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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편 초혼
제2편 송도 삼절 제3편 달빛 속에 촉혼은 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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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는 달빛 속에 누워있었다. 굳은살이 박힌 놈이의 거친 손이 그의 부드러운 살결을 쓰다듬으며 점점 아래로 내려왔다. 진이의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랐다. 입에서 신음소리가 저절로 새어나왔다. 문득 가슴이 무거워졌다. 무섭게 흡뜬 놈이의 두 눈이 이글거리는 숯 불덩이가 되어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순간 진이는 아, 하는 비명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고 얼굴을 옆으로 돌려 버렸다. 눈물이 흘러 내렸다. ... 몰리서 들려 오는 봉은사의 종소리는 옛 진이의 죽은 넋을 바래우는 초혼의 메아리마냥 구슬프게 울리고 있었다. --- p.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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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는 바로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한번의 유혹으로 그의 허울을 벗겨 낼 수 있을 것인지. 그는 어둠 속에서 소리없이 웃었다.
진이는 돌아 눕는 척 하면서 경덕이가 누운 쪽으로 바짝 다가갔다. 이제는 옆에 누운 사내의 숨결이 얼굴에 끼치는 듯 싶었다. 그는 조금 동안을 두었다가 잠결에 그러는 것처럼 한손을 사내의 가슴 우에 올려놓았다. 경덕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누워 있었다. 이윽고 그는 잠꼬대처럼 나직한 신음소리를 내며 사내의 품 안으로 기여 들었다. --- p.3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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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씨의 분부를 받구 산에 올라온 게 그그제입니다. 올라 와 보니까 마침 큰 절에 면목이 있는 젊은 중놈이 하나 있습디다. 제가 천마산 관음사에서 머리 깎구 애기중노릇을 할 때 그 절에 몸을 붙이구 있던 녀석인데 곡차를 먹인다면 부처님 사리라두 팔아 먹을 땡추예요. 그러니 진날 나막신을 얻은 격이 아닙니까? 그놈을 살살 얼려 가지구요 뒤산너머 사당촌으로 끌구 가서 술을 퍼먹인 다음 슬금슬금 연사질을 시작했습죠...."
--- pp. 291 ~ 2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