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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에필로그 *작가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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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하고 우렁찬 목소리들이 촬영장에 울려 퍼졌다. 서늘한 공기로 가득 찬 세트장에서 반팔을 입고 촬영하던 배우들이 인사를 나누며 천천히 빠져나왔다. 단정하게 빗어 넘겼던 짧은 머리가 답답한지 거칠게 헝클던 한 남자가 긴 다리를 움직여 걷자 여자 스태프들의 시선이 쏠렸다.
그 또래의 남자들이 섞여 있었지만, 여자들의 시선을 단연 끌어모으는 사람은 모델 출신으로 최근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한 배우, 권정이었다. “정이 씨, 수고했어요.” “예.” 36시간이 넘게 눈을 붙이지 못했다. 카메라 앞에서 생생하던 표정은 사라지고 피로한 기색이 눈가에 어린다. 그럼에도 스태프들이 건네는 인사에 단정하게 고개를 꾸벅인다. 조각 같은 타입은 아니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인상이 강해서 한 번 보면 기억에 오래 남는 얼굴이었다. 최근까지 모델로 활동해서 그런지 걸음걸이가 곧고 시원스럽다. 모델 시절 다소 슬림했던 몸을 적당히 키워, 최근 여성잡지 표지에 반라로 등장했던 것이 큰 호응을 불러 모았다. 싸늘한 늦가을의 공기가 으스스한지 정은 얇은 면 티셔츠 너머 어깨를 슥슥 문지르며 매니저가 내미는 점퍼를 받아 들었다. “야, 수고했어. 피곤하지?” “졸려. 머리가 멍해.” “타. 강남 오피스텔로 갈 거지?” “응. 아, 아니. 문정동에 내려줘.” 뒷좌석에 길게 드러누우며 중얼거리는 정의 말에 매니저 성수가 슬쩍 돌아보았다. 한마디 할까 싶었지만 이미 안대를 둘러쓴 정은 금방이라도 잠들 태세에 돌입하고 있었다. 오늘은 많이 피곤할 테니 다음에 기회를 잡아서 이야기하자, 생각하며 성수는 시동을 걸었다. 경기도에 지어진 세트장으로 출퇴근하는 길에는 제법 차들이 많다. 게다가 오늘은 주말. 정의 취향에 맞춰 은은한 클래식을 작게 틀어놓고, 성수는 차를 몰았다. “내일 오후 3시까지 사무실 가야 하니까 데리러 올게. 너 그때까지 여기 있을 건 아니지?” “봐서. 연락할게, 형.”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