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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교과 과정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예를 들어 가르치기 학생들 기본 과정: 불의 기본 과정: 인종차별주의와 남성우월주의 공포에 관한 강의 공포 가르치기 공포 산업 재단과 마름질: 적을 어떻게 맞춤하는가? 윤리학 세미나 실용 과정: 친구 사귀기와 성공하기 쓸모없는 악습 물리치기 상급 과정: 불처벌 사례 연구 인간 사냥꾼들 지구 파괴자들 성스러운 자동차들 고독의 교육학 소비사회 연구 집중 과정: 소통 불능 대항 학교 세기말의 배신과 약속 이성을 잃을/열광할 권리 |
Eduardo Gale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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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앨리스가 돌아온다면>
130년 전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를 방문하고 난 후, 거꾸로 된 세상을 보려고 거울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만약 앨리스가 오늘날 다시 태어난다면, 거울을 통과하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저 창밖을 내다보는 것만으로 족하리라. 광고는 소비하라고 다그치는데, 경제 상황은 소비하지 말라고 한다. 소비의 명령은 모두에게 내려지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명령의 이행이 불가능하므로 결국 범죄를 유발하는 동기가 되고 만다. 일간지 사회면은 우리 시대의 모순을 정치?경제면보다 더 많이 가르쳐 준다. ---35쪽, ‘기본과정: 불의’ 중에서 전체주의적으로 세계화된 질서는 손이 두 개 있어서 금융의 손이 제물을 갖다주면 무역의 손이 낚아채 버린다. ‘얼마나 팔지 말해 줘, 그러면 네가 얼마짜리인지 말해 줄게’ 하는 식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수출은 세계 수출에서 5%도 차지하지 못하고, 아프리카는 2% 정도다. 못사는 남반구 국가들이 사는 물건은 날이 갈수록 더 비싸지고, 파는 물건은 날이 갈수록 값이 떨어진다. 필요한 것을 구매하기 위해 정부는 점점 더 많은 빚을 지게 되고, 차관의 높은 이자를 갚기 위해 할머니의 보석은 물론 할머니까지 판다. ---173쪽, ‘실용 과정: 친구 사귀기와 성공하기’ 중에서 ++각종 기념일 크리스마스가 예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것인지, 상업의 신인 머큐리(Mercury)를 기리기 위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래도 의무적으로 물건을 사야 하는 여러 날에 새로 이름을 붙이는 일에 바쁜 사람은 머큐리임이 틀림없다. 어린이날, 아버지날, 어머니날, 할아버지의 날, 연인의 날, 친구의 날, 비서의 날, 경찰의 날, 간호사의 날 등등……. 영리를 목적으로 한 달력에는 날이 갈수록 아무개의 날이 늘어만 간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머지않아 미지의 악당이나 무명의 타락자, 살아남은 노동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날도 있게 될 것이다. ---176쪽, ‘고독의 교육학’ 중에서 또 다른 세상을 꿈꾸며 혐오스러운 오늘을 넘어선 곳에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키자. 노래하는지도 모르고 새가 노래하듯이 노는 줄도 모르고 아이가 놀듯이 다만 살기 위해 살지 않고, 소유하기 위해 혹은 더 벌기 위해 사는 자들이 저지르는 어리석음의 죄가 형법에 추가되리라. 경제학자는 소비수준을 ‘삶의 수준’으로 부르는 일도, 물건의 많고 적음을 ‘삶의 질’로 부르는 일도 없으리라.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을 상대로 한 전쟁이 더 이상 없고, 가난을 상대로 한 전쟁이 있으리라. 그리고 군수사업은 파산을 선고할 도리 외에는 다른 길이 없으리라. 흑인 여성이 브라질의 대통령이 되고, 또 다른 흑인 여성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리라. 인디언 여성이 과테말라를 통치하고, 또 다른 인디언 여성이 페루를 다스리리라. 완벽함은 여전히 신들의 따분한 특권이리라. 그러나 어설프고 엿 같은 이 세상에서 매일 밤은 마지막인 것처럼 살게 될 것이며, 매일 낮은 처음인 것처럼 살게 되리라. ---347~349쪽, ‘이성을 잃을 권리’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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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1998)는 갈레아노의 열 번째 작품으로, 20세기 성장의 신화와 자본주의에 덮여 있는 거품을 빼고, 시장경제와 신자유주의를 재해석하며, 우리가 사는 세상의 온갖 부조리를 조명하고, 현대적 생활방식이 지닐 수밖에 없는 불의를 고발한다.
그러나 그는 예리한 언어로 통렬하게 사회비판을 가하면서도 우아하고 예술적인 산문체 문장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또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물고 언어의 새로운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책 여기저기에 실린 삽화는 죽음과 정치를 소재로 삼았던 멕시코의 삽화가 호세 과달루페 포사다(Jose Guadalupe Posada)의 작품이다. 선뜻 젓가락이 가지 않는 음식처럼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그림이지만 갈레아노의 글과 정말 잘 어우러져서 더 이상의 찰떡궁합도 없을 듯싶다. 갈레아노는 이 책의 목차를 ‘교과 과정’이라 칭하고 기본 과정, 실용 과정, 상급 과정, 집중 과정 등의 얼개를 가지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보여 준다. 눈 뜬 장님 같은 세상의 현실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보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 ‘대항 학교’에서 혐오스러운 오늘을 넘어선 곳에 시선을 보낸다. 그가 드는 예들은 언어 비틀기, 시적 섬광, 풍자와 유머로 가득하다. 그는 대표적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의심할 여지없는 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역설한다. “인상주의 화가들보다 더 뜨겁게 자연을 사랑하는 석유 산업의 교훈”이란 셰브론 석유회사가 파란색 작은 나비를 보호하기 위해서 연간 5,000달러를 쓰면서 이렇게 환경보호를 한다는 광고를 하는 데는 그 80배의 돈을 썼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을 접하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다양한 통계자료를 보고 눈을 의심하기도 한다. 이렇게 세상을 꿰뚫는 갈레아노의 형형한 눈빛은 사진으로 보기에도 불꽃을 내뿜는다.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는 변화를 갈구하는 외침이자 우리가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세계를 향한 의지의 표현이다. 갈레아노는 우리에게 언제나 깨어 있으라고, 그리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참여하고 행동하라고 등을 떠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