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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신분사회
호주제 폐지 이후의 한국가족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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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기획의 말 | 포스트 호주제와 퀴어가족정치

1부 가족은 왜 신분이 되는가

가족법 개정운동과 호주제 폐지 이후의 과제 - 김대현
트랜스젠더 성별변경과 가족제도 - 나영정
아동?청소년의 가족구성권 - 김현경

2부 ‘정상가족’을 벗어난 시민의 삶은 가능한가

가족 뒤로 숨는 국가와 사회복지제도의 ‘가족’ 호명 비판 - 성정숙
정상가족 밖에서 생존의 세계를 모색하는 한부모여성 - 김순남
비혼 단독 출산으로 보는 여성의 재생산 권리 - 김소형
다문화가족 정책과 결혼이주여성 - 장서연

3부 삶과 죽음은 어떻게 가족정치의 의제가 되는가

탈시설 운동과 가족구성권 - 김다정
가족의 안과 밖을 질문하는 퀴어-비혼 정치 - 이유나
죽음 이후의 가족 - 한가람

4부 새로운 결속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다양한 친밀성과 돌봄 관계를 위한 제도적 공간 만들기 - 정현희
동성 결합의 실천과 혼인평등 운동 - 이종걸
관계와 시민의 기본값을 바꾸는 1인 가구 - 홍한솔

주석

저자 소개 1

가족구성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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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구성권연구소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가족·공동체를 구성하고 그 형태나 상황이 다르더라도 차별 없는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가족구성권’이 확보되는 사회를 위해 활동한다. 소수자, 페미니즘, 인권의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연구하며, 가족다양성을 넘어 여러 친밀성과 유대 관계의 실천을 포착한다. 나아가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마주하게 되는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한다. 2006년, 호주제 폐지운동을 함께 했던 학자, 활동가 등 구성원이 모여 ‘다양한 가족 형태에 따른 차별 해소와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연구모임’을 시작하였다. 한국사회의
가족구성권연구소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가족·공동체를 구성하고 그 형태나 상황이 다르더라도 차별 없는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가족구성권’이 확보되는 사회를 위해 활동한다. 소수자, 페미니즘, 인권의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연구하며, 가족다양성을 넘어 여러 친밀성과 유대 관계의 실천을 포착한다. 나아가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마주하게 되는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한다.

2006년, 호주제 폐지운동을 함께 했던 학자, 활동가 등 구성원이 모여 ‘다양한 가족 형태에 따른 차별 해소와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연구모임’을 시작하였다. 한국사회의 인구 구조와 가족 구성의 급격한 변화에도 가족제도-가족정치는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2018년 가족구성권연구소로 개소했다. 가족 실태와 변동에 대한 조사, 가족법·가족제도 변화를 위한 정책 제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참여 등을 해 오고 있다. 『여기는 무지개집입니다』,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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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2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04g | 140*210*19mm
ISBN13
9791196767495

책 속으로

한국사회에서 호주제 폐지운동은 가족이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성차별을 공고히 하는 국가의 제도적인 기획임을 공론화하는 가족정치의 중요한 획이었다. 또한 인권과 시민권의 관점에서 가족을 새로운 관계를 계획하고 상상하는 변혁의 장으로 인식하는 흐름을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호주제의 폐지를 통해서 새로운 가족정치는 ‘완성’되었는가? 호주제 폐지를 법적으로 호주가 사라지는 것으로만 본다면 포스트 호주제는 이미 완성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호주제 폐지 이후에도 가족제도는 남성?이성애?결혼?비장애 중심적인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체제를 통해서 ‘가족의 정상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리는 한국사회 곳곳에서 작동하는 이 정상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p.7~8

결정적으로 일제강점기 호주제의 근간이 되는 장자 단독 상속, 호주 남성에 매여 스스로 인감도장도 재산권도 가질 수 없는 기혼 여성의 법적 무능력자 규정 등은 모두 조선의 관습이 아니라 일본 메이지 민법에서 기원한 것이었다. 관습 조사는 이러한 일본 민법의 젠더 불평등한 체계를 표준으로 삼아 진행되었다. 즉 일제는 관습 조사를 통해 조선의 관습을 사실상 발명하고 창안하였으며, 그렇게 발명한 관습을 근거로 일본 민법의 호주제를 조선에 적용해 나갔다.
--- p.29~30

모든 사람은 태어나 지정된 성별을 부여받고 가족관계등록제도 안에서 여성은 딸?아내?어머니로, 남성은 아들?남편?아버지로 배치된다. 젠더 구분의 기반 위에 세워진 가족제도는 이 구분 바깥의 제도를 상상하지 않음으로써 이와 불화하는 존재들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고 신분제도로서 이들을 제대로 공시할 수 없다.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차별과 불이익은 오롯이 개인의 짐이 되었다. 이러한 젠더체제는 섹슈얼리티에 대한 국가 통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 p.61~62

국가는 통제적이고 제한적인 복지제도와 ‘선가족-후복지’라는 운영 방식을 통해 가족에게 가족구성원 개인의 생존과 돌봄의 책임을 전가하고 그 비용까지 떠넘겨 왔다. 이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이를 담당할 가족을 안정적으로 재생산해 내는 것이다. 국가는 정책 대상을 ‘가구’와 ‘세대’로 규정하여 서비스를 전달하고 관리하면서 개인이 아닌 가족을 사회의 기본 단위로 삼아 정책을 집행해 왔다. 개인을 항상 가구/세대/가족이라는 묶음 안에서 확인하도록 만들어 왔다.
--- p.114~115

결국 요보호여성이라는 범주는 제도적?사회적으로 가난한, 집을 떠난, 남편이 없는 여성을 호명하며, 동시에 가난 속에서 생존해 온 여성의 노동을 병리화?낙인화하면서 보이지 않게 만드는 기제로 작동하는 것이다. 또한 ‘정상가족’, ‘정상출산’, ‘정상양육’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이성애-중산층 여성과 이미 그것을 수행할 가능성이 부재한 ‘자격 없는’ 여성의 삶을 구분하면서 구성되는 위계적인 젠더 규범이기도 하다. 이렇듯 성적 낙인, 빈곤, 젠더체제가 교차되면서 작동해 온 정상가족 질서는 여성의 삶의 자리를 이성애 가부장제 가족 안에서의 역할로 한정한다.
--- p.143

현행법상 가족은 개인의 의사결정을 대리할 수 있으며(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공직선거법), 가족구성원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의료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가족은 하나의 공동체로서 통합적으로 지원되며(국민연금법,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돌봄의 공동체이자(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경제적 이해 공동체로 인정된다(소득세법). 즉, 가족은 한 시민의 사회안전망 설계 전반에 개입되어 있는 것이다.
--- p.242~243

가족을 구성할 권리는 각기 다른 개인이 상상하고 만들어 가는 관계를 토대로 가족을 정의함으로써 현재의 가족 중심 사회 모델을 개인 중심으로 바꾼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를 가족 집단에서 개인으로 바꿀 때, 관계와 시민의 기본값이 바뀐다. 1인 가구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주체 중 하나로서 가장 작은 단위에서 가족구성권을 실현한다. (…) 가족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누구나 사회안전망에 포함되어 평등한 시민의 권리를 누리도록, 제도와 정책이 바뀌어야 할 때다.

--- p.287~288

출판사 리뷰

호주제의 유산: 가족신분사회

2005년 2월 3일, 헌법재판소는 호주제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한국사회의 성차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호주제가 폐지되었다. 호주제는 한국의 전통문화나 미풍양속이 아닌 식민지 기간 일제에 의해 유입된 것으로, 1947년 일본이 호주제를 폐지한 이래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에만 존재해 온 가족법 체제였다. 가장에게 가족 내 친권과 재산권 등을 독점케 하고 그것을 남성 직계비속에게 우선 세습하는 호주제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사회의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장면들을 수없이 만들어 냈다.

호주제 폐지로 법적인 호주는 사라졌다. 그러나 그 유산은 민법과 사회복지제도, 여타 수많은 법제도에 남아 변함없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전히 한국사회는 이성애 규범성을 따르는 ‘정상가족’의 구성을 통해 사회적 ‘신분’을 획득할 것을 개인에게 요구한다. 건강가정기본법과 민법이 정의한 대로 “혼인, 혈연, 입양으로 이루어진” 관계만이 법적 가족으로 인정받고, 이에 부합하지 않는 개인/관계는 자격을 얻지 못한 채 불평등과 차별, 낙인을 경험한다. 성별이분법적인 젠더체제를 바탕으로 하는 가족제도는 이와 불화하는 존재를 제대로 포착조차 하지 못한다. 호주제 폐지의 핵심을 사회적 신분의 철폐로 본다면 그 기획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한국사회를 ‘가족신분사회’라고 명명한다.

포스트 호주제의 과제: ‘가족’에서 ‘가족들’로

이 책은 호주제 폐지 이후 20년간의 한국가족정치를 돌아보며,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인구 구조와 가족 구성을 살핀다. 13명의 필자는 각자 자리한 현장에서 생성된 의제들로 가족정치의 장면을 분석한다. 이미 한국사회에는 정상가족과는 다른 방식의 생애 모델을 구축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출현해 있다. 이렇듯 이성애 규범적인 관계성을 교란하며 차별적인 가족제도에 대항하는 ‘다양한 가족’에 필자들은 주목한다.

특히 트랜스젠더, 아동ㆍ청소년, 한부모여성, 결혼이주여성, 비혼여성, 장애인, 동성 부부, 1인 가구 등 소수자의 관점에서 ‘가족’을 끈질기게 질문한다. 기존의 가족제도로부터 억압되고 추방된 이들이 만들어 내고 있는 돌봄, 친밀성, 연대의 장이 새로운 사회를 추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발적인 돌봄을 바탕으로 한 이들의 관계는 “가족신분사회 너머의 세계”를 현실로 이끌어 내고 있다. 지금까지 가족다양성이란 말은 ‘취약가족’이나 ‘위기가족’의 완곡한 표현에 가까웠지만, 이제 진정한 의미의 ‘가족다양성’이 이뤄질 때가 다가온 것이다.

가족신분사회 너머의 세계로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는 다음 네 개의 질문으로 구성된다. 가족은 왜 신분이 되는가, ‘정상가족’을 벗어난 시민의 삶은 가능한가, 삶과 죽음은 어떻게 가족정치의 의제가 되는가, 새로운 결속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 질문들은 가족/신분제도로 인해 빈곤과 불평등, 차별을 경험한 수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품어 온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각각의 질문은 그 자체로 문제의식인 동시에 새로운 사회로 향하는 동력이다.

호주제와 관련한 지난 수십 년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년 전 호주제 폐지를 이끌어 낸 이들의 연대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계속 확장하고 있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연대의 한 부분이다. 누구나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가질 수 있고 가족이 아닌 개인으로서 사회적 안전망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족신분사회 너머의 세계’를, ‘모두’가 함께 요청하고 있다.

추천평

2005년 2월, 헌법재판소는 호주제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호주제가 내포한 체계적인 성차별을 인정하였지만 식민지적으로 구성된 ‘한국의 전통관습론’에 대해서는 논파하지 않음으로써 한국가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린 헌트는 프랑스혁명이 왕의 목을 자름으로써 ‘공화정 가정의 아버지의 목’도 베었는지 물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호주제 폐지는 ‘호주의 목’을 진정 베었는가? 이 책은 그로부터 20년 후, 현재와 미래의 시점에서 포스트-호주제의 과제를 짚는 귀중한 작업이다. 호주제 폐지 결정이 가족 내부의 불평등을 주로 문제 삼았다면, 이 책은 그에 더해 가족 ‘밖’의 불평등, 요컨대 ‘정상’과 ‘비정상’ 가족 간에 산재한 차별의 지점들을 조명함으로써 한국시민이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보편적으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나아가 이러한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 ‘가족’에서 ‘가족들’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 양현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사회에서 가족을 구성하고 돌보며 산다는 것은 어렵고 두려운 일이다. 이 현실은 특정한 개인들의 실패가 아니다. 법이 정한 경직된 가족구조, 사회가 촘촘하게 주입시킨 가족각본, 가족에게 생존을 맡겨 두고 뒷걸음질 친 사회보장제도, 정상가족 바깥의 이들을 낙인찍고 분리시키는 시설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가족신분’을 쟁취하는 일에 내몰린다. 가족불평등은 개인의 숙명으로 돌려지고, 행복한 가족은 성공한 소수가 향유하는 성취처럼 보인다. 우리의 삶을 잠식하는 ‘가족신분사회’를 돌아보아야 한다. 연대를 바탕으로 서로를 돌보는 다양하고 평등한 가족으로의 세계관 변혁이 필요하다. 20년 전 호주제 너머의 세계가 상상 불가능했지만 사실은 바로 옆에 기다리고 있었듯이, 이 견고한 가족신분사회 너머의 세계가 이미 곁에 와 기다리고 있음을 이 책이 보여 준다. - 김지혜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교수, 『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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