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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백두에 머리를 두고
서울의 밤 유형지에서 외포리의 갈매기 불의(不義)의 소리 부재 길 출근 노래 비망록에서 1 비망록에서 2 소묘 2 자화상 꿈앓이 경안리에서 친구 3 새벽 1 기(旗) 풍선기(風船記) 진달래 불길 동오리 12 동오리 15 동오리 22 동오리 24 동오리 32 동오리 34 제2부 그대 가리라 한다 미로(迷路) 꽃, 파도, 세월 낙일(落日) 새는 동오리 1 동오리 2 동오리 4 동오리 8 인터넷 까페 금강산 기행 삼도천(三途川) 기행 1 삼도천 기행 2 첫눈 2 밤기차에서 1 밤기차에서 2 밤기차에서 4 엄마! 물은 속이지 않는다 당신은 명동, 추억을 걷는다 편지 5 비망록에서 4 소묘 4 노을녘 제3부 꽃은 핏빛으로 피어난다 만추(晩秋) 발화(發花) 우기(雨期) 아버지 어머니여 아, 불통의 하느님 들으소서 기상도(氣象圖) 이름 짓기 유월 비가 내린다 어떤 일기 풍문 풍경 2 풍경 3 유해조수(有害鳥獸) 인사동 아리랑 1 인사동 아리랑 2 인사동 아리랑 3 인사동 아리랑 4 인사동 아리랑 7 외옹치항(港) 소묘 소묘 3 꽃 속에 들어가 용인을 지나며 비명 제4부 광장에서 물은 하나 되어 흐르네 오늘은 송년열차(送年列車)에서 찢긴 깃발의 노래 새해 어떤 추상화 폐원(廢園)의 봄 부활 조선의 소나무 대학로 아직도 빈손 풀씨 기도 아침 한강은 흐른다 세수(洗手) 큰 별 하나 오월, 바보새에게 분수 당신이 그립습니다! 꺼지지 않는 불꽃 광장에서 봄날은 간다 산수령(傘壽嶺)을 넘는다 발문|염무웅 시인의 말 연보 엮은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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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에 머리를 두고
한라에 다리를 뻗고 눕는다 강산은 여전히 아름답고 바람은 싱그러운데 배꼽에 묻힌 지뢰와 허리를 옥죄는 유자철선(有刺鐵線)이 아프다 하초에서 흐르는 물 흐름이 운다 여전히 편치 않은 지리의 눈물을 받아 섬진의 노을은 오늘도 핏빛이다 ---「꿈앓이」중에서 먼 길 돌아와 여기 산다 어린 날 젊은 날 즐거운 날 괴로운 날 돌고 돌아서 지금 여기 산다 하얀 울타리 속에 소리 없이 어둠이 깔린다 ---「동오리 1」중에서 지하철을 타면 웬일인지 거꾸로만 가는 것 같았다 가령 강남에서 서울 시내로 혹은 서울 시내에서 강남으로 갈 때 터널을 나와 강을 건널 때 웬일인지 거꾸로만 가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요즘은 어쩌다 중앙선 무궁화호 부산행 기차를 타면 평양이나 신의주 압록강 가나 두만강 변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그리로 그리로 가는 것만 같다 ---「밤기차에서 4」중에서 첫아들을 얻었을 때 그 이름을 일구(一求)라 지었다 (…) 둘째 아들을 낳았을 때 그 이름을 민구(民求)라 지었다 (…) 첫 조카를 보았을 때 그 이름을 중구(衆求)라 지었다 (…) 셋을 합하여 일민중(一民衆) 오로지 민주의 불씨 되찾고 큰 무리 민중의 힘 보였으면 하는 70년대의 내 소망이었다 ---「이름 짓기」중에서 그러나 음흉한 무리들아 들어라 궁지에 몰리면서도 여전히 발버둥치는 야차의 무리들아 들어라 촛불의 진실은 불멸이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거센 바람에도 아니, 천길 바닷물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진실이다 ---「꺼지지 않는 불꽃」중에서 참으로 긴 세월의 고개를 넘어왔구나 굽이굽이 팔십굽이 험하고 눈물 많던 고개, 고갯길 한 많던 굽잇길, 가시밭길 그 길을 이렇게 쉽게 넘다니…… 그 많던 동반(同伴)들 아리고 아픈 내 사랑, 불꽃 노을에 타버린 아리고 아픈 내 사랑 따뜻했던 피붙이, 그 친구, 그 여인들 이제는 손 놓고 떠난 이들 그 문 들어서 이제는 꿈의 본향 찾았는가 ---「산수령(傘壽嶺)을 넘는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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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들여다볼수록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과 같아서, 그 심연으로부터 태어난 문학의 의미를 읽는 일은 언제나 암중모색의 험로를 지나야 한다. 그런데 시인 강민의 문학은 우리에게 너무 겁내지 말라는 청신호를 보낸다. 그의 시는 흔히 말하는 ‘난해’와는 거리가 멀다.
바람 부는 풍경 가운데로 날아온 “사나운 빛살 하나”(「동오리 4」)는 어지러이 뻗은 나뭇가지를 치고 있는 전지(剪枝)의 장면과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 시인의 구도자적 정신자세를 비유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자칫 현실을 몰각한 전원주의나 감상주의로 기울어질 수도 있는 태도이다. 그러나 그는 도시생활에서건 전원생활에서건 통일과 민주주의에 대한 오랜 갈망을 시의 바탕에서 놓치지 않았다. 천천히 걸어가되 목표를 잃지 않는 일관성, 이것이 오늘 시인 강민의 시세계를 멀리 바다로 나아가는 강물처럼 보이게 만든 원동력일 것이다. - 염무웅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