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소설가의 아내
산초 겨울손 방에 관한 기억 할머니의 평화 모델 하우스 검은 물체 뿔테 안경 당신의 몸 |
|
소설가의 아내
산초 겨울손 방에 관한 기억 할머니의 평화 모델 하우스 검은 물체 뿔테 안경 당신의 몸 |
서성란의 다른 상품
|
소설가의 아내 : 문단에 갓 등단한 '나'에게 카페에서 처음 만난 민장우는 소설을 쓸 수 있는 공간과 돈을 주겠으니 결혼하자고 제안한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그는 집안일을 해줄 파출부를 부르고 나에게는 오로지 글만 쓸 것을 요구한다. 나는, 등단한 뒤 한 편의 소설도 발표하지 못하는 남편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는 유림 엄마를 소재로 '소설가의 아내'를 써서 등단했지만 그와 결혼한 뒤 전혀 글을 쓰지 못한다. 나는 그에게 5년 안에 글을 써서 이름을 알리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오히려 다른 일에만 몰두하며 종족을 감춘 유림 엄마의 남편인 소설가 T를 생각한다. 5년이 지나자 그는 사라지고 우연히 노점을 하고 있는 유림 엄마와 소설가 T를 보게 된다. 그 후 나는 비로소 소설을 쓰게 되는데 사라진 그에 관한 이야기다.
산초 : 결혼 전 누드모델이었던 명주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앓게 되면서 눈동자가 돌출되고 몸이 비대해진다. 중복 장애를 가진 오빠를 편애하던 부모가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명주는 뱃속의 아이를 조산했다. 자폐와 애착 장애를 가진 아이 때문에 남편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고 파리로 떠날 준비를 한다. 명주의 병 때문에 아이는 시어머니가 맡아 기르고, 가끔 아이를 만나러 가지만 아이는 엄마에게 거부 반응을 보인다. 겨울손 : 시어머니와 시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동서의 산달이 가까워지자 정하는 시골에 있는 시댁으로 내려간다. 부모 없이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데다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정하를 시어머니는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갑자기 진통이 와서 이른 아침 병원으로 간 동서 자경 대신 정하는 치매에 걸린 시할머니를 돌보고 집안일을 한다. 시어머니가 아들을 간절히 바람에도 자경은 딸을 안고 시집으로 돌아온다. 산후우울증에 걸린 자경은 아기가 울며 보챈다고 시어머니가 나무라자 방으로 들어가 아기의 얼굴을 이불로 덮어 버리고 태연히 밥을 먹는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아 방에 들어간 정하가 숨이 끊어져 가는 아기를 들쳐 안고 나온다. 어머니와의 모진 인연 때문에 스스로 아기를 낳지 못하게 된 정하는 자경의 아기를 통해 모성애를 느끼고 설날 아침에 시어머니를 찾아온 낯선 여자에게서 시어머니의 과거를 알게 된다. 방에 관한 기억(중편) 1. 비어 있는 방 : 아버지는 세 들어 살고 있는 노라 언니가 미군들과 놀아난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집을 비우라고 엄포를 놓지만 할머니의 도움으로 해산날까지 살 수 있게 된다. 아이를 낳으면 남자를 따라 미국으로 갈 거라고 들떠 있던 노라 언니는 놀랍게도 자신이 제일 싫어한다는 흑인 병사의 아이를 낳는다.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회사를 나와 여호와의 증인이 된 아버지는 특별한 직업 없이, 미국에 있는 고모가 송금해 주는 돈으로 살아가지만 막상 고모가 한국에 나올 때는 노라 언니를 대할 때처럼 싸늘하다. 2. 열리지 않는 방 : 아버지가 상의 없이 고모가 사준 집을 팔자 할머니는 짐을 챙겨 작은아버지 집으로 떠난다. 입대를 하지 말고 교도소에 가라는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하고 군복무를 마친 후 고시 준비를 했던 오빠가 돌아온다. 아버지는 집을 판 돈과 친척들에게 빌린 돈으로 한식집을 차리고, 식당일을 도왔던 오빠는 한 처녀와 결혼 날짜를 잡는다. 결혼을 반대하는 아버지는 결혼식장에도 가지 않고 인사를 온 며느리의 절도 받지 않는다. 3. 숨어 있는 방 : 집을 줄여 다시 이사를 한 뒤 작은아버지 집에 머물던 할머니가 돌아온다.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던 아버지는 늘어만 가는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식당 문을 닫았고, 생활비를 빌리기 위해 오빠 집으로 인주와 동생 인호를 보내지만 형편이 여의치 못한 오빠는 돈 대신 삼겹살을 사준다. 4. 떠도는 방 : 거듭된 이사로 결국 식구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아버지는 산동네에 방 하나를 얻어 어머니와 함께 떠나면서 인주에게 조금만 참고 기다리라고 부탁한다. 아버지는 고모에게서 초청장이 오자 인주와 인호에게 함께 떠나자고 하지만 통장의 잔금 때문에 인터뷰에서 떨어진다. 아버지에게 고모가 돈을 보내고 비자가 나오지만 어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숨을 거둔다. 할머니의 평화(중편) : 인주(나)는 할머니의 부고를 전해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그런 자신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는 아흔두 살 된 노인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짱짱한 걸음으로 두 달이 멀다고 사골을 고아 먹고 감기에 걸리면 식구들을 달달 볶아 대고 시도 때도 없이 한의사인 작은아들에게 침을 맞으러 다녔던 분이다. 그런 할머니가 작년 봄, 부항 뜬 자리가 곪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을 받았다.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재혼해 집을 떠난 뒤 오빠가 미국에 살고 있는 고모의 도움으로 아파트를 얻어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아버지와 채무 관계 때문에 일절 왕래조차 하지 않던 작은아버지는 할머니를 모셔 가라는 인주의 말에 이민을 떠날 거라고 말한다. 할머니의 빈소는 가족들뿐 문상객은 오지 않는다. 재혼한 아버지가 늙고 추레한 차림으로 빈소를 지키고 결혼하지 않은 두 언니는 여행을 떠났고 가출한 동생은 소식을 알 수 없다. 여호와의 증인인 아버지 때문에 오빠는 오히려 제사와 장례 의식에 집착하고 불사조처럼 영원히 살 것 같았던 할머니의 시신은 선산에 묻힌다. 모델 하우스 : 여자는 자폐아인 딸과 살고 있다. 사람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아이는 사물에 집착한다. 고등학생 때 성추행을 당한 뒤로 결벽증과 강박증에 시달리는 여자는 아이가 있는 남자와 결혼하지만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한다. 여자는 남편이 매달 보내 주는 돈으로 아버지의 생활비를 보내고 아이와 집 안에 틀어박혀 살아간다. 어린 시절, 틈만 나면 집을 뛰쳐나갔던 어머니는 어느 날 아버지의 손에 끌려 집으로 와 동생 정희를 낳은 뒤 다시 집을 나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직장 생활을 하며 실명한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정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여자의 집에 머무른다. 아이를 집에 가두지 말고 세상 속으로 들여보내라는 정희의 말에 여자는 아이와 함께 신경 정신과에 간다. 검은 물체 뿔테 안경 : 일간 신문 정치부 기자의 아내이고 군복무를 하고 있는 아들의 어머니인 키위. 두 딸의 어머니이고 중고 자동차 매매상인의 아내인 나리. 키위는 아들이 군에 입대한 후 나이만 같으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방에 가입하고 자주 자신의 이야기를 올리게 된다. 남편은 학생 운동을 하다 도망다니던 중 키위의 집에 숨어들었고 남자를 따라 서울로 온 뒤에야 그가 대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남편이 구속되어 공장에서 일하면서 혼자 아이를 낳고 키워 왔지만 남편이 떠나지 않는 이유가 자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키위는 자신의 글에 따뜻한 답글을 올려 주는 나리에게 끌리고,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사랑을 나눠 보지 못했던 남편과 달리 나리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우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당신의 몸 : 호텔 뷔페 식당 지배인인 남자는 육식 위주의 식사를 즐기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운동으로 몸을 단련시킨 탓에 나무랄 데 없이 매끈하고 단단한 몸을 가졌다. 여자는 출산 후 급격히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직장도 잃고 모든 의욕도 잃었다. 아이를 가졌을 때 육식에 대한 욕구를 절제할 수 없었던 탓에 여자와 아이는 채소와 과일과 곡류만 먹고 소식을 한다. 아이가 잠든 뒤에 여자는 남자를 위해 요리를 한다. 갈비와 장어를 굽고 매운탕과 추어탕을 끓인다. 여자가 만든 요리는 고스란히 남자의 입으로 들어간다. 남자는 여자가 만들어 주지 않는 보신탕과 오리고기 따위를 먹기 위해 주말마다 교외로 나간다. 아이가 유치원에 간 사이 백화점에 간 여자는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있는 광고 전단지를 보고 미친 듯이 백화점 안을 헤매고 다닌다. ‘조화로운 몸을 찾아서’……. |
|
작가는 이 작품집에서 독자들의 감성에 호소해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글은 결코 쓰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듯, 시종일관 건조한 문체를 잃지 않고 있다. 마치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타인의 이야기를 하듯 감정 이입이 배제된 간결한 문체는, 객관적 글 읽기를 가능하게 해 독자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 가게 한다.
발달 장애아와 그 어머니들의 애환을 그린 소설(『모두 다 사라지지 않는 달』, 2003)을 발표하기도 했던 작가는 이번 소설들에서도 장애아를 소재로 한 고뇌를 풀어놓고 있다. 아이의 장애를 껴안고 세상을 아우르는 삶이 만만치 않음과 자신만의 터널 안에 갇혀 사회와의 소통이 안 되는 여성들의 자폐적인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이러한 다소 특수한 소재를 통해 작가는 자폐를 비정상으로 여기고 혐오하는 사회 일반의 시선에 메스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그녀’들은 임신 중에 불어난 몸 때문에 사회와 남편에게 버림받는 여성, 남편의 거짓된 사랑으로 인한 상처를 광기에 가까운 사랑의 집착으로 표현하는 여성,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시어머니에게 죄인이 된 여성들이다. 이와 같이 우리 시대에 팽배한 외모 지상주의, 아직도 사회 일반 통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남아 선호 사상과 유교 이데올로기로 고통받는 이 땅의 여성들을 통해 작가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표제작인 「방에 관한 기억」과 「할머니의 평화」는 가족의 '가난'과의 줄기찬 투쟁 과정을 다루고 있다. 가족들은 무능한 아버지로 인해 정착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살아간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족을 참혹한 고통 속에 빠뜨리면서도 여전히 권위를 내세워 자식들에게 또 한 번 고통을 안겨 준다. 작가는 여기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혜롭게 살아 갈 능력을 지니지 못한 무능력한 아버지들을 고발하고 있다. “훼손과 박탈의 조건 속에 놓여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끈질기게 탐색하면서 우리의 삶을 근원에서부터 성찰해 보게 하는”(문학평론가 황광수) 그의 소설들을 통해 우리 삶의 태도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