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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추천사 정영무 (前 한겨레신문 사장)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편집인) 최유식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 이상렬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남기현 (매일경제 편집국 부국장) 1부 나는 어떻게 홍보를 하게 되었나 나는 어떻게 홍보를 하게 되었나 2부 홍보를 위한 첫 여정 : 기자와 친해지기 고객별 맞춤 서비스가 중요하다 기자의 DNA에 맞춰야 한다 최고의 홍보맨 정몽구 명예회장 1 최고의 홍보맨 정몽구 명예회장 2 휴일에 사는 밥은 ‘밥값’을 한다 나의 진심을 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선물’ 두 번의 보람이 여덟 번의 어려움을 덮어준다 3부 이것이 홍보다 홍보란 사회의 가치 지향과 조직을 일치화(align) 시키는 것 고선정의 ‘USR’과 이선균의 ‘나의 아저씨’ 이미지를 선점하면 회사가 바뀐다 - 사보 『푸른 연금술사』 사보 『푸른 연금술사』의 수난 이미지를 선점하면 회사가 바뀐다 - 베르트랑 출연 홍보영화 이미지를 선점하면 회사가 바뀐다 - 세계 최초의 자원 순환형 그룹 회계연도를 넘기면서까지 따진 내부거래 정산 회장님 가족들과의 전쟁 정책 홍보는 이헌재 위원장처럼 먼저 계획하고, 제때 처리하고, 자주 보고하자 언론인ㆍ언론사와의 갈등은 어떻게 푸나 4부 위기 대응 홍보 정몽구ㆍ이건희ㆍ김우중 회장의 공통점은 경쟁사를 제압하는 홍보 1 경쟁사를 제압하는 홍보 2 경쟁사를 제압하는 홍보 3 경쟁사를 제압하는 홍보 4 경쟁사를 제압하는 홍보 5 중대재해위기 극복 후기. 진정한 언론ㆍ언론인이 희망이다 에필로그. 좋은 기업이 좋은 사회를 만든다 부록. 노무현ㆍ이명박 대통령 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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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UC 버클리의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 교수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이 한때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한 ‘언어’가 의도된 프레임의 산물이고 그 언어를 사용할수록 자신에게 불리한 프레임 속으로 빠져든다는 논리를 분석한 책이다. 프레임을 부정하거나 재구성하려면 새로운 언어를 사용해야 하고, 여기에는 일정한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필요하다고 레이코프 교수는 주장했다. 프레임을 부정하든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든 필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체계’다. 홍보는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활용해서 자신이 의도한 바를 달성하는 활동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정부 기구든, 사람이 활동하는 곳에서는 홍보가 필요하다. 홍보활동은 대상의 차이에 따라 내부 홍보와 외부 홍보로 구분하기도 하고, 사전 준비 여부에 따라 기획 홍보, 정책 홍보로 구분하기도 한다. 또 예기치 못한 돌발 사태를 당해서 하는 홍보를 위기대응 홍보라고 한다. 어떤 종류의 홍보든 평소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잘 갖추는 것이 홍보의 시작이다. 커뮤니케이션 체계란 사람들 또는 조직 간의 정보와 생각을 전달하고 이해하는 방법과 과정의 집합을 의미한다. 이 체계는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사안별로 각 요소를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을 누구로 할 것인가, 메시지를 받는 주 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정보는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구두, 서면, 전자메일, 소셜 미디어 등을 선택해야 하고 메시지가 전달되는 경로로 SNS, 대면 등을 결정해야 한다. 중요한 정보 전달인 경우, 핵심 대상자에게 대면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코딩(송신자가 메시지를 특정한 형식으로 변환하는 과정)과 디코딩(수신자가 받은 메시지를 이해하는 과정)은 물론 전달한 메시지에 대한 피드백 통로를 배려해야 하고, 메시지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언어적 방해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4성’에 주의해야 한다. 모든 정보는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는 ‘사실성’, 메시지가 명확하고 간결해야 하는 ‘명확성’,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적시성’, 상대방의 상황과 이해 수준에 맞춰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는 ‘적응성’이다. 이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체계는 개인 간, 조직 내, 그리고 조직 간의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필수적이다. 홍보를 전문적으로 안내할 다양한 전문가와 참고 자료가 많음에도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지난 20여 년간 기업 현장에서 홍보를 담당하면서 가진 문제의식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홍보란 무엇인가? 홍보 현장에서 늘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을 구했다. 그 결과 홍보란 자기가 속한 조직을 ‘사회의 가치 지향’에 맞게 조율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즉, 사회의 가치 지향을 자기 조직에 내재화시키고 조직의 활동은 사회의 가치 지향에 맞추는 과정이어야 했다. 그것은 나 자신과 근무하는 회사가 사회의 구성원이고, 그 구성원들 덕분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다니던 대기업은 기업의 크기 이상으로 사회의 도움을 받았기에 그에 상응하는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으로 홍보하는 가운데 세계적인 홍보회사 ‘버슨마스텔라’ 해롤드 버슨 창업자가 국내 한 언론과 뉴욕에서 한 인터뷰는 나의 홍보관에 큰 힘을 주었다. ‘기업 홍보 책임자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버슨의 답변은 이랬다. “첫째, 사회의 변화를 감지하는 기업의 센서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기업의 ‘양심’ 역할을 해야 한다. 셋째, 커뮤니케이션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의 내부 청중, 외부 청중 모두에게 그렇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었다. 사회의 가치 지향을 자기 조직에 내재화시키고 조직의 활동을 사회의 가치 지향에 맞추는 과정의 기록이다. 1부는 정몽구 회장이 갑자기 현대제철의 홍보팀 신설을 지시한 배경과 현대차그룹에서 일관제철소가 갖는 의미를 소개했다. 2부에서 4부까지는 나의 20년 체험이 담겼다. 2부는 ‘기자와 친해지기’ 다. 기자는 독특한 DNA를 가지고 있는 직업인이다. 이러한 기자와 친해지는 것은 이론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논리를 가지고 기자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3부는 ‘이것이 홍보다’라는 주제로 내가 근무했던 조직의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 조정을 홍보 관점에서 소개했다. 특히 모든 홍보인들의 고민인 언론인·언론사와의 갈등 해소도 다루었다. 4부는 ‘위기 대응 홍보’가 중심이다. 어느 조직이나 경쟁자가 있다. 선발 회사의 후발 회사 견제는 대체로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로 시장 진입 자체를 저지하다가, 안 되면 2단계로 스스로 주저앉도록 여건을 만든다. 이러한 난관을 뚫고 나면 할 수 없이 3단계로 말 잘 듣는 아우로 관리하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사실에 기반해서 정리해 보았다. 이러한 2부~4부는 그 어떤 홍보 교과서에서도 볼 수 없는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책의 독자들이 행간의 뜻을 읽고 현장의 홍보활동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면 큰 보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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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오디세이』는 색다르고 반가운 책이다. 홍보 관련 책자는 많지만 기업을 미화하거나 홍보의 기술적인 측면을 알려주는 게 대부분이다. 회사 안의 일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문화가 중력처럼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가 있는 대기업은 더 심하다.
현대제철 홍보 일선에서 20년의 현장 경험을 생생히 기록한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신설 홍보팀 직원으로 시작해 고위 임원으로 퇴임한 저자는 오디세우스처럼 때로는 험난한 여정을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항해를 지속해 들려줄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었다. 저자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회사 안팎으로 소통의 면을 차근차근 넓히고 다져간다. 매체별 특성에 맞게 교류하고 조직 내부의 소통에도 공을 들이는 것은 물론이다. 나아가 기업과 사회의 상생, 기업의 가치 지향으로 홍보실의 존재 이유를 확장한다. 곧 홍보란 회사 조직을 사회의 가치 지향에 맞게 조율해가는 과정으로, 사회 변화를 감지하는 기업의 센서 그리고 기업의 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홍보 오디세이』는 이러한 홍보 원칙을 내재화하고 설파하고 구현하는 과정이다. 두 번의 보람이 여덟 번의 어려움을 덮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말 못할 고초를 일상적으로 겪는 게 홍보 업무다. 현대제철은 한때 환경 노동 이슈가 한숨 돌리기 바쁘게 발생하고 선발주자의 견제를 세게 받았으니 풍파가 심했을 법하다. 그런 가운데 신산업 진출 초창기부터 홍보 업무에 발을 디뎌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같이 했으니 남다른 경험 자산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저자가 진보 언론이나 시민단체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진보적 가치를 수용하려 애쓴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공공선을 추구하는 언론 시민단체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바를 가리킨다며, 회사 조직의 활동을 그러한 가치 지향에 맞추는 일에 비중을 둔 것이다. 기업 경영진은 대체로 효율과 성과를 중시해 환경 노동 같은 진보적 의제에 알레르기적인 거부감이 있다. 저자는 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임직원이 자긍심을 갖고 일하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지 않으려면 그러한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하며 홍보의 책무 또한 거기에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퇴임 뒤 기업이 어떻게 하면 사회의 좋은 구성원이 될 수 있을까하며 ESG 경영 연구를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홍보 오디세이』는 기업 임직원은 물론 이해 관계자들에게 좋은 나침반이 될 것이다. - 정영무 (前 한겨레신문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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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초년병 시절 출입처를 배정받을 때 선배들로부터 자주 들은 얘기가 있다. “당신은 회사를 대표하는 기자다. 당신이 곧 언론사다. 이 점을 명심하고 출입처에서 당당하면서도 품위있게 활동하라.”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나고 보니 이런 당부 만큼 기자라는 업(業)의 특성을 잘 설명하는 말도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가 취재활동을 통해 겪는 스트레스와 안팎의 갈등도 따지고 보면 회사를 대표하는 부담감, 책임의식과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다. 이른바 낙종을 하면 개인적 불찰의 문제가 아니라 나로 인해 소속 언론사 전체의 위상과 권위가 손상됐다는 자괴감, 독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 때 전달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보면 기업이나 금융사 홍보맨들도 비슷한 상황에서 일을 한다. 그들도 회사를 대표해 기자들을 접촉한다. 취재활동을 지원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어디에서 어떤 내부 정보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시달린다. 언론사들이 보도하는 기사는 당연히 언론사와 해당 기자 책임이지만, 해당 기업 입장에선 홍보맨들이 그 보도의 경위와 진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인터넷 언론의 범람으로 과거보다 언론사와 취재기자들이 훨씬 많이 늘어난 최근 미디어 환경에서도 그 책임은 경감되지 않는다. 기자들이 가끔 자신들을 향해 ‘극한 직업’이라고 토로하듯이 홍보맨 역시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요즘 기업 홍보조직이 내부에서 젊은 인력을 구하지 못해 기자 출신 채용 비중을 늘리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내가 필자를 만난 것은 2000년대 중반 현대자동차 그룹을 출입하면서다. 철강산업을 담당하진 않았지만, 철강이 자동차의 전방산업이었기 때문에 공급망과 원가경쟁력 차원에서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다. 홍보맨 김경식은 당시 여느 홍보맨들과 남다른 구석이 있었다. 기획업무를 병행한 덕분이었는지 몰라도, 회사 내부 사정 뿐만 아니라 국내외 산업 동향에 무척 밝았고 관련 지식도 풍부했다. 가끔 만나면 공부하고 토론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은퇴한 뒤에도 고철연구소를 설립해 재직기간 중에 익힌 지식과 전문성을 계속 전파하는 것을 보면서 다른 홍보맨들과 확실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제 자신의 오랜 경험과 식견을 담아낸 책자를 낸다고 하니 반갑고도 흥미롭다.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홍보맨들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대외 업무를 맡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겸 편집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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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을 다루는 기자들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2년 단위로 출입처를 옮긴다. 여러 출입처를 거치는 만큼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은 넓어지겠지만 새로 맡는 분야는 아무래도 낯설기 마련이다. 새 출입처를 맡은 바로 그날부터 주요 현안을 다루는 기사를 써내야 하는 다급한 상황을 맞는다. 주어지는 시간도 많지 않다. 이럴 때 해당 산업 분야의 역사와 국내외 현황에 대해 풍부한 식견을 갖춘 홍보 담당자를 만나는 건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출입처를 파악하는 데 드는 시간이 줄고 기사 아이디어도 더 많이 얻을 수 있게 된다. 기획통으로 출발해 현대제철의 홍보 책임자가 된 저자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은 소양과 지식을 갖춘 분이었다.
철강은 흔히 ‘산업의 쌀’이라고 한다. 자동차에서 조선, 기계, 가전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력 산업 대부분이 철강 제품을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든든한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홍보 책임자로 일한 20년 세월은 한국 철강산업의 격변기였다. 현대제철은 기존 전기로에 이어 고로를 더하면서 포스코에 이어 두 번째 일관제철소를 만들었고,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 부상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가 독점해온 한국 철강산업이 경쟁 체제로 전환한 시기이기도 했다. 철강산업이 경쟁 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현대제철은 선발 업체와 치열한 홍보 백병전을 치렀다. 증권시장에서도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현대제철의 고로 투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이 적잖았다.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일어나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을 시험받기도 했다. 이 책은 현대제철 홍보 책임자로서 이 시기를 온전히 감당한 저자의 비망록이라고 할 수 있다. 정교한 논리와 풍부한 국외 사례를 제시하면서 공격적으로 난관을 돌파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기업 홍보를 기자 접대 정도로 보는 건 먼 과거의 일이다. 20여년 전부터 이미 기업 경영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기업의 존재 가치와 경영 이념을 국민 대중에게 알리고 사회 전반과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기업인 스스로 체감하면서 홍보 부서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잘못된 홍보는 큰 손실을 불러올 뿐 아니라 자칫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홍보 책임자로서 현대제철의 격변기를 감당한 저자의 경험과 식견은 우리 기업에 소중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경영자와 홍보 담당자는 물론,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 최유식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 前 국제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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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Public Relations)를 줄여서 흔히 PR이라고 한다. PR을 잘하려면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리면 된다고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럴 듯한 설명이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리는 데서 홍보맨과 기자와의 갈등이 싹트기 시작한다. 많은 홍보맨은 회사에 불리하고 좋지 않은 사안을 숨기려 하고, 기자들은 기를 쓰고 파고 든다. 반면 홍보맨이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사안은 대개 회사가 잘 하고 있거나 회사에 도움 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언론은 특정 기업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내용을 잘 다루지 않는다. 불리한 것은 감추고 유리한 것은 알린다는 발상은 홍보의 의미와 역할을 너무 축소하고 왜곡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많은 조직에서 홍보가 어렵다고 한다. 부실한 홍보 대응으로 기업이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 경우를 여럿 봤다. 어디 기업 뿐이랴. 정부와 정치권도 대 국민 홍보 부족으로 공들인 정책이 표류하거나 민심 이반을 겪는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좋은 홍보가, 유능한 홍보맨이 기업에, 정부에 반드시 필요함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홍보를 통해 기업은 이미지를 개선하고,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얻게 되며, 손에 잡히는 이익과 성과를 창출하기도 한다. 정부와 정치도 마찬가지다. 돌이켜 보면 유능한 홍보맨에겐 ‘진정성’이란 공통점이 있었다. 기업 홍보팀 직원이든 정부 대변인이든 다들 자신이 속한 조직과 일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이 대단했다. 그리고, 진실했다. 언론과 기자를 신뢰하고 진심으로 대했다. 유리하든 불리하든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는 그들의 헌신을 빼놓고선 이야기할 수 없다. 필자 김경식 ESG네트워크 대표는 대표적인, 유능한 홍보맨이었다.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전하려는 여느 홍보맨들과 달랐다. 철강산업이 우리 사회에 왜 중요한지를 알리려 애를 썼고, 철강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깊이 고민했다. 대화는 제조업 전반으로 이어지고,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장되곤 했다. 『홍보 오디세이』엔 유능한 홍보맨이 되는 실질적인 노하우가 담겨있다. 또한, 조직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젊은 직장인들의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다. 책을 읽다 보면 직장 생활에서 소위 ‘줄’이나 ‘백’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나의 열정이 조직의 성장으로, 조직의 성장이 사회의 발전과 행복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건강한 신념이 결국 모든 성공의 출발점이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치열한 철강맨이자 유능한 홍보맨의 실천 기록이다. - 이상렬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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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식 ESG네트워크 대표는 무려 세가지 분야 전문가다. 첫째는 홍보, 둘째는 기획, 셋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3개 분야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한번에 엿볼 수 있는 일화가 있어 소개한다. 2006년 2월의 어느날 저녁이었다. 퇴근 후 집에서 쉬고 있던 나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기 너머로 당시 현대제철 홍보 책임자였던 김경식 부장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형, 안바쁘면 내 얘기 한번 들어주소. 집 앞으로 가겠소” 기자들은 종종 중요한 취재원의 집 앞에서 밤 늦게까지 취재원을 기다린다. 특종 취재를 위해서다. 이를 업계 용어로 ‘뻗치기’라 부른다. 이런 ‘뻗치기’를 기자가 아닌 취재원이 하는건 난생 처음 겪는 일이었다. 우리는 집 앞 치킨집에서 만났다. 생맥주와 치킨을 안주로 얘기를 나눴다. 당시 현대제철은 창사 이래 가장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었다. 한국에 용광로(고로)를 갖고 있는 철강사는 포스코가 유일했다. 그런데 이 고로를 현대제철이 갖게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자체적으로 쇳물을 뽑아 자동차용 냉연 강판을 만들고 이를 완성차(현대·기아차)에 탑재하는, 원대한 꿈이 실현되기 직전이었다. 모든 언론이 이같은 ‘쇳물 자립’에 주목하고 있을 때, 김 부장이 의외의 얘기를 들려줬다. “남형, 철강 자립도 중요한데 더 중요한게 있어. 이 얘기를 하려고 보자 한거야.” 귀가 솔깃했다. '이건 또 무슨 얘기지?' 김 부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폐차된 현대차의 철판을 가져다가 현대제철이 재활용하는거야. 폐차의 철판으로 철근 등 또다른 철강제품을 만드는거지.”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현대차그룹의 자원순환 모델’이었다. 김 부장은 이 개념의 창안자였다. 나는 그해 3월2일자 신문에 이 구상을 기사로 옮겼고,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뻗치기를 마다하지 않는 홍보맨으로서의 근성과 철강산업에 대한 전문성, 자원순환 모델을 기획한 환경 전문가로서의 면모가 한꺼번에 드러난 에피소드다. 그는 결국 현대제철 중역이 됐다. 지금은 ESG 전문가로서 활약중이다.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게 있다. 그는 전문가 답지 않게 따뜻하고 푸근한 성품의 소유자다. 그래서 기자들의 기억 속에 그는 ‘영원한 형님’으로 남아 있다. - 남기현 (매일경제 편집국 부국장 겸 컨슈머마켓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