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9년 [21세기문학]으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약간 혼돈의 시간을 보내다가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과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맨해튼의 반딧불이』,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을 출간했다. ‘망드(망한 드라마)’를 즐겨 보고, ‘고독한 빵순이’로 활동 중이다. 침대 위에 온종일 누워 있는 걸 좋아하는데,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가 내 배 위에 올라와주면 더 좋다. 가끔씩은 고양이가 엄청 부럽다. 천성이 게으른데 안 게으르게 살려고 언제나 노력한다. 2012년 젊은작가상 대상, 2013년 젊은작가상, 2014년 젊은작가상, 2015년 젊은작가상, 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 제21회 김준성문학상, 제25회 대산문학상, 2022년 제45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엄청난 놀라움을 느낀다. 제 몸보다 더 큰 슬픔과 외로움을 이고 사는 사람들의 감정이 너무나 절실하게 전달되어서. 언젠가의 슬픔과 외로움이 너무나 생생하게 떠올라서. 감각을 재생시키는 것. 이보다 더 훌륭한 소설의 덕목이 있을까? 감각의 재생, 그다음에는 무엇에 도달하게 될까? 이 “적대적이고 기묘한 세계”에서 나도 죽지 않고 버틸 테니까 너도 살아남아줘, 라는 외침. 그러므로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누군가의 손을 꽉 잡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리라.
《어린 개가 왔다》를 읽는 동안 다섯 번 울고 열 번 소리 내어 웃었다. ‘그냥’ 개와 ‘그냥’ 내가 만나 이 우주를 기우뚱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발휘되는 순간들. 소중한 대상을 지키기 위한 용기, 분투, 사랑. 그리고 나의 어린 개. 너무나 작지만 너무나 크고, 너무나 크지만 너무나 작은 어린 개를 만나지 못했다면 영영 알지 못했을 세계.
서로를 구원해준다는 이 문장이 뻔한가? 하지만 나는 지금 이것보다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다. 왜 아니겠는가? 서로가 서로에게 단 하나의 세계를 가져다줬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구라도 자신만의 어린 개 한 마리를 마음속에 품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이런 느낌이었다. 여행자인 그녀와 나는 이쪽에 있고, 여행지의 풍경과 사람들이 저쪽에 있다. 이쪽과 저쪽은 서로를 바라보지만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유리벽 같은 게 있다. 우리는 유리벽 저편의 세계를 구경하고 저편의 세계는 우리에게서 어떤 식으로든 수수료를 받는다. 여행이든 관광이든, 우리가 그 풍경 속에서 살아간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그런데 그 중간에 하루오가 슥 들어와 양쪽의 경계를 흩뜨려놓는다. 유리벽 같은 것이 갑자기 사라져버려서 바깥의 공기가 밀려 들어온다. 그런 것이다.
세상의 모든 목적지들이란 어떻게 태어나는 것일까. 사람에게 목적지가 필요한 게 아니라 목적지가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닐까. 인간이 떠나고 돌아오는 게 아니라 떠날 곳과 돌아올 곳이 인간들을 주고받는 게 아닐까─알록달록한 표지로 된 서양 잠언집의 문장 같은, 그런 생각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