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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양장
이종수
놀북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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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4

산문

꽃과 실직 12
손은 또 하나의 얼굴이다 26
검은 무엇 34
내암리, 워터멜론 슈가 50
로또로 지은 도서관 64
어머니에게는 마당이 필요하다 74
자화상, 사람들 89

산문 속의 시

너도 바깥에서 자지? 107
복권과 나비 108
맑은 날 110
작약 112
단풍여인숙 113
기다리는 동안 기다림은 뭐하나 114
누구나 어둠에서 난다 116
꽃말 117
불면 118
점심 120
자주쓴풀 보러 갔다 122
일기28 124
일기29 126
일기 31 128
일기 33 130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131
아기 하나만으로 132
시 창작교실 합평 시간 134
일기 40 136
일기 45 137
새 유리 138
무지개철 140
현호색 군락지 142
개똥 밟았다 143
일기 50 144
옛 이야기 하나 145
일기 51 146
쌀안 장터 꿀벌식당 제비 148
바위풍뎅이 150
달팽이길 151
일기 45 152
금적사 155
일기 46 156
일기 58 158
반미 160
단감 161
줄다리기 162

Epilogue 164

저자 소개 1

전남 벌교에서 태어나 청주에서 참도깨비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책과 시를 기본소득 삼아 살고 있다. 199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장닭공화국」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처럼』, 『달함지』, 『안녕, 나의 별』, 『빗소리 듣기 모임』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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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16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130*190*20mm
ISBN13
9791191913408

출판사 리뷰

그림과 산문과 시로 엮어낸 치유와 성찰의 기록

이종수의 시산문집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은 그림과 시, 산문이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이다. 전업 작가로서 생계를 이어가는 어려움 속에서 시작된 그림 그리기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시인의 삶을 지탱하고 치유하는 중요한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제목에서 풍기는 유머러스한 뉘앙스처럼, 이 책은 일상의 고단함과 창작의 기쁨을 유쾌하고 진솔하게 담아냈다.

시인은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틈틈이 그림을 그렸고, 그 과정에서 자연과 사람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갔다. 책의 서문에 드러난 이야기는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림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담고 있다. 아이들과의 교감을 통해 시작된 초상화, 기린에 얽힌 아버지와의 추억, 연밭에서 여름날의 풍경 등 시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그림들은 단순히 시각적 기록을 넘어 시적 정서와 사유를 담아낸다.

산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꽃과 실직」에서는 어려운 시기를 버티게 해준 자연 속의 위안을, 「어머니에게는 마당이 필요하다」에서는 가족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자화상과 사람들」에서는 '1일 1 그림'을 실천하며 얻은 창작의 기쁨을 이야기한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 시인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통로가 되었고, 시를 깊이 있게 다듬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산문 끝에 실린 37편의 시이다. 그림과 산문이 그린 세계를 시로 이어받아 더욱 풍부하게 확장한다. 특히 시인은 그림을 통해 자신의 언어적 한계를 넘어서려 했으며, 이는 시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Prologue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그냥 흉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은 마음을 담아서 그림 속으로, 내가 보고 있는 대상에게로 들어가는 길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린은 벌교초등학교 낙성분교 소사였던 아버지가 무궁화동산에 만든 진짜 목이 긴 동물이자 꿈에서 내려오는 별의 미끄럼틀이었다. 기린 앞에서 찍은 유일한 사진에는 금방 콧물을 문대고 서 있는 나와, 그때의 아버지보다 나이 먹은, 아니 지금의 나보다 젊은 아버지가 있다.

오사카동물원에서 만난 기린이 높은 천장에서 사육사의 손짓에 고개를 떨구듯 재회한 장면이다.

큰 아이가 태어나서 배냇저고리를 입고 있을 때 저절로 입이 벌어지는 기쁨 속에서 처음 그림을 그려줄 때를 떠올린다. 어쩌다 우리한테 왔을까? 어떻게 이런 녀석이 찾아와 주었을까 신기해하며 얼굴을 들여다보며 무작정 그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고 그리다 보니 평화롭게 잠이 든 아이가 그림 속에 들어가 있다.

자주 가는 연밭에서 거의 날마다 연잎 사이 개구리처럼 놀았다. 색연필 몇 자루로 절집 한 채 그대로 앉아 있는 듯한 연꽃을 그려보았다. 그 빛에 놀았던 여름 한쪽이나마 전달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림을 끄적거리면서 자주 가는 곳이 그림을 낳는다는 느낌이다. 그동안 많은 말로 표현을 했다고는 하지만 정작 들여다보면 색과 빛 모두에 맹하다는, 언어마저 잘못 보고 느낀 어눌함 그 자체였다는 것을 그리면서 느끼다 보니 더 자주 쏘댕겨야겠다고 다짐한다.

2024년 겨울
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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