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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실에서
2. 반지하방 고양이 3. 목련 4. MOTEL 5. 취미 6. 조카 1 7. 애제자 8. 친구에게 9. 귤밭의 테두리 1 10. 귤밭의 테두리 2 11. 생일 12. 퇴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 노약자석 13. 조카 2 14. 커피 15. 야산의 살점 16. 화투 17. 대릉원 돌담길 18. the cut 19. 닷샛날 20. 도시의 밤 21. 산책 22. 찻주전자(찻집 ‘아리솔’에서) 23.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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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네 살
중에 삼촌 발음도 못 뗀 네 살 녀석이 “삼뚄” 외치면서 거실을 다다다 뛰어와 물풍선 마냥 제 몸을 던진다. 수 시간 놀아주다가 지쳐 거실 모서리로 잠시 피신해 있던 내 품 안으로 네 살배기의 귀여움이 또 터진다. 똑같이 뛰어오지는 않아도 멀찌감치에서 자기도 안기고 싶어 하는 표정이 꼭 어린 시절의 날 닮은 여섯 살 소극적인 녀석. 물풍선을 내려놓으면 그다음은 네 차례다. --- pp. 34-35「조카 1」 중에서 …(중략) 아빠의 말투는 과연 부드러워졌다. 앉혀 놓고 대화할 줄을 몰라 그저 하나로 열을 판단해 버리던, 우리 아빠가 맞나 싶었다. 동시에 마시고 있던 달달한 라떼가 사약 같이 쓰다. 날 위해 결혼식 자금을 마련해 놨다니. 내일 서울로 돌아가면 나는 여전히 풋내기 작가이고, 따라서 더 열심히 글쓰기에 매달려야 하는데, 이런 내 각오를 밝히자니 유튜브로 배운 아빠의 말투가 너무도 부드러웠다. --- pp.92-95 「닷샛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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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에 사는 작가는 삶이 고되다고 감정적인 푸념을 늘어놓는 대신에 사람 냄새 진하게 풍기는 글들을 지어낸다. 작은 볕이라도 들길 바라며 콘크리트 벽 사이에 하얀 튤립 꽃을 놓아두는 작가의 행동처럼, 그는 글을 쓸 때에도 평범한 일상에서 작은 온기들을 길어 올려 백지 위에 빛처럼 새겨놓는다. 독자들이 그 빛을 발견할 때마다 그의 부끄러움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될 것이다. - 이보람 ('헬로’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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