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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빨리 감기 땀의 순수 가치 엘런 쇼 나가자고 비건이 될 수는 없다 ‘유일무이한 베티 화이트’ 또는 ‘페이퍼 타월, 사랑 이야기’ 〈길모어 걸스〉, 1부 REI 멤버십 카드가 생기기까지, 그리고 싱글의 삶에 관한 생각 노동의 시기 심판하지 말지어다, 〈프로젝트 런웨이〉 심사위원이 아닌 이상에야: 패션에서의 내 삶 아마도 언젠가는 내 소설이 전부 자전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믿게 될 것이다 주방 타이머 가족 같았던 〈페어런트 후드〉 사람들 위를 보라! 당신의 친구, 잭슨 할머니가 전하는 메모 〈길모어 걸스〉, 2부 다음 기차: 2017년 6월에 추가된 내용 고마운 사람들 옮긴이의 말 |
Lauren Gra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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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언제나 내가 어떻게 배우가 됐는지 묻는다. 좋은 소식이자 나쁜 소식을 한 가지 말해주자면,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공짜로 일 년을 얻었다고 생각한 것도, 이득이라고 여겼던 그 시간을 바텐더로서 보낸 것도 환상이었을 뿐이라고 말이다. 진짜 인생에 빨리 감기 같은 건 없다. 〈어메이징 레이스〉에서도 빨리 감기가 항상 좋은 효과를 낳지만은 않는다.
---「빨리 감기」 중에서 고등학생 시절 내 연기 선생님인 브라이언 넬슨은 연기에 있어 중요한 피드백은 두 가지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하나는 연기가 좋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잘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우에게 있어 ‘크게 말하라’라는 조언은 상당히 객관적이고 도움이 되는 비판이다. 다른 피드백은 그저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 (내가 한 가지 추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발음이 정확해야 한다’ 정도다. 악기와 생선의 차이를 알아둬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땀의 순수 가치」 중에서 세상에나! 내가 할리우드 일급 기밀 다이어트 차트를 공개했다니 믿을 수가 없다. 이제 큰일났다! ---「엘런 쇼 나가자고 비건이 될 수는 없다」 중에서 산책을 하다 문득 ‘로런이 날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한데, 사랑하기도 할까?’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답은 ‘그렇다’이다. 사랑한다. 이것을 독자에게 증명하기 위해 약 십오 년간 친구나 친척, 고용주를 위해서조차도 하지 않았던 일을 하려 한다. 바로 TV에 등장한 내 모습을 보는 것이다. ---「〈길모어 걸스〉, 1부」 중에서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않고, 원하는 것이 항상 원하는 때에 일어나게 해주지는 않는다. 그랬다면 우리의 삶은 ‘인생’이 아니라 ‘자판기’라고 불렸을 것이다. 무엇을 추구하든 그 일이 정확히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수중의 모든 걸 투자하더라도 곧바로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언젠가 조만간 기차는 온다. 사실 이미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 당신이 알아채지 못한 것일 뿐. ---「REI 멤버십 카드가 생기기까지, 그리고 싱글의 삶에 관한 생각」 중에서 왜냐하면 솔로여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당신 역시 솔로여도 괜찮다. 행복한 커플 나라로 갈 준비가 다 되었는데도 그곳으로 갈 기차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 때면 힘들기는 하겠지만. 내 꿈과 희망에 대해 들을 때면 내 친구 올리버 플랫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렇게 될 거야. 반드시 네가 바라는 시기에 그러지는 않을 뿐이지.” ---「REI 멤버십 카드가 생기기까지, 그리고 싱글의 삶에 관한 생각」 중에서 운이 좋게도 나는 여러 명의 훌륭한 드라마 및 영화 작가와 일할 수 있었다. 나는 여러 고전 연극과 뮤지컬에도, 셰익스피어 작품 공연에도 출연했다. 그리고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에는 체호프와 입센을 심도 있게 연구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장담할 수 있다. 의심의 여지 없이, 배우에게 있어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작가의 대사는 “칠리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걸 말이다. 햄릿이고 뭐고, 지금 당장 집에 가서 그 대사를 한번 연기해보면 이해하게 될 거다. ---「노동의 시기」 중에서 지하철 차창 밖을 내다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강물을 미끄러지는 여객선을 감상하거나 너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겠니? 그럴 이유가 없더라도 눈을 들어 위를 보려무나. 이따금이라도 좋단다. 가끔은 온종일 그래도 괜찮고 말이야. ‘좋아요’ 수나 잠을 몇 시간 잤는지에 집착하지 말거라. 케 세라 세라, 인생은 어찌 됐든 흘러가기 마련이란다. 우리가 지도 앱으로 그날의 동선을 일일이 따라가며 확인하지 않아도 말이야. 위를 보렴! 위를! 무언가가 널 놀라게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위를 보라! 당신의 친구, 잭슨 할머니가 전하는 메모」 중에서 결국 나는 적어도 처음 시작할 때는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끝맺음을 짓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을 배웠다. 내 글이 썩 훌륭하지는 않다는 내 머릿속 목소리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저 그런 목소리가 들려도 멈추지 않았을 뿐이다. 자기 의심에 대항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은 무시하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거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아마도 언젠가는 내 소설이 전부 자전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믿게 될 것이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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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빠르게, 노력은 꾸준히
할리우드의 사랑받는 배우로 살아가며 한걸음에 대사 치기 로런 그레이엄이 〈길모어 걸스〉에 합류하게 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워너 브라더스에서 〈길모어 걸스〉를 방영하는 동안에도 NBC는 여전히 〈M.Y.O.B.〉의 취소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던 로런에게 제작 여부는 중요했다. 〈M.Y.O.B.〉 두번째 시즌은 여전히 제작될 여지가 있었다. 게다가 〈길모어 걸스〉는 2000년도 최고의 드라마이자 목요일 밤의 TV 시청률을 차지하던 드라마 〈프렌즈〉와 경쟁해야 했다. 그러나 복잡한 상황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길모어 걸스〉는 한 배우의 인생에서 점점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기 시작한다. 이 책은 로런 그레이엄의 유년 시절부터 배우 지망생 시절, 신인 배우 시절, 성공적인 활동기, 할리우드의 생활을 공개한다. 로런이 뉴욕에서 살아남고자 했던 젊은 시절, 오디션 때 노래의 주제를 악기 연주가 아닌 배스 물고기를 괴롭히는 내용으로 바꿔버렸던 실수, 일을 구하지 못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던 순간을 지나 탄탄한 연기 커리어를 쌓아간 이야기를 생생한 대사처럼 담아낸다. 〈프로젝트 런웨이〉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소감, 가족과도 같았던 〈페어런트 후드〉의 동료들 이야기, 엘런 드제너러스와 친해지고자 채식주의자가 돼야 할지 고민했던 일, REI 멤버십 카드를 얻게 된 계기, 로런 그레이엄의 작가 인생을 바꾼 글쓰기 방식인 ‘주방 타이머’ 등 유쾌한 일화들이 책에 풍부히 소개된다. 오디션에서 엉덩이를 보여줘야 했던 경험이나, 남자라면 듣지 않았을 불쾌한 질문을 한 무례한 진행자에게 들었던 일은 그가 배우로서 살아가며 불편할 일을 얼마나 빈번히 맞닥뜨렸을지 예상하게 한다. 또한 이 책은 로런의 또다른 자아이자 ‘부캐’인 잭슨 할머니를 소개한다. 잭슨 할머니가 건네주는 조언을 듣다보면 마음이 따끔하면서도 따뜻해진다. “위를 보렴! 위를! 무언가가 널 놀라게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길모어 걸스〉의 열린 결말이 암시하는 또다른 시작 2015년, 워너 브라더스와 계약을 맺은 넷플릭스가 〈길모어 걸스〉의 후속편을 제작한다는 기사가 공개됐다. 드라마의 종영을 아쉬워한 사람이 많았기에 이 소식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소식이 팬들만 기쁘게 한 것은 아니었다. 로렐라이 길모어를 또다시 연기하게 된 로런은 누구보다 이 소식에 들뜰 수밖에 없었다. 2014년 12월, 로런은 드라마를 만든 에이미 셔먼 팔라디노와 만난 후에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에이미는 그때 몇 가지 아이디어를 로런에게 말해주었고 대략적인 줄거리를 구상하던 참이었다. BBC에서 제작한 드라마 〈셜록〉처럼 에이미는 시즌별로 에피소드 개수를 정해놓는 대신 90분 정도 길이의 단편영화 네 편으로 구성된 시리즈를 생각하고 있었다. 드라마 제작이 시작되자 로런은 촬영 내내 감동에 젖어 어쩔 줄 몰랐다. 로렐라이의 집으로 돌아가자 지나치게 압도된 나머지 몸이 조금 떨렸기 때문이다. 그가 〈길모어 걸스: 한 해의 스케치〉를 촬영하는 동안 기록한 일기, 사진, 발췌문을 포함한 이 책은 인생에서 다시 겪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기쁨을 또다시 느끼게 된 사람의 행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에이미가 드라마의 마지막 대사를 말해주었을 때 로런의 반응은 ‘흠’에 가까웠다. 곧바로 그 대사가 진짜냐고 물었다. 물론 훌륭한 대사고 〈길모어 걸스〉의 기존 플롯을 고려하면 완벽하게 이해되는 말이었다. 그러나 로런이 기대한 대사는 아니었다. 그의 생각에 그건…. “좀 열린 결말 아니에요?” 로런은 에이미에게 물었다. 에이미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로런은 〈길모어 걸스〉를 마무리할 기회를 그토록 간절히 원했고 결국 매듭을 지을 수 있었으니 만족했다. 그러나 어쩌면 드라마의 열린 결말처럼 또다른 일이 그의 인생에 찾아올 수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기에 삶은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로런은 언제라도 기분 좋게 그 일이 자신을 이끄는 곳으로 따라갈 것이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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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든다. 전력을 다해 살아가는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건, 어쩔 수 없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그건 그가 성공적인 삶을 살아서가 아니라, 그가 자신의 삶을 너무나 소중하고 진실되게 여기기 때문이리라. 삶은 무언가를 계속 잃어가는 여정이지만, 그 여정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다른 방식으로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것, “나를 다른 시공간으로 연결해줄 무언가”를 탐색하는 것, 애정하는 대상에 대해 마구 호들갑을 떨어보는 것…… 그런 식으로 마주치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날들”. 어쩌면 이 책은 “살아남기 위해” “계속 나아가고 싶은” 당신들에게 속삭이는 가장 씩씩하고 근사한 목소리일 것이다. - 손보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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