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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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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편 초혼

제2편 송도 삼절

제3편 달빛 속에 촉혼은 운다

저자 소개 1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손자이며 국어학자인 홍기문의 아들로 할아버지가 완성하지 못한 『임꺽정』의 마지막 부분을 손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홍석중의 첫 장편소설 『높새바람』 역시 남쪽에 소개되어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528쪽 | 47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309476

책 속으로

진이는 달빛 속에 누워있었다. 굳은살이 박힌 놈이의 거친 손이 그의 부드러운 살결을 쓰다듬으며 점점 아래로 내려왔다. 진이의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랐다. 입에서 신음소리가 저절로 새어나왔다. 문득 가슴이 무거워졌다. 무섭게 흡뜬 놈이의 두 눈이 이글거리는 숯 불덩이가 되어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순간 진이는 아, 하는 비명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고 얼굴을 옆으로 돌려 버렸다. 눈물이 흘러 내렸다.
... 몰리서 들려 오는 봉은사의 종소리는 옛 진이의 죽은 넋을 바래우는 초혼의 메아리마냥 구슬프게 울리고 있었다.

--- p.165

진이는 바로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한번의 유혹으로 그의 허울을 벗겨 낼 수 있을 것인지. 그는 어둠 속에서 소리없이 웃었다.
진이는 돌아 눕는 척 하면서 경덕이가 누운 쪽으로 바짝 다가갔다. 이제는 옆에 누운 사내의 숨결이 얼굴에 끼치는 듯 싶었다. 그는 조금 동안을 두었다가 잠결에 그러는 것처럼 한손을 사내의 가슴 우에 올려놓았다. 경덕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누워 있었다. 이윽고 그는 잠꼬대처럼 나직한 신음소리를 내며 사내의 품 안으로 기여 들었다.

--- p.358

"제가 아씨의 분부를 받구 산에 올라온 게 그그제입니다. 올라 와 보니까 마침 큰 절에 면목이 있는 젊은 중놈이 하나 있습디다. 제가 천마산 관음사에서 머리 깎구 애기중노릇을 할 때 그 절에 몸을 붙이구 있던 녀석인데 곡차를 먹인다면 부처님 사리라두 팔아 먹을 땡추예요. 그러니 진날 나막신을 얻은 격이 아닙니까? 그놈을 살살 얼려 가지구요 뒤산너머 사당촌으로 끌구 가서 술을 퍼먹인 다음 슬금슬금 연사질을 시작했습죠...."

--- pp. 291 ~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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