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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장
나는 내 인생의 행로를 이미 정해두었다
어떻게 어린 ‘꼬마’가 세계의 현자 칸트가 되었는가
첫울음
만족할 줄 아는 아이
청년 시절의 노예 상태
마음을 열어놓은 천재

제2장
내 머리 위에 별이 반짝이는 하늘
어떻게 칸트는 혼돈에서 조화를 새롭게 창조해냈는가
아이작 뉴턴의 어깨 위에
우주적 프랙탈
신의 프로그램
현세 밖의 것, 영혼의 방황, 행복

제3장
영혼을 본 자가 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림자왕국을 통한 여행
혼란스러운 개념과 어두운 표상
영혼을 본 사람, 스베덴보리
가상의 경험들
꿈의 해석

제4장
오직 비판의 길만이 열려 있다
칸트는 어떻게 철학의 혁명을 이루었는가
두번째 선택의 교수직
위기에서
나, 신, 그리고 전체 세계
순수이성의 영역 위에서

제5장
네 자신의 오성을 너 스스로 사용하는 용기를 가져라!
어느 계몽주의자의 좌우명
계몽이란 무엇인가
대담한 자기사유
스스로에게 책임이 지워진 후견인
칸트의 성격

제6장
내 안의 도덕법칙
선의지와 근본악 사이에서
전혀 다른 방식의 세계
실천이성을 위한 세 단계
신이 없는 도덕
첫번째 프로이센 문화 투쟁

제7장
죽음의 후보자
마지막 저술들, 마지막 물음들, 마지막 몇 년
혁명적 열정
삶을 연장시켜 주는 예술
유고(遺稿) 또는 마지막 이행
그것으로 좋다

저자 소개 1

金光明

서울대학교 철학과(미학전공), 동 대학원 미학전공,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 철학부에서 철학, 사회학, 심리학 연구, 철학박사, 서울대, 이화여대, 외 대, 중앙대, 이화여대 강사 역임, 제18회 서우 철학상 수상,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 교환교수 역 임,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이사 역임, 한국대학 신문 논설위원, 한국칸트학회 회장 역임, 숭실대 학교 사회교육원 원장 및 인문대 학장 역임, 현재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 저서로 『칸트미학의 이해』, 『칸트 판단력비판 연구』, 『예술에 대한 사 색』, 『삶의 해석과 미학』, 『인간에 대한 이해, 예술에 대한 이해』, 『인간의 삶과 예
서울대학교 철학과(미학전공), 동 대학원 미학전공,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 철학부에서 철학, 사회학, 심리학 연구, 철학박사, 서울대, 이화여대, 외 대, 중앙대, 이화여대 강사 역임, 제18회 서우 철학상 수상,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 교환교수 역 임,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이사 역임, 한국대학 신문 논설위원, 한국칸트학회 회장 역임, 숭실대 학교 사회교육원 원장 및 인문대 학장 역임, 현재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 저서로 『칸트미학의 이해』, 『칸트 판단력비판 연구』, 『예술에 대한 사 색』, 『삶의 해석과 미학』, 『인간에 대한 이해, 예술에 대한 이해』, 『인간의 삶과 예술』, 『오늘의 철학적 인간학』(공저), 『인상주의 연구』(공저), 『철학의 물음과 사색』(공저), 역서로는 『예술과 인간가치』, 『자유의 철학』(공저), 『칸트평전』, 『프로이트와 현대 철학』(공저), 『서양철학사』(공저), 『미학과 예술교육』, 『플라톤에서 푸코까지』 외에 미학과 인간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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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만프레트 가이어(Manfred Geier)
1943년에 트로파우(Troppau)에서 태어났다. 1973년에 촘스키의 언어론과 미국 언어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수 년간 하노버 대학에서 언어학과 문학을 강의했다. 그는 현재 함부르크에 살고 있으며, <비엔나 학파(Der Wiener Kreis)>, <칼 포퍼(Karl Popper)>, <철학자의 언어유희(Das Sprachspiel der Philosophen)>, <냉담한 자의 행복(Das Gluck der Gleichgultigen)>, <파케, 예술 세계에서의 삶(Fake, Leben in kunstlichen Welten)> 등을 로볼트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5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519쪽 | 54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548317

출판사 리뷰

▶ 도덕철학과 자연철학의 발전과정에서의 칸트 철학

칸트는 <아름다움과 숭고의 감정에 관한 고찰>(1764)에서 ‘숭고’라는, 도덕성의 소질과 연관된 논의를 전개했다. 이러한 감정이 주는 정신적 고양감은 기계적 자연론이 설명할 수 없는 영역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 책에서 칸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느 여름날 밤 조용한 고요를 통해, 밤의 갈색 그림자를 뚫고 떨리는 별빛이 보일 때, 고독한 달이 시야에 들어올 때 느끼는 숭고의 감정은 우정으로부터 그리고 세계에 대한 경멸로부터 영원에 대한 느낌으로 점점 고양된다.

칸트가 자신의 도덕철학을 윤리학이라 부르지 않고 ‘도덕형이상학’이라고 부른 까닭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칸트는 뉴턴의 영향을 받은 자신의 천체 이론에서 신을 끌어들이지는 않지만, 신에 대한 어떤 경외감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자연과학은 신을 증명할 수 없으나, 마찬가지로 신이 없다는 것도 증명할 수 없다. 또한 기계적인 자연법칙은 도덕적 심성에 아무것도 환기시키지 않으나, 그럼에도 우리는 도덕적 심성을 고양시킬 수 있다. 이른바 빅뱅을 연상시키는 천체 이론을 칸트는 당시에 이미 구상했지만, 이러한 자연법칙의 견지에서 천체의 운행을 바라보는 것과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숭고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다. 칸트가 윤리학을 도덕형이상학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배경에는 이런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여기서 ‘숭고’의 감정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칸트가 자연철학적 저술 <자연사와 천체 이론>에서 제기했던 영혼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유보되다가 결국 <실천이성비판>에서 다시금 떠오르게 된다. 영혼은 증명의 문제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요청의 문제이다. '아름다움과 숭고의 감정에 관한 고찰'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느꼈던 숭고한 감정은 결국 '실천이성비판'에서 도덕법칙과 결합된다. 칸트의 묘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실천이성비판' 말미의 다음과 같은 문구는 칸트의 이러한 이행과 종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내 가슴속을 채우고 있는 두 가지는,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커지는 감탄으로
더욱더 자주 머물러 숙고에 전념하게 하는,
내 위에 별이 총총히 빛나는 하늘과
내 마음속의 도덕적 법칙.

▶ 프랑스혁명의 와중에 급진적으로 변했던 노년의 칸트, 그리고 칸트의 세계

프랑스혁명에 대해 칸트는 열광적인 공화주의자이자 주석가였다. 자유는 칸트에게 일생동안의 소망이었다. 그는 이 소망과 정치적인 시대사를 결합시켰다. 칸트는 자유와 평등 및 자주에 대한 자신의 이념을 자유, 평등, 박애라는 혁명의 외침 속에서 인식했다. 그리고는 세계사적인 전망으로 이행 가능하도록 자신의 비판철학을 정치화했다.

“계몽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그에게 곧 “혁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와 결합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칸트는 더욱 급진적으로 되어갔다. 이러한 물음은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귀착된다. 칸트의 철학 전체를 “철학적 인간학”이라고 부르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칸트가 비록 이와 같은 물음을 던지기는 했지만, 이에 대한 답은 나와 있지 않다. 저자는 이들 물음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독단의 시대도, 계시된 진리의 시대도 지나갔다. 이론적 인식 능력은 그 자신의 오류 가능성에 불가피하게 빠져든다. 이러한 오류 가능성은 물론 극복되어야 하지만, 결코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칸트의 세계를 요약하기란 힘들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가능한 모든 문헌들을 참고해 칸트의 일대기를 펼쳐 보이려 했지만, 단순한 삶의 이력에 비해 복잡다단한 철학으로 인해 곳곳에 물음표를 남겨놓았다. 칸트의 출생부터 마지막 죽음까지 다루면서도 사실상 비판철학의 정점인 그의 말년을 책 전반에 걸쳐 다룰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칸트의 철학을 다루는 데서는 당연히 그의 저술이 중심이 될 것이다. 그런데 별다른 사회적 활동이 없었던 탓에 그의 전기를 다루는 데서도 저술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모든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듯이, 칸트의 전기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그의 철학이 곧 그의 전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칸트의 복잡하고 치밀한 철학을 하나의 ‘세계’로 다룸으로써 돌파구를 찾았다. 그러니까 <칸트 평전>은 곧 세계를 구축하는 한 인간의 일대기인 것이다. 쾨니히스베르크에 사는 한 인물의 단조로운 삶의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를 완성해가는 ‘신적인’ 인간의 일대기로 전환시킴으로써 칸트 철학을 개설하는 데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물리적인 시공간에 제약된 자연법칙 속의 칸트는 연대기적 서술의 대상으로는 매우 부적절하지만, 유례없이 정교하고 체계적인 ‘자신의 세계’ 속에 거하는 인물로서의 칸트는 전기 속에 묶어둘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인물이다. 그러나 답은 없다. 이 책에서 칸트의 세계를 펼쳐 보이면서 그의 마지막 말 “그것으로 좋다”로 시작과 끝을 메운 것은, 그것의 의도가 불분명한 만큼, 답 대신 암시로 세계를 보여주는 칸트를 설명하는 데 가장 적합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에게도 그렇지만 우리에게도 칸트의 세계란 ‘암시의 왕국’이기 때문이다.
한 꼬마가 세계적 현자가 되기까지
칸트의 세계란 한 마디로 말해 역사적 암시의 왕국이다. 또한 칸트 자체도 역사의 암시로 존재하는 하나의 인물이다. 그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단지 사실을 고찰하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칸트’라는 이름을 단지 1724년 4월 22일에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나 1804년 2월 12일에 죽었으며, 무수히 많은 저술을 남긴 개인으로서만 기억할 수는 없는 것이다. ‘칸트’는 유럽의 정신사에서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사건을 보여주는 암시이다. 프랑스 혁명과 마찬가지로 칸트 철학의 존재는 인류사의 흐름 속에서 또 하나의 가능한 진보를 이루어낸 필연적인 사건이다.

▶ 어린 꼬마는 어떻게 위대한 세계적인 현자가 되었는가

1840년 2월 12일 밤, 인류 정신사에 위대한 획을 그은 한 인간이 “그것으로 좋다(Es ist gut).”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80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그는 1724년 독일의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났고, 열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으며, 스물두 살 때는 아버지마저 잃었다.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 칸트였다.

칸트의 생애를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이는 그의 삶이 다채로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삶은 단조로웠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40대 중반까지 가정교사 생활을 하고, 이후 쾨니히스베르크에서 교수직을 맡아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일했다. 그의 표면적인 이력은 사실상 이것이 전부이다. 자신이 사는 곳에서 100리 밖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소박한 삶이었음에도, 무엇이 이 철학자의 생애를 표현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그의 방대하고 복잡한 철학 체계 때문이다. 칸트의 철학은 곧 근대 철학을 대표하는 것이며, 현대에 이르기까지 칸트의 철학을 거치지 않은 철학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사다난한 것과는 거리가 먼 그의 삶에 반해 그가 구축한 철학은 가장 난해하고 요약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칸트에 관한 숱한 입문서들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은 이러한 상황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결국 칸트의 저술을 직접 읽지 않는 한 칸트의 철학을 섭렵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대중적인 철학 입문서 ?철학이야기?로 유명한 윌 듀런트는 이와 같은 난감한 사정을 “철학에서 두 점 사이의 최장거리는 직선”이라는 말로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정공법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조금이라도 쉽게 접근할 요량으로 입문서를 찾는다. 지금껏 숱하게 나온 입문서와는 달리 칸트 철학에 접근하는 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책은 정말 없는 것일까? 입문서조차도 이해하기 어렵게 되고 만 기존의 경험을 돌이켜볼 때, 칸트 사후 200주기를 염두에 두고 나온 만프레트 가이어의 ?칸트 평전?은 독자들의 요구를 상당히 충족시킬 만한 체재를 갖추고 있어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책 전체를 전기 형식으로 꾸며 위화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장점도 있지만, 쉽게 하기 위해 중요한 철학적 논의를 배제한 채 억지로 연대기식 구성만을 택한 것이 아니라, 비판철학 형성 과정의 합당한 근거를 상당한 자료를 통해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돋보이는 매력이다.
저자 만프레트 가이어는 이 책을 통해 ‘칸트의 세계’를 드러내려고 한다. 그 ‘세계’란 근본적으로 칸트의 고유한 사유로 구축된 세계이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칸트의 세계를 몇 가지로 나타내고 있다. 우선 지역적으로 그가 살던 쾨니히스베르크를 들고 있는데, 이를 ‘사교적인 세계’라고 표현한다. 다음으로 칸트의 내면적 세계가 있고, 그가 정신적인 작업을 하던 세계가 있다. 저자는 이를 ‘예지적 세계’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월의 왕국’을 들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앞서 저자는 칸트의 세계를 ‘암시의 왕국’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암시란 각 시대마다 현재성을 띠고 그 영향력을 잃지 않았던, 그래서 지금도 유효한 그런 암시이다.

▶ 기존 철학과 형이상학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임마누엘 칸트

칸트는 누구보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칸트의 부모님은 어린 칸트에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상의 부양과 보살핌, 그리고 좋은 교육을 취득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칸트의 아버지는 칸트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을 칸트의 어머니는 칸트에게 선에 대한 인식을 어린 시절 내내 확연하게 심어주었다. 이 책에서는 칸트가 어린 시절부터 소년 시절, 그리고 청년 시절을 거쳐 만년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하나의 고유하고 독창적인 정신세계를 형성해나가는지 파노라마처럼 잘 보여준다.

또한 칸트는 첫 철학적 저술인 <살아 있는 힘의 올바른 측정에 관한 사유들>(1746)에서부터 말년의 <인간학>(1798)에 이르기까지, 50여 년에 걸친 그의 글쓰기는 시종 중단된 적이 없었다. 칸트의 철학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비판철학’을 정점으로, 그 전후의 맥락을 저자는 자연철학과 숭고의 논의라는 두 가지 큰 틀로 묶고 있다.

칸트는 형이상학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러나 칸트의 형이상학적 저술은 우발적인 면이 있다. 저자는 이를 “의무감으로부터 나온 곤경의 해결인 셈”이었다고 말한다. 주지하다시피 칸트는 본래 윤리학 부문의 교수직을 맡아 자기 일생의 숙명으로 삼고 연구를 하려 했으나, 국왕의 칙령에 따라 차선으로 고려하고 있던 논리학 및 형이상학 부문의 교수가 되었다. 하지만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의 교수가 되고 10년 뒤에 빛을 본 '순수이성비판'은 우발적인 직책의 결과로 보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그리고 그 여파는 지금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저자는 '순수이성비판'으로 가는 길 위에서 우선 뉴턴의 자연철학과 스베덴보리의 영혼에 대한 담론을 중요한 계기로 삼고 있다. 칸트에게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일명 '프린키피아')와 스베덴보리의 '천상의 비밀들'은 각각 긍정과 부정의 양 축을 이룬다. 뉴턴이 형이상학에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 지적해준 교사였다면, 스베덴보리는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알려준 반면교사인 셈이었다.

뉴턴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서 태양계 안에 있는 모든 항성들의 운동 현상을 물리적으로 설명하고, 그것들을 동시에 수학적으로 계산해내고 있다. 수학적 계산의 필요성과 인과적 설명에 따른 기대의 결합은 학문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칸트에게 뉴턴의 자연철학은 모든 것을 넘어서는 하나의 실제적인 진리 요청으로 보였고, 형이상학은 이러한 자연철학적 방법론의 발전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이러한 뉴턴의 자연철학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 바로 ?살아 있는 힘의 올바른 측정에 관한 사유들?과 ?자연사와 천체 이론?이다. 그러나 이들 책은 물리학적 기초 개념 대신 사태에 연관된 어떠한 논변이나 수학적 증명 방식도 없는 형이상학적인 상상력으로 채워진 탓에 별다른 이해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천체의 운동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면서도 종국에는 신을 끌어들이는 뉴턴에서 벗어나, 신을 배제하고도 우주를 설명할 수 있다는 칸트의 획기적인 전환을 여기서 엿볼 수 있다.

칸트는, 뉴턴에 대한 태도와는 달리, 영혼과 대화를 나눈다는 스베덴보리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입장에 선다. 스베덴보리의 체험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칸트는 그의 능력이 증명 불가능함을 내세운다. 칸트는 익명으로 출간한 ?형이상학의 꿈을 통해 해명된 어느 시령자視靈者의 꿈?에서 스베덴보리가 지닌 환각적 경험과 철학자들이 내세우는 형이상학적 꿈이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내세움으로써 동시대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칸트에게는 영혼에 대한 어떤 교설을 세우는 것보다 그것과 관련한 불분명하고 혼란스러운 생각을 해명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였다. 따라서 언어와 문장의 명료화가 우선적인 과제였다. 기존의 형이상학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증명되지 않는 명제를 선급하게 내세우는 데 치중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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