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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종점이자 기점인 곳에서
1장 일상은 항상 고마운 민폐 · 요시타케 신스케 『섬세한 체조』 막간의 가치 · 에리히 프롬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조급함과 게으름 · 박솔뫼 『기도를 위하여』 자고 일어나기 · 은유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자나깨나 밥벌이 걱정 · 조르주 페렉 『사물들』 시가 써질 때 · 막상스 페르민 『눈』 우정의 잔여물 · 윤경희 『그림자와 새벽』 하루 인연 · 레슬리 스티븐 『걷기의 즐거움』 뜸 들이기 · 김금희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입주 청소 · 하재영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바라던 바다 · 최진영 『일주일』 행복한 새삼 · 김숨 『너는 너로 살고 있니』 새로운 풍경으로 나아가기 · 생활모험가 『작은 캠핑, 다녀오겠습니다』 우연의 장난 · 신미나 『다시 살아주세요』 2장 내가 나를 믿고 싶은 순간 후면 카메라와 나 · 김종갑 『외모 강박』 자존하고 자중하기 · 조앤 디디온 『베들레헴을 향해 웅크리다』 삶의 수확 · 막심 고리끼 『어머니』 애매함이라는 방황 ·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창문 내는 사람 · 이규리 『사랑의 다른 이름』 오래 걷기 · 윤가은 『호호호』 세대주 본인 · 웨인 다이어 『마음의 태도』 말과 경험의 저울질 · 오사다 히로시 『책은 시작이다』 그래야겠다는 판단 · 젤다 피츠제럴드 『젤다』 성숙한 공허 · 신유진 『열다섯 번의 낮』 생활과 예술 · 박연준, 장석주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 각자 삶의 전문가 · 최인아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3장 사람과 사람 사이 모두에게 좋은 사람 · W. 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대화 같은 대화 · 하이케 팔러 『우정 그림책』 견디게 하는 사람 · 시그리드 누네즈 『어떻게 지내요』 깊은 밤 편지 · 자카리아 무함마드 『우리는 새벽까지 말이 서성이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궁리하는 인간 · 이보람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 정화하는 사람 · 권영원 『영원한 보람찬 세계』 주거니 받거니 · 미바, 조쉬 프리기 『다시 봄 그리고 벤』 가까이 보게 된 사람 · 임고을 『녹일 수 있다면』 움직이게 하는 사람 · 미야모토 테루 『그냥 믿어주는 일』 그 시절로 돌아가 · 나타샤 트레스웨이 『네이티브 가드』 아이 엠 그라운드 · 이주혜 『눈물을 심어본 적 있는 당신에게』 인간성이라는 말 · 심보선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정말로 빛나는 것 · 신해욱 『일인용 책』 4장 바람이 스친 자리 움직이는 사람 · 희정 『일할 자격』 집 하나만 있어도 · 멀리사 와이즈 『예술가가 사는 집』 가까운 미래 · 배명훈 『청혼』 자주 넘어지는 사람 · 김연수 『음악소설집』 쉽지 않은 아침 · 이기호 『눈감지 마라』 공백의 고백 · 공백 『책방 엔딩』 그 생각에 묶여 · 지혜 『매일이 그렇듯』 의미 있는 싸움 · 정세랑 『이만큼 가까이』 일어날 일 · 장진영 『마음만 먹으면』 흐름과 맥락 · 편혜영 『어쩌면 스무 번』 위탁할 수 없는 나날 · 윤혜은 『매일을 쌓는 마음』 5장 사랑이 놓인 자리 사랑의 삼박자 · 마스타니 후미오 『아함경』 한 사람에 대한 메모 · 윤이형 『개인적 기억』 결핍으로부터 · 신용목 『비로 만든 사람』 마주 보는 사랑 · 장자크 상페 『마주 보기』 고갈되지 않는 사랑 · 하인리히 하이네 『노래의 책』 셀프 현상 · 서늘한여름밤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맛있는 청혼 · 이승우 『사랑의 생애』 순간과 순간순간 · 이유리 『좋은 곳에서 만나요』 그럴 수밖에 없어도 · 김경현 『I’M NOT A FANCY. NO, I’M NOT.』 뿌리와 가지 · 장혜령 『사랑의 잔상들』 알맞은 간격 · 도제희 『누구나 킥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부재중 편지 ·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에필로그 아끼는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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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쓴 벼루 같은 어둠을 안다는 것. 나는 그것이 좋아 계속 시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 경쾌한 날에는 정신없이 튄 먹물을 맞은 점박이의 모습이지만, 그건 또 그거대로 아름다운 엉망진창이다.
---p.37 「시가 써질 때」중에서 별다른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좋은 날엔 이렇다 할 기록도 없다. 바쁘지도 나쁘지도 않게 지나가서 오히려 마음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투명한 하루를 사랑한다. ---p.44 「하루 인연」중에서 혼자여도 된다. 혼자여도 충분하다. 나 혼자여도 충분히 이 시간을 이 공간을 누릴 수 있다.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 말없이 있지만 어느 때보다도 많은 말을 스스로 나누고 있다. 이 한마음 소중히 쪼개 먹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나 하나의 마음이 결국 한마음이라는 진리를 언젠가 체득할 수 있을까. 그것이 혼자만 잘 살고 싶다는 마음과 다르다는 전제하에서. 살아가는 마음이 산산이 부서져 천수를 누린 유리 조각처럼 바닷가에서 발견되는 작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비치코밍을 할 때 발견되는 마모된 유리 조각처럼 끝이 부드러운 마음이길 늘 바라고 있다. ---p.55 「바라던 바다」중에서 나는 부탁도 거절도 못 하는 사람이다. 너무 못해서 더러 잘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서툰 사람. 어릴 땐 그게 어른스러운 건 줄 알았다. 스스로 독립적이라고 착각했다. 속으로 끙끙 앓는데 품이 조금도 커지지 않는 날들이 길어졌다.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진정한 독립이란 부탁도 거절도 잘할 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p.75 「자존하고 자중하기」중에서 답을 구하는 과정이라기보다 식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내는 용기가 필요했다. 답 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무엇을 해도 괜찮은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 채근하지 않고 조금씩 시간을 보내는 연습. 누군가 그래도 계획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물어본다면 이조차도 하나의 계획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내 삶의 시작과 끝을 책임질 만한 작지만 용감한 선택을 이어가면서. 대의나 포부는 아니어도 내가 내 삶 하나는 기필코 책임지겠다는 용기로 살 때 무엇이든 반짝였다. ---p.105 「그래야겠다는 판단」중에서 오늘 무슨 일을 했냐고 반복해서 기계적으로 묻는 사람보다 오늘 어떤 기분이 들었냐고 한 뼘 더 깊이 물어보는 사람을 향해 마음이 기울게 되어 있다.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서 어쩔 수 없는 상황과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타고난 사람이라는 게 좋다가도 싫지만, 결국엔 좋은 쪽에 많은 기별을 두기로 한다. ---p.126 「대화 같은 대화」중에서 표현하고 책임지고. 어쩌면 삶은 이 두 가지 재능으로 물드는 하늘일 수도 있다. 때로는 햇빛처럼. 때로는 달빛처럼. 일순간 모든 시간을 채우는 사랑의 재능이 내게도 있을까. 있다면 조금 더 성숙한 모습으로 맞이하고 싶다. 그토록 귀한 한 사람을. ---p.225 「한 사람에 대한 메모」중에서 다소 친절하지 못한 시간을 보낸 스스로에게. 그대로 곁에 있었으면 했던 지난 사람들에게. 이런 순간이 올 줄 모르고 당시 흠뻑 빠져 있던 진심이 있었다고. 언제고 아끼는 마음이었다고 잔잔히 이야기 건넬 수 있는 삶이길. 무엇보다 여전히 곁에 있는 무수함에 환하게 번지는 마음이길. ---p.265 「에필로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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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마다
줄기처럼 잡고 갈 문장들이 필요했다 “마음의 줄기가 되어준 세상의 모든 문장과 그 문장을 길어 올린 분들의 삶. 거기에 꺾꽂이하듯 한 줄 한 줄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내 삶에 기투한 많은 대상과 풍경에도 깊이 감사하다.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줄기의 심정으로 삶을 가다듬고 나아가게 하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길. 그동안 열심히 쌓고 또 열심히 쌓아서 와르르 무너진 진심을 재건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길.” - 작가의 말 마음에 울림을 주고 한 걸음 나아가게 하는 문장들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만날 때가 있다.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나만의 문장으로 만드는 것은 독서의 큰 즐거움이자 귀한 선물과도 같다. 문장이 가슴속으로 전해지는 감동을 느끼며 지친 마음을 위로 받거나,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기도 한다. ‘마음 단어 수집가’를 자처하며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단어들을 수집해온 김민지 시인이 이번에는 ‘성실한 문장 수집가’로 돌아왔다. “삶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마다 줄기처럼 잡고 갈 문장들이 필요했다. 이 책은 『마음 단어 수집』을 내고 일 년 동안 하루하루 읽고 쓴 문장들로 채워졌다.”(프롤로그) “별다른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좋은 날엔 이렇다 할 기록도 없다. 바쁘지도 나쁘지도 않게 지나가서 오히려 마음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투명한 하루를 사랑한다.”(p.44) “사람이 이룰 수 있는 것. 그중 제일은 사랑일까. 어리석게도 나는 내가 받고 싶은 방식으로 원치도 않는 상대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이었는데. 그 뒤로는 그 노력을 한동안 나에게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게 다행이었다.”(p.265) 『하루와 나날』은 김민지 시인이 차곡차곡 수집한 문장 중에서 삶의 고비마다 힘이 되어준 문장들에 의미를 부여해 쓴 산문집이다. 저자는 지친 하루나 일들의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낼 수 있던 건 문장들 덕분이라고 말한다. 삶을 다독이는 문장들을 발판 삼아 하루하루 나아갈 수 있었다고. 그렇게 문장들이 저자를 한 걸음 나아가게 해준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분들의 마음에도 진실된 문장들이 내려앉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