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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왜 전쟁을 부정하는가
전쟁에 관한 열 가지 철학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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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세계사
2장 법
3장 권력
4장 해방
5장 자기보존
6장 영웅
7장 제도
8장 불안
9장 종교
10장 군사주의
에필로그
후주

저자 소개 2

군나르 힌드리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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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nar Hindrichs

바젤대학교 철학과 교수다. 스위스 철학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 국제헤겔협회 부회장이다. 2007년 하이델베르그 과학아카데미로부터 학술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비판 이론Zur kritischen Theorie》(2020), 《혁명의 철학Philosophie der Revolution》(2017) 등이 있으며, 《철학은 왜 전쟁을 부정하는가》는 지은이의 첫 국내 번역서다.
서강대학교에서 수학과 종교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독일 밤베르크대학과 뮌스터대학 박사과정에서 종교사회학, 사회윤리, 정치윤리를 공부했다. 2017년부터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그리스도인의 신앙』, 『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 『나와 타자들』, 『버려진 노동』, 『금지된 지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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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45*210*20mm
ISBN13
9791188719273

책 속으로

이런 사유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내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무슨 일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이 책에 담긴 사유는 당위가 아닌 인식, 즉 ‘시대전환’적 전쟁이라는 현재 전쟁에 대한 인식이다. 자신의 전제와 한계를 아는 철학이라면 인식 이상의 일을 하지 않는다. 성찰과 사유에서 행동을 결정하는 일은 정치적 판단력의 과제일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그러므로 역사라는 도살대는 결코 권력을 마구잡이로 실행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역사 안에서 자유 의식, 즉 이성적인 어떤 것이 형성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형성이 바로 보편 정신의 실현이다. 이것을 이해하면 인간의 재앙도 보편 정신의 실현에 통합될 수 있다.
--- 「1장 세계사」 중에서

전쟁에서 한 당사자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그 당사자는 자신이 부당하다고 여기는 사실에 맞서 자신의 정당성을 폭력으로 관철하려고 한다. 그러면 다른 전쟁 당사자는 이 폭력을 법에 어긋나는 사실로 보고, 이에 저항해 자신의 법을 관철하려 노력한다. 이렇게 전쟁 당사자들은 사실성과 타당성을 서로 나누어 갖는다. 즉 자신에게는 타당성을, 상대에게는 불법적 사실성을 각각 할당한다. 그리고 상대의 폭력적 법 집행에 똑같은 폭력적 법 집행으로 응수한다. 그 결과 적대적 당사자들은 불법적 전쟁을 포기하라는 법적 요구를 공유하고, 이것이 전쟁의 동력이 된다.
--- 「2장 법」 중에서

육체의 힘이 균형을 잃을 때 병에 걸리듯이, 인간 사회도 힘의 불균형 때문에 병에 걸린다. 이런 불균형의 결과가 전쟁이다. 안전, 복지, 명성, 야망, 자유에 대한 사랑 등은 그 자체로 보면 전혀 나쁘지 않은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균형은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전쟁은 질병과 닮았다.

전쟁이 악한 짓을 꾸민다고 해서 전쟁 안에 악함이 들어 있는 게 아니다. 전쟁이 악한 이유는 권력 자체가 악하기 때문이다.
--- 「3장 권력」 중에서

주체는 ‘자기보존’의 원리에 근거한다. 이 원칙에서 전쟁이라는 폭력이 나온다. 프로이트는 제1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후 생명의 보존과 통합 원칙 옆에 파괴와 죽음의 원칙을 나란히 세웠다. 프로이트가 보기에 인간 학살과 물질적 소모전은 쾌락의 원칙을 넘어 죽음 충동을 통해서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로이트는 죽음 충동이 생명 충동 옆에 나란히 서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기보존의 추구에서 생명 충동과 죽음 충동은 결합한다. 인간은 타인의 생명을 파괴하면서 자기 생명을 방어하기 때문이다.
--- 「5장 자기보존」 중에서

숭고한 이상을 위해 전쟁을 지지하는 태도는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태도는 선한 일을 위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열광을 만들어낸다. …… 슐뢰겔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영웅적인데, 이 전쟁은 자유라는 이상을 지키기 때문이다. 이런 영웅의 모습은 러시아 침략자들에 맞서는 전사들의 자기 헌신에서 나온다.
--- 「6장 영웅」 중에서

자기보존을 위한 제도로서의 전쟁은 형이상학적 근거인 ‘불안’에 기초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전쟁의 극복은 형이상학적 근거인 ‘희망’과 연결될 것이다.
--- 「8장 불안」 중에서

군사주의는 퍼레이드, 무공훈장 혹은 병영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쟁을 정치 활동의 연장으로 끌어가기 위해 인간의 공동생활 곳곳에 투입된다. 군사주의는 자신의 투입을 통해 인간의 공동생활을 군사화된 관계 안에 더 강하게 통합한다. 즉, 군사주의와 인간의 공동생활이 하나의 매듭으로 묶인다. 이렇게 전쟁에서 벗어나 있던 일탈적 생각, 행동, 감정이 전체적으로 순화되어 통합되고, 대부분 강제 없이 오직 전쟁 정신으로 스스로 뛰어든다. 이런 방식으로 군사주의는 사회 통합적 민간 형태들로 구성된 부르주아 사회를 다른 형태로 바꾸어놓는다.

--- 「 10장 군사주의」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전쟁이란 무엇인가 - 전쟁에 관한 다양한 정의

프로이센 출신 군인이자 군사 사상가인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다른 수단을 이용한 정치적 왕래의 연장”이라고 말했으며, 마하트마 간디는 ”인간성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말했고, 윈스턴 처칠은 “모든 악 중에서 가장 큰 악이며, 인간 갈등의 가장 끔찍한 형태”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철학자들은 전쟁을 어떻게 정의할까? 먼저 카를 마르크스는 전쟁을 주로 경제적·계급적 갈등의 결과로 보았으며, 자본주의 국가들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계급 투쟁’으로 해석했다. 또한 토마스 홉스는 “모든 이가 모든 이를 적으로 간주하는 상태”로 정의했다. 홉스는 자신의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자연 상태’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벌인다고 설명하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 사회 계약을 통해 국가 권력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헤겔은 전쟁을 역사적 발전의 중요한 단계로 보고, 전쟁이 인간 정신과 국가 발전의 일부로, 민족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진보를 이끌어낸다고 믿었다. 군사 사상가든, 정치인이든, 철학자든 모두가 제각각 전쟁에 관해 정의하고 있지만, 동일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시대적 배경에 따라 전쟁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군나르 힌드리히스는 이러한 전쟁에 관한 각기 다른 정의가 전쟁과 무관하지 않은 개개인의 현실적 위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전쟁에 관한 온전한 철학적 성찰은 전쟁으론부터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때, 즉 전쟁과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전쟁과 거리 두기 - 철학적 사유가 전쟁에 동원되는 것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

그렇기에 이 책에 담긴 성찰과 사유는 전쟁과 거리를 두고 진행된다. 저자는 “오늘날의 전쟁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찾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전쟁의 고유한 특성을 우리 시대의 조건 속에서 규정하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근본적 관점에서 현재의 전쟁을 관찰하고 자기 시대를 사유 속에서 파악하는(헤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유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내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무슨 일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이 책에 담긴 사유는 당위가 아닌 인식, 즉 ‘시대전환적 전쟁’이라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현재 전쟁에 대한 인식이다. 저자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전제와 한계를 아는 철학이라면 인식 이상의 일을 하지 않는다. 성찰과 사유에서 행동을 결정하는 일은 정치적 판단력의 과제일 것이다. 행동의 지침 대신 인식을 얻기 위해 철학은 전쟁과 정신적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 시민사회는 전쟁이 발생하면 자신이 직접 공격받고 있다고 느낀다. 자신을 공격받는 전쟁 당사자와 동일시하고, 이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 공격하는 전쟁 당사자의 편으로 이해한다. ……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는 스스로 전쟁의 당사자이자 다른 수단들을 이용해 전쟁을 수행한다고 이해한다. …… 시민사회의 논쟁과 담론은 자발적으로, 강요받지 않은 채, 저절로 호전적 목표와 기능을 옹호하고 지지한다. 반대로 시민들의 평화 요구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잊어버린다. 이런 상황이 전쟁에 관한 철학적 성찰과 사유를 어렵게 만든다. 철학적 성찰과 사유를 전달하는 매개체는 담론과 논쟁이다. 하지만 담론과 논쟁이 펼쳐지는 시민사회 자체가 전쟁 당사자로 등장하면서 철학의 매개체는 사라져버린다. 매개체를 다시 확보하려면 철학적 성찰은 전쟁과 거리를 두고 진행되어야 한다.”(5~6쪽) 즉 전쟁과 거리 두기는 철학적 사유가 전쟁에 동원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기에 한 걸음 떨어져서 전쟁을 철학으로 바라보고 인식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철학은 왜 전쟁을 부정하는가 - 전쟁의 부정은 평화의 긍정

이 책은 오늘날 전쟁의 근본 요소들을 다루고 있다. 각 장의 주제인 세계사, 법, 권력, 해방, 자기보존, 영웅, 제도, 불안, 종교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그 철학적 반성들 또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또한 마지막 주제인 ‘군사주의’는 앞의 아홉 가지 주제의 일반적인 사회 구성 기능을 다룬 결론적 성찰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에필로그에서는 성찰과 사유의 목표인 평화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책 전체에 들어 있는 반군사주의를 분명하게 밝힌다. 세계사는 체념으로, 법은 운명으로, 권력은 악으로, 해방은 지배로, 자기보존은 자해로, 영웅주의는 독선으로, 제도는 무방비 상태로, 불안은 소멸로, 종교는 폭력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마지막 열 번째 관점에서 이 모든 아포리아의 일반적 사회 구성 형태, 즉 인간의 공동 행위를 질식시키는 군사주의를 분명하게 표현한다.

저자는 말한다. “이 특성들은 아포리아로 흘러가므로 전쟁을 부정한다. 그러나 이 특성들은 외부의 관점에서 전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전쟁이 만드는 사회적 복합체 내부”적 관점에서 부정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추상적으로’ 전쟁이 나쁜 것임을 알고, 전쟁에 ‘아니오’라고 말한다. 이런 추상적 부정은 부정의 대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을 막는다. 그러므로 추상적 부정은 무지하고, 순진하며, 자의적인 것으로 쉽게 훼손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전쟁을 찬성하는 쪽과 전쟁을 반대하는 쪽이 서로 맞서고, 힘이 센 쪽이 이길 것이다.

하지만 전쟁에 대한 규정적 부정은 사태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단지 사태를 이해하는 것이지 태도나 행위를 추가해 보여주지 않는다. 여기서는 사태 이해가 동시에 사태 부정을 의미한다. 이럴 때는 강한 쪽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절한 사태 이해가 더 큰 영향력을 얻는다. 따라서 논쟁은 ‘규정적 부정이 실제 그 사태를 이해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뀔 것이다. 올바른 태도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사태 이해에 관한 이 질문이 논쟁을 규정할 것이다. 그래서 이 열 가지 주제의 에세이는 전쟁에 대한 규정적 부정을 취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전쟁을 부정하는 것은 곧 평화를 긍정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한다. 즉, 철학이 부정하는 전쟁은 곧 평화의 긍정으로 귀결된다.

추천평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쟁에 대한 대중의 담론을 분석할 기회로 삼은 책.” - 야콥 하이너 (《벨트WELT》)
“유럽 사상가들의 글을 따라 걷는 산책로다. 유쾌하게 읽히며 전체적으로 접근하기 쉽다.” - 알렉산더 클루이 (《데어 슈탄다르드Der Standard》)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열 가지 전쟁 이야기.” - 크리스토프 바르트만 (《필로조피마가친Philosophiemaga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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