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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1 #2 #3 #에필로그 #외전 #특별 외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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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혼하고 싶은데.”
이한이 여유롭게 웃었다. 차분하다. 먼저 그녀의 대답이 듣고 싶다는 듯. 포식자 최상위층 꼭대기에 우뚝 선 남자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러나 나른하게 올라간 입매와 달리 눈은 웃지 않아 선득했다. 그다음 행동은 그녀의 대답에 따라 달렸다는 양. 설연은 바르르 떨리던 입술을 간신히 열었다. “당신이 끔찍하게 싫으니까요.” 나를 농락한 당신이 너무 밉다. 그런 당신에게 매사 기대를 품는 자신이 끔찍하다. “다 알고 있었잖아요. 내가 당신한테 억지로 맞춰 주고 있는 거.” “…….” “그걸 알면서도 날 제멋대로 휘두르려고 한 건 당신이잖아.” 날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자기 욕망에만 충실한 남자. 어디서나 그의 아래서 흔들리며 망가진 자신과 달리, 매사 꼿꼿하고 고고하게 행위를 끝내던 그였다. 이게 얼마나 비참하고 지옥 같은지 그는 모르겠지. “당신 가족들이 얼마나 날 이 집안에서 빈대보다 못한 오물 취급하는지 모를 거야. 그러니, 제발 날 좀 놔줘요.” 설연이 눈물범벅인 얼굴로 그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설연의 마지막 발악이었다. 그러나 설연을 한참을 보던 그가 피식 웃는다. 설연의 눈꺼풀이 살짝 떨리는 사이, 뺨을 쓰다듬던 손이 순간 턱을 거세게 잡아챘다. “아흑―.” “혹시 남자라도 생겼어? 아님 이태하가 부추겼나.” “그게 무슨―.” 제 말을 전혀 듣지 않은 듯한 반응에 설연은 일순 눈물을 멈추었다. 웃음기가 서려 있는 새까만 눈에 어느새 초점이 나가 있었다. “아니면 한설연이 이런 깜찍한 생각을 할 리가 없잖아.” “아―!” 순간 설연의 어깨가 거세게 밀쳐졌다. 설연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의 아래에 깔린 상태였다. 그는 시선만으로도 지독하게 설연을 붙들어 매었다. 그가 내려다보는 시선에 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잔뜩 일렁였다. 그가 한쪽 입술을 매혹적으로 끌어 올렸다. “내가 끔찍하다고.” 일순 그의 입술 끝에 비릿함이 묻어났다. “어쩌지, 난 놓아주기 싫은데.” “…….” “난 그런 모습을 더 좋아해서. 말로는 끔찍하다고 하면서, 아래로는 좋다고 발광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