세 유럽의 구체적 사회구성들은 언제나 복합적 체제였으며, 그 안에서는 다른 생산양식이 잔존하여 엄밀한 의미에서의 봉건제와 한데 얽혀 있었다. 예를 들어 노예들은 중세 내내 잔존했으며 자유농민도 암흑시대가 끝날 때까지는 어느 곳에서도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주마간산 격으로나마 서유럽 봉건제의 지도가 나타내는 다양성을 9세기 이후에 나타난 모습 그대로 살펴보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다.?234~235쪽

--- 본문 중에서

14세기와 15세기에 유럽의 경제와 사회가 겪은 장기적인 위기는 중세 말 봉건적 생산양식이 직면한 난관과 한계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이러한 격동을 치른 유럽 대륙이 맞이한 최종적인 정치적 결론은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16세기 서구에서의 절대주의 국가의 등장이었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의 중앙집권화된 군주정은 중세 사회구성체의 피라미드식으로 분산된 통치권뿐 아니라 신분의회 및 봉건가신제와의 완전한 단절을 보여주었다.?33쪽

중세의 군주정은 봉건적 종주권자와 신에 의해 기름부음을 받은 왕의 불안정한 혼합물이었다. 후자의 비범한 왕권은 전자의 구조적 약점과 한계를 보충하는 필수적인 균형추였다. 중세 봉건국가의 주된 불안정은 왕권이 갖는 이 두 가지 상이한 원칙들 사이의 모순으로부터 왔다. 봉건가신제의 정상에 위치한 봉건 종주권자의 역할은 절대주의의 대조적인 구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중세 군주정 모델의 지배적 구성요소였다. 그 역할은 중세 초기 왕정의 경제적 기반을 매우 협소하게 만들었다. ?72~73쪽

동구의 절대주의 국가는 가난한 민중들이 누렸던 전통적인 공동체의 자유들을 이제 막 일소해버린 봉건계급의 억압기구였다. 그것은 자유로운 도시 생활과 저항이 일소된 상황에서 농노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장치였다. 동구에서의 영주반동은 새로운 세계가 위로부터의 강제에 의해 창출되어야 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회관계에 투여된 폭력의 양이 서구에 비해 훨씬 많았다. 동구 절대주의 국가는 이 원경험(原經驗)의 흔적을 한 번도 상실하지 않았다.?303~304쪽

서유럽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을 전쟁 속에 몰아넣고 동유럽 최후의 봉건국가들을 파괴한 제1차 세계대전은 절대주의가 전혀 뿌리를 내리지 못했던 유럽의 한 구석에서 비롯했다. 발칸 제국(諸國)은 이전의 발전과정으로 보아 유럽 대륙의 나머지 지역과 분리된 별개의 지정학적 단위를 이루고 있었다. 이 지역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국제적 국가체제 속에 전통적으로 견고하게 통합되어 있지 못했다는 점이 바로 이 지역을 유럽의 ‘화약고’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 유럽의 화약고는 결국 1914년의 대재난을 초래했다. 그래서 발칸 반도에서의 전반적인 발전의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절대주의의 개관에 적절한 점검목록과 맺음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541쪽

동구의 봉건화 과정은 고대의 유산에서 덕을 본 것이 아무것도 없었을 뿐 아니라 지형적으로나 인구상으로 훨씬 어려운 조건 아래서 시기적으로 뒤늦게 시작되었다. 동유럽 절대주의체제들이 확립됨으로써 유럽 대륙 전체를 규정하고 특징짓는 국제적 국가체제가 완성되었다. 경쟁국들 사이의 경쟁과 갈등이 벌어지는 싸움판으로서의 다변적 정치질서의 태동 자체는 유럽에서 절대주의가 보편화된 원인이며 결과였다. 당연하지만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이 국제체제의 구축이 유럽 대륙의 양쪽을 동질적으로 만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동서 유럽 절대주의 국가들은 처음부터 서로 다른 역사적 계보를 드러내면서 각각의 종착점까지 상이한 궤적을 그렸다.?632쪽

봉건 유럽 바깥에 위치한 역사영역에 대한 진지한 이론적 탐구라면 당연히 봉건 유럽과의 전통적인 포괄적 대비에 대신해 그 나름대로의 사회구성체들과 국가체계들의 구체적이며 정확한 유형론, 그들의 구조와 발전의 큰 차이점들을 존중하는 그런 유형을 확립하는 데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모든 낯선 형태들이 같은 색조를 띠는 것은 무지의 어둠 속에서이다.?777쪽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페리 앤더슨의 서양비교사 2부작,
40주년 기념 한국어판 완역본 출간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과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 동시 출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인 페리 앤더슨은 1974년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과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를 출간하며 고대에서부터 근대 자본주의까지 이어지는 유럽사를 새롭게 정리했다. 이 두 권의 책은 지난 40년 동안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역사학 분야의 고전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국가에 초점을 맞추어 동·서유럽을 망라해 2천 년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기존 연구 성과들까지 비평하는 이 방대한 연구는 지금까지도 비견할 만한 작업이 손에 꼽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이번에 현실문화에서 새롭게 출간되는 한국어판은 2013년 영국의 버소(Verso) 출판사에서 발행한 40주년 기념판을 바탕으로 번역을 개정했다. 오역과 오류를 최대한 덜어내고 문체와 표기법을 정돈했으며, 또한 독자의 이해와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컬러 도판을 추가해 서양사 전체를 한눈에 스케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에는 이전의 한국어판본에서는 실려 있지 않았던 논문인 ?‘아시아적 생산양식’?을 새롭게 번역해 명실상부한 완역본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페리 앤더슨이 밝히는 봉건제와 자본주의 탄생의 비밀
저자 페리 앤더슨은 고대에서 근대 자본주의에 이르기까지 유럽 사회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해석하려는 지적 구상 아래 칼 마르크스와 막스 베버를 비롯한 많은 사회과학의 거인들이 규명하고자 했던 문제, 즉 왜 자본주의가 서유럽에서 출현했는가 하는 문제를 해명하고자 한다. 이 같은 구상에서 고대에서 봉건제 말기까지 유럽사의 전개를 살핀 것이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이고, 봉건제에서 근대사회로의 전환을 살핀 것이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이다.
앤더슨은 이 책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에서 기원전 5~6세기 고전고대로부터 15세기 말엽 봉건제 말기까지 유럽과 비유럽, 유럽의 각 지역별 역사적 발전 경로를 추적한다. 이 책에서 그의 관심은 서유럽에서만 온전한 봉건제가 출현한 이유이며, 반대로 왜 동유럽과 그 외 지역에서는 서유럽과 같은 봉건제가 출현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앤더슨은 서유럽 봉건제가 고전고대적 생산양식(그리스·로마의 노예제적 생산양식)과 게르만적 생산양식(평등주의적 성격을 가진 부족제적 공동체적 생산양식)의 종합(Synthesis)의 산물이라고 보았다. 이는 제국적 사회와 만족(蠻族, 제국 역외 민족) 사회의 생산양식의 격렬한 충돌과 융합의 산물이며 서유럽에서만 나타났던 특수한 역사적 경험이다.
서유럽의 경험과 달리 동유럽 사회는 고전고대를 경험하지 않은 채 부족제적 관계에서 출발하여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며, 이 과정에서 서유럽 사회와 접촉하거나(보헤미아, 헝가리, 폴란드 등) 고전고대의 대체물인 비잔티움 제국과 접촉하면서(러시아) 봉건제와 유사하면서도 동일하지는 않은 관계를 형성했다. 이런 선행한 역사적 경험이 절대주의 국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다시 중대한 차이를 낳게 되는데,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에서 시작된 서유럽적 발전 양상과 동유럽적 발전 양상의 구분은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에서도 서유럽적 절대주의 국가 유형과 동유럽적 절대주의 국가 유형의 구분으로 이어진다.


마르크스의 눈으로 서양사를 꿰뚫다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좌파 잡지로 손꼽히는 [뉴레프트리뷰]의 편집을 오랫동안 맡아온 저자는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 두 권의 저작에서 마르크스주의 역사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서양사를 정리했다. 그러나 이 두 권의 저작에서 보이는 그의 지적 태도는 매우 유연하다. 그는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사적 유물론에 입각해 논의를 전개하면서도 마르크스나 엥겔스의 저작에 결코 교조적으로 매달리지 않으며, 때로는 마르크스의 역사 해석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또한 비마르크스주의 학자들의 역사학적 업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논의를 풍부하게 하고 있다. 앤더슨은 출발점에서의 차이가 영구한 차이를 낳는다는 결정론적 사고를 배격하고, 오히려 각 사회의 역사적 발전 경로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인식, 그리고 개별 역사적 발전 과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추후 발전 경로에 대한 선택을 낳는다는 역사적 인식론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고대의 노예제적 생산양식의 보편성을 부정하며, 봉건제를 지주계급에 의한 예속농민의 착취라 정의해 거의 모든 형태의 지주제를 봉건제 개념으로 포괄하려는 입장을 거부한다. 이런 식의 보편적 개념 규정은 무엇보다도 왜 세계사적으로 서유럽의 봉건제 하에서만 자본주의가 자생적으로 성장해 나올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봉건제는 영주가 농민을 사적으로 지배하는 농노제, 경제외적 강제, 영주들 간의 봉신 관계, 그리고 지배의 분권화 등이 복합적으로 구조화된 총체가 되며, 그로부터 비롯된 자치도시의 발전 등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두 저작은 속류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역사발전 5단계설(원시 공산제→고대 노예제→중세 봉건제→근대 자본제→사회주의) 보편성 주장이 얼마나 비(非)마르크스적이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역사 해석이기도 하다.


왜 다시 구조사인가? 역사이론의 가치를 새롭게 생각하게 만드는 탁월한 저작
앤더슨의 두 저작은 배링턴 무어의 [독재와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원]이나 테다 스코치폴의 [국가와 사회혁명], 이매뉴얼 월러스틴의 [근대세계체제]과 함께 1960년대 이래로 서방 학계를 휩쓸었던 비교사적 유형론에 입각한 역사사회학적 논의의 연속선상에 서 있는 탁월한 지적 작업이라고 평가받아왔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지 40년이 지난 오늘날, 앤더슨의 이 같은 연구 작업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앤더슨의 저서는 일차 사료에 바탕을 두고 사실관계를 처음으로 밝혀내는 작업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언어로 된 방대한 문헌들을 섭렵하여 광범위한 시간과 공간을 하나의 역사적 인식틀로 정리해낸 대작이다. 게다가 법적·정치적 구조 혹은 생산양식과 경제체제 등 구조적인 요소들의 변화를 통해 역사를 설명하는 구조사이자 사회경제사이다. 한때 작은 것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미시사나 일상사의 유행으로 구조사와 사회경제사 같은 거시사의 가치가 평가 절하되곤 했다. 그러나 여전히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나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가 역사학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고 있으며, 역사를 큰 틀에서 구조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역사학적 노력이 고유한 의의를 지니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유럽 여러 사회의 발전 경로를 정치·경제적 요소들로 분석하고자 한 앤더슨의 노력 자체가 역사학 전공자들에게 의미 있는 연구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며, 서양사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독서가 될 것이다.


출간 4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단장한 한국어판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은 1974년에 뉴레프트리뷰(New Left Review) 출판사에서 처음 출판되었고, 그 후 1996년에 버소(Verso) 출판사에서 다시 출판되었으며, 출판 40주년을 기념해 2013년에 다시 최신판이 출판되었다. 한국에 이 책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90년 창작과비평사판이었으며, 2014년 한국어판은 2013년 버소판을 저본으로 삼아 번역되었다. 거듭된 영문 판본에서 내용상 중요한 수정은 별로 없었으나, 2014년 한국어판에서는 가능한 한 오늘날의 어법에 어울리게 문체를 다듬고자 했고, 외래어 표기에서도 그동안 변화가 있었으므로 이를 반영하고자 했다. 특히 고유명사들은 확인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원음에 가까운 형태로 표기하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어, 저자 앤더슨은 원문에서 9~13세기 전반까지 존속한 ‘키예프 루스’를 ‘러시아’라고 칭했지만, 한국어판에서는 원문과 달리 키예프 루스 영역 중에서 오늘날의 러시아에 포함된 지역은 ‘러시아’로, 키예프처럼 오늘날 우크라이나에 속하는 지역은 ‘루스’ 혹은 ‘키예프 루스’로 구분하여 썼다. 이는 1991년 말 우크라이나의 독립 이후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고대·중세사 용어 및 고유명사를 구사하는 데 좀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앤더슨이 키릴 문자를 라틴 문자(영어)로 옮겨 쓰는 과정에서 간혹 오자가 있었는데, 한국어판에서는 이를 바로 잡아 표기했다.
새로운 번역에서는 시대정신을 담은 새로운 용어가 사용되는 것이 마땅하리라고 생각해서 변화를 시도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기독교 이전 유럽 여러 사회의 토착종교는 기독교 사회에서 paganism이라 불렸고 한국어 문헌에서는 이를 대개 ‘이교(異敎)’라고 번역해왔다. 그런데 이교라는 용어는 기독교를 중심에 놓고 다른 종교를 타자로 여기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여 이번 번역에서는 여러 곳에서 이를 ‘자연종교’라고 바꾸었다.
새로운 한국어판에는 원서에 없는 많은 화보 자료들도 포함되었는데, 시각 자료를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 독자들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행]에서는 고전고대로부터 봉건제 말기까지 2천 년이라는 넓은 시간대를 다루고 있는 책인 만큼 각 부에 16쪽씩, 총 4부 64쪽의 화보를 구성하여 독자들이 역사적 시대상을 한눈에 스케치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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