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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수상한 카페 사채왕 리스트 이태원 깡통빌라 사채왕의 선물 지검장과 ‘윤핵관’ 제보자 제거 작전 유흥주점에서 잠드는 아이 루이비통 종이가방 “혼자 죽으란 말입니까” 사채왕은 이렇게 진화했다 사채왕의 금고지기 새끼 사기꾼의 탄생 화무십일홍 3인방은 감옥으로 왕은 사라지고 “이게 나라입니까!” 차마 쓰지 못한 말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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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서울 청구동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를 몰고 온 1500억 원대 불법대출 사건. 결국 청구동새마을금고는 문을 닫았다. 금융기관 하나를 망하게 한 천문학적 액수의 불법대출 사건 뒤에는, 이른바 ‘사채왕’으로 불리던 한 남자가 있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내부자를 통해 흘러나온 2000여 개의 녹음파일과 문서 자료 등을 분석해, 청구동새마을금고를 개인금고처럼 주무르던 ‘사채왕’ 김상욱의 실체를 밝혔다. 녹음파일 등을 토대로 김상욱 일당이 금융기관 내 공범을 포섭하고, 명의제공 피해자들을 속이고, 정치인과 검찰들에게 로비를 제공하는 등 그들의 수법을 파헤쳤다. 또, 김상욱이 일당이 제보자의 입을 막기 위해 조작한 사기극의 실체와, 온갖 불법으로 점철된 김상욱의 과거 행각까지 밝혀냈다. 김상욱 일당이 ‘작업’한 경남 창원의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와 서울 이태원의 고급 빌라 등 부동산 대출사기의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사기 피해자들의 망가진 삶을 조명했다. 아무 대책 없이 팔짱만 끼고 있는 새마을금고와 신탁사의 무책임을 비판하고, 새마을금고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안전부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2024년 4월부터 9월까지 20편의 기사로 보도를 이어갔고, 전자책 시리즈 ‘셜록 뉴스북’ 첫 번째 책으로 <사채왕과 새마을금고>를 선보였다. 새마을금고를 집어삼킨 ‘사채왕’... 이것은 모두 ‘실화’다 김상욱과 김재민의 통화 녹음파일만 약 900개. 범죄 ‘자백’에 가까운 그 파일들을 분석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진행될 수 없었다. 녹음파일을 모두 듣고 내용을 정리하는 그 지루하고 힘든 작업을 결국 해냈다. 사기수법을 파악하고 그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발급받은 신탁원부만 약 200통. 상자 다섯 개를 채우고도 넘쳤다. 서울 이태원에서 경남 창원까지 전국 곳곳을 다니며 부동산 물건지를 직접 확인하고, 사기 피해자들을 설득해 입을 열게 하는 일 역시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셜록이 ‘사채왕’ 김상욱 일당의 사기범죄 수법을 낱낱이 공개한 것은, 단순히 이야기의 재미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미래의 피해자들을 막기 위한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세상 사람들은 흔히,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줄 안다. 뭔가 분수에 넘치는 큰 욕심을 부리거나, 어딘가 어수룩한 데가 있어서 잘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만 사기를 당하는 줄 안다. 사기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선뜻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전전긍긍하게 되는 이유다. ‘명의를 빌려줬으니 너희도 공범 아냐?’ ‘순수한 피해자는 아니잖아?’ 피해자들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은 이들을 또 한 번 궁지로 몰아넣는다. 이런 시각은 언뜻 냉정하고 객관적인 듯하지만, 결과적으로 ‘사기범죄’의 본질을 흐릴 뿐이다. 2000개의 녹음파일... 이태원에서 창원까지 끈질긴 취재와 추적 김상욱 일당은 당연히(?)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았다. 사기꾼의 개인금고로 전락한 새마을금고 역시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았다. “믿고 맡긴다”는 신탁(信託)이란 말이 무색하게, 범죄자 일당에게 자동문처럼 활짝 열려버린 무궁화신탁 역시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무궁화신탁은 “마음먹고 범죄 저지른 사람 하나 잡는다는 게, 조직원 100명을 동원해도 못 잡는 게 범죄"라는 소리를 변명이랍시고 늘어놓았다. 새마을금고는 본인들은 오직 ‘채권자’일 뿐이라는 식으로, 대출사기 피해자들에게 부지런히 독촉장을 날릴 뿐이다. 전국적 사기범죄를 기획하고 실행한 김상욱 일당과, 그의 손발이 된 금융기관 직원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빌려주고는, 빚 독촉장만 날리는 금융기관까지.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이 사건에서, 피해자들만 인생의 낭떠러지로 내몰리는 것이 과연 옳은가. 우리는 김상욱 일당의 거짓말에 속아서, 한 번 만져보지도 못한 빚 수억 원을 뒤집어쓴 사람들을 직접 만났다. 어렵게 찾아낸 그들을, 더 어려운 설득을 거쳐 말문을 열게 했다. 그저 돈이 오고 간 사실들만 정리하는 게 아니라, 그들은 누구이며, 왜 사기를 당했는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한 사람 한 사람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을 시도했다. 그런 접근이 이들을 ‘공범’이 아니라 ‘피해자’로 규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기대한다. 보도 이후 ‘사채왕’ 3인방 모두 구속... ‘책임’은 누가 지고 있나 셜록이 보도를 시작하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감사원에 행정안전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고, 기자회견까지 함께 진행했다. KBS는 <영남권 최대 중고차 단지 ‘텅텅’…“1,500억 대 불법 대출 연루” [현장K]>(4. 30.)라는 기사를 내놨고, MBC ‘PD수첩’은 <악마의 대출법, 회장님이 그린 파산의 지옥도>(5. 28.)를 방송했다. 결국 김상욱은 지난 4월 구속됐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공범 전종남 청구동새마을금고 전 상무도 함께 구속됐다. 약 한 달 뒤인 5월 30일 김재민 전 무궁화신탁 대리도 구속되면서, ‘사채왕’ 일당 3인방은 모두 구속됐다. 재판장에서도 김상욱 일당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들의 여죄는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다. 2024년 10월 경찰은 김상욱과 전종남 구속기소 이후에도 추가 수사를 통해 창원 외 다른 피해 지역과 200억 원대 추가 불법대출 및 공범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경찰이 확인한 불법대출 933억 원 중 106억 원은 김상욱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전종남 전 청구동새마을금고 상무는 고급 외제차 등 약 3억 4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겼다. ‘사채왕’ 3인방 모두 구속... 누가 ‘피해자’인가 “누가 피해자입니까? 저도 피해자입니다. 기자님, 누가 제 전화번호 알려줬습니까? 저는 1500억 원 불법 대출한 적도 없고요. 정확하게 어떤 라인을 타고 (연락을 해)왔는가 얘기를 해주세요.” ‘사채왕’ 김상욱은 반론을 요구하는 셜록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허위주장과 모함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만약 취재진이 서울 신설동 카페 등으로 자신을 찾아온다면 “건조물 침입 등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상욱이 공범 김재민과 한 통화에서 그토록 칭찬하던 “검사 출신 고문변호사” S는, 셜록의 보도가 시작되자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거액의 돈을 요구하던 공갈범의 거짓 진술만을 근거로 한 허위보도로, 형사고소, 민사소송 제기할 예정이고, 보도 내용의 사실여부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고 사실인 양 퍼뜨리는 자격 없는 언론매체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S 변호사는 정말로 김상욱과 김재민을 대리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셜록을 고소했다. 셜록 기자 다섯 명의 이름을 모두 고소장에 적어서. 셜록의 보도 때문에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김상욱 일당. 셜록 기자들에게는, 김상욱 일당에게 인생을 훼손당한 피해자들의 연락이 지금도 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