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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어디야?
유월이 와서 포플러나무가 바람에 살다보면 세월 속에 하지만 어쩌겠니? 가을 끝물에 비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난 그래 햇살이 너무 고와서 그랬어 불행의 꼬리를 자르고 눈물바다 3층 303호 다시, 봄 그날 이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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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동안 그 어떤 약속도 만들지 않았고, 이 글 외에 그 어떤 글도 쓸 수 없게끔 해놓았다.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빨리 끝났으면 싶었는데 쓰다가 알아차렸다, 이 글의 끝은 없다는 것을. 아직도 내 상처에 더께가 앉지 않은 걸 보면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막상 써놓고 보니 지나간 시절의 얘기들을 그저 일직선으로 세워놓았다는 자괴감이 든다. 그냥 지나쳐도 될 만한 부분은 너무 세밀하게 기억해서 나열해놓았는가 하면, 또 중요한 그 어떤 일이 있었을 법한 부분을 의외로 간단하게 지나쳤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서 자주 쓰다가 말고, 쓰다가 말고를 거듭했던 게 이리 되었나 보다. …… 삶이 뜻대로 되지 않듯 사랑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에, 이 글을 다듬는 내내 소설처럼 내 얘기를 덤덤하게 잘 이끌 수 없어서 괴로웠다. 이미 죽어버린 사람을 가슴에 묻어두고 사는 것만큼 오들오들 떨리고 힘겨운 삶은 없을 것이다. 만날 수 없다 해도 세상의 어느 하늘 아래선가 살아 숨쉬고 있다, 는 것과 죽어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말은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다. 볼 수도, 만질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먼 사람일지라도 어딘가에 그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 삼아 살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이미 죽어 가슴에 아스라이 묻힌 사람은?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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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저녁,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여자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던 남자는 자신도 여자를 뒤따라 머리를 깎으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남자의 누나와 친구가 길을 가로막자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여자에 대한 그리움에 젖어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남자는 비탈 방의 어둠 저편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에 남자는 불안감에 휩싸이며 곧장 여자를 회사 기숙사로 데려간다. 이후 여자와 다시 시작하게 된 생활이 남자는 마냥 행복하다. 하지만 다시 들이닥친 시련의 순간. 여자는 자기 집으로 끌려가고 남자는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여자의 집을 찾아간다. 제발 우리를 가만히 놓아두라고,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애원하면서.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갈 무렵 여자는 이별의 말을 전해주기 위해 고향집에 머물고 있는 남자를 찾아온다. 상실감에 휩싸인 채 맞이한 새해 첫날, 남자는 제초제 병을 입에 댔다가 다시 병원으로 업혀가게 된다. 이후 자리에 누워 한 달여를 보낸 남자는 여자의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보기 위해 몰래 집을 빠져나온다. 그런데 여자는 이미 유학을 떠난 뒤다. 이후 1994년 늦봄,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던 남자는 다시 여자의 소식을 전해듣고 여자를 찾아간다. 3년이라는 오랜 기다림과 고통과 같던 시간들을 보낸 이후 다시 만나게 된 여자는 아예 정신을 놓고 있다. 그 모습에 남자는 안타까움만 더해간다. 다시 찾아간 여자의 집. 잠깐 동안의 만남 이후 남자가 방에서 끌려나가자 여자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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