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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핵의 공포를 비추는 인류 운명의 거울 -히로시마 이야기
엘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법칙과 미래” (원제 War and Anti-war /2nd edition, 한국경제신문사, 2003)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구에서는 약 150건의 전쟁이 일어났으며, 1945년부터 1990년까지 전체 2,340주 가운데 전쟁이 없었던 날은 모두 합쳐야 고작 3주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전쟁은 시간을 초월하여 우리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진술이지요.
전쟁은 살이 터지고 피가 튀는 살육과 집이 부서지고 마을이 불타는 파괴를 수반하며, 한 생명이 다른 생명을 죽여 없애는 패륜을 강요합니다. 그래서 전쟁은 무섭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류는 역사를 통하여 그 살육과 파괴와 패륜의 도를 더해 왔습니다. 스스로 전쟁의 공포를 키워 온 것입니다. 그리고 급기야는 핵이라는 가공할 무기를 지니게 됨으로써 전쟁의 공포는 극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핵무기의 시대에 전쟁은 더 이상 한 개인이나 집단의 안위를 좌우하는 문제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언제라도 인류라는 종 전체를 절멸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늘 전쟁과 핵무기와 인류의 절멸을 염려하고 경계하며 살아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그것은 전쟁에 반대하고 핵무기에 반대해야 하는 것 또한 우리의 운명이요, 사명이라는 말과도 같습니다. 히로시마는 핵무기의 공포가 인류 최초로 현실화한 도시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핵 개발과 폭격의 빌미를 만들었던 전범국가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잘 알고 있다시피 일본의 제국주의자들은 독일, 이탈리아의 제국주의자들과 함께 세계대전을 일으켰습니다. 전쟁의 와중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죄 없는 사람들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한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의 부메랑은 ‘히로시마의 원폭’으로 되돌아가 그 또한 죄 없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을 죽이고 다치고 병들게 했습니다. 즉사한 이 7만여 명, 석 달 안에 죽은 이 또한 7만여 명, 살아남았으나 산 것이 아닌 방사능 오염자 30만여 명……. 그러고도 며칠 뒤 또 다른 도시 나가사키에서 수만 명이 죽고 다치고 병들고 나서야 전쟁은 끝이 났습니다. 그렇게 전쟁과 핵은 히로시마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평화로운 해안 도시에서 전쟁을 뒷받침하는 병참기지로, 그리고 지옥 같은 불바다로, 폐허의 잿더미로……. 그리하여 히로시마로 하여금 그 잔혹함을 증명하게 하였습니다. 전쟁과 핵의 공포를 비추는 거울이요, 전쟁과 핵을 반대해야 하는 증거이자 상징이 되게 하였습니다. 저학년 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함께 볼 수 있는 그림 이야기와 해설 히로시마 -되풀이해선 안 될 비극 은 크게 4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 단락에서는 전쟁 전 평화롭던 히로시마가 전쟁이 일어난 뒤 어떻게 긴장과 불안감이 감도는 도시로 변해갔는지를 보여주고, 둘째 단락에서는 원폭 투하의 순간과 그 폭발이 가져온 끔찍한 재앙의 모습들을 보여 줍니다. 셋째 단락에서는 폭격 뒤 아픔 속에서 재건되어 가는 도시의 모습을, 넷째 단락에서는 전쟁 뒤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전쟁과 핵에 관련된 사건 중심의 연표로 정리해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단락의 도입부에서는, 각각 ‘2차대전의 발발과 전황의 추이’ / ‘맨해튼 계획과 원폭의 원리’, ‘얄타회담과 포츠담선언’, ‘원폭 투하의 순간’ / ‘원폭의 파괴력과 피해 상황’, ‘원폭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 ‘전후의 핵개발 상황과 군비 경쟁 문제’ 등에 관한 해설을 두어, 그 인류사적 비극이 어떤 역사적 배경 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었는지, 비극의 도구가 되었던 핵무기는 어떤 원리로 어떻게 사람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들의 군비 경쟁 상황을 보여 주고, 우리는 왜 그것을 막아야만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 속의 이야기는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폭격기 ‘에놀라게이’를 목격했던 어린 소년 타로의 영혼의 안내를 받아 전개됩니다. 장면마다 타로의 영혼이 등장하여 히로시마의 과거와 현재, 이곳과 저곳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구성은 아직 독서능력이 모자라는 저학년 어린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이 책을 보고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타로의 영혼을 따라가며 히로시마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그림으로 보고, 해설을 통하여 그 배경과 의미를 읽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