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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總論 - 죽음에 대한 철학적 성찰 _ 정동호
소크라테스 - 죽음, 무지를 자각함으로써 넘어설 수 있는 사태 _ 김귀룡 플라톤 - 죽음은 육체로부터 영혼의 해방이다 _ 조대호 쇼펜하우어 - 죽음은 삶의 목적이다 _ 김정현 니체 - 죽음은 삶의 완성이다 _ 백승영 하이데거 - 죽음은 인간 개개인의 가장 고유한 가능성이다 _ 박찬국 야스퍼스 - 죽음은 실존의 거울이다 _ 신옥희 레비나스 - 죽음은 언제나 타자의 거울이다 _ 안상헌 들뢰즈 - 죽음은 自然으로의 회귀이다 _ 이정우 장자 - 죽음은 삶과 평등하다 _ 박원재 유가 - 죽음은 도덕 생명의 완성이다 _ 정상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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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모순되는 명제가 양립 가능한 이율배반의 영역이다. 죽음은 직접 경험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가정을 결정적으로 반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거꾸로 다소 시니컬해 보이기까지 하는 장자의 이 말을 죽음에 대한 찬미로 받아들여도 좋을까? 그것은 아니다. 장자가 이것을 통하여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삶에 대한 절대적인 집착이 사실은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같은 맥락에서 죽음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 역시 아무런 근거가 없는 맹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장자의 이 발언은 죽음에 대한 찬미가 아니라 삶과 죽음을 똑같이 세계 진행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라는, 또 그렇게 함으로써 이 둘을 원래의 평등한 관계로 되돌리라는 권고이다. 장자의 이러한 권고는 삶에 대한 우리의 과도한 집착을 바로잡고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된 죽음의 지위를 제대로 복권시킬 때만 비로소 열매를 맺는다.
--- p.308~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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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검토해볼 만한 문제는 자살이다. 자살은 얼핏 우주의 섭리를 거역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형이상학적 죽음은 이 우주에 새겨진 하나의 입법이고, 개인의 죽음이란 그 입법의 실현이다. 그래서 한 주체/인칭이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이 입법을 어기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전적인 사상들은 자살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하늘의 뜻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살이야말로 한 인간이 자기 삶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결단이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을 나 아닌 다른 것이 지배한다 하더라도, 나에게는 마지막 남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자살할 수 있는 권리이다. 그래서 인간의 자유가 가장 극한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자살이다. 인간의 숭고한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자살을 금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최후의 보루를 앗아가는 것이다. 자살이란 인칭적 죽음과 형이상학적 죽음 사이의 거리를 무화시키는 것이다. “A가 죽다”라는 비인칭적 죽음에 스스로를 대입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들뢰즈는 자살을 블랑쇼 식으로 정의한다. 자살이란 “죽음의 두 얼굴을 일치시키려는 의지, 가장 인칭적인 행위에 의해 비인칭적인 죽음을 확장하려는 의지”이다. 그렇다고 자살이 우주의 섭리를 전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전적으로 거역하는 것은 죽음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인간에게 불가능하다. 다만 죽음을 미루기보다는 오히려 앞당김으로써 자신에게 부여된 자유를 선택하는 것이다. 운명아, 네가 그렇게 머뭇거린다면 차라리 내가 먼저 너에게 가리라.
--- p.276~2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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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두렵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죽음이 무엇인지 모른다. 모르면서 그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플라톤의 『변론』에서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지혜가 없으면서 마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죽음이란 것이 사람에게 좋은 것인지, 그렇지 못한 것인지, 아무도 모르고 있는 터에 그것이 마치 가장 나쁜 것이라도 되는 양 두려워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무지, 즉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무지가 아니고 무엇인가 묻고 있다. 같은 책에서 소크라테스는 죽음은 아무 감각도 없는 깊은 수면 상태이거나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자리를 바꾸어 옮겨가는 것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말하고는, 꿈 한번 꾸지 않는 숙면이라면 그것대로 썩 좋은 것이며, 죽음을 통해 우리가 다른 곳으로 옮겨 살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 없을 것이라고 했다.
--- p.54~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