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사물 이야기 하나. 사라지는 것에 대한 예의 은은함의 상실 : 백열전구와 LED전구 촉각의 퇴화 : 버튼과 터치 입자에서 픽셀로 : 필카와 디카 아이콘으로 남은 것 : 디스켓과 카세트 도시의 인력 : 리어카와 지게 사물 이야기 둘. 도시의 일상에 뿌리내린 생산 라인 회전 초밥집에서 쇼핑몰까지 : 컨베이어 벨트 삐삐에서 사물 인터넷으로 : 무선 호출기 고 스톱 기호 : 신호등 도시의 출퇴근 도장 : 교통 카드 감시와 감독 : CCTV 사물 이야기 셋. 동물을 닮은 것에 대한 고찰 멈추기 위한 편자 : 말발굽 마우스의 탄생 : 볼마우스 넘어지지 않는 의족 : 까치발 나무를 깎아 만든 동물 : 개다리소반 초록 대문의 추억 : 사자 머리 문손잡이 사물 이야기 넷. 소재가 가진 함정 맨발을 감싸는 합성 고무 : 고무 신발 액체를 담는 금속 : 알루미늄 캔과 양은 냄비 플라스틱 빌의 휴식 : 플라스틱 의자 가난한 재료와 기술 : 함석 물뿌리개 오래된 건축 자재의 재발견 : 흙벽돌과 시멘트 사물 이야기 다섯. 숨겨진 디테일의 미학 짧은 다리의 속사정 : 리모콘의 보스 왕창 찍어내기 : 파팅 라인 디자인 모방 전쟁 : 스마트폰의 에지 자투리 없애기 : 책상의 크기 사물을 마무리 짓는 것 : 책의 장정 사물 이야기 여섯. 관계와 상호 작용의 의미 가게 주인과 행인 : 간판 나의 입과 타인의 입 : 수저통 사람과 개 : 개집 사람과 시간 : 지하철 시계 창작자와 구경꾼 : 이젤 에필로그 |
김상규의 다른 상품
|
값싼 백열전구로 집집마다, 골목 구석구석을 밝히던 시절을 낭만적 기억으로 미화시키고자 함은 아니다. 텅스텐 유리알이 뿜어내는 은은한 빛에서 느꼈던 입체감, 즉 ‘깊이’ 또는 ‘두께’라고 표현할 수 있을 법한 빛 공간의 경험이 사라지고 있는 데 대한 아쉬움을 말하려는 것이다. 오래된 기술과 비효율성을 이유로 백열전구와 같은 보편적인 광원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 정책 결정은 너무나 단편적이다. 문제가 많더라도 자연적으로 도태되도록 두면 될 것을 굳이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신기술 산업에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오래된 기술과 사용 경험을 무자비하게 없애는 꼴이다.---p.19
이런저런 이유로 꿰어 맞춰보면 도어스톱은 그럴듯한 이름의 물건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문짝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동銅이나 알루미늄 소재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것도 있고 은빛으로 도금을 한 것도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현관문의 색이나 패턴과는 전혀 맞지 않다. 이것은 단순히 사 적인 취향에 따른 판단만은 아니다. 애초에 도어스톱은 현관문에 딸려 있거나 문과 함께 디자인된 것이 아니다. 금속판으로 제작된 방화문의 경우에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사물이기도 해서 공동 주택이 완공된 뒤에 개별적으로 부착하고는 한다. 말하자면 비공식적인 사물인 셈이다.---p.67 고무신을 신어보지 않은 요즘 세대에게 고무신은 문화적인 아이콘으로 인식된다. 남자친구가 군에 입대한 뒤 여자가 변심하여 헤어질 때 ‘고무신 거꾸로 신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한 예다. 그 여자들이 헌터는 신어봤을지 몰라도 고무신을 신어봤을지는 의문이다. 그런데도 고무신을 이용한 표현이 자연스럽게 쓰이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무신은 신발의 대명사처럼 각인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고무신에 나이키의 스우시swoosh 마크를 그려 넣기도 하고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들이 고무신을 변형시켜 작품으로 만들기도 한다. 한때는 갖고 싶은 물건 중 하나였던 고무신이 어느덧 가난과 농촌 풍경의 상징물로서만 남아 그 존재감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오늘날에는 다양한 창작의 소재가 되어 문화적인 아이콘으로 새로운 가치를 얻었고 낭만적인 사물로 사람들의 발과 조우하기도 한다.---p.167 원래 탁자 아래는 공간을 비워두는 것이 관례였다. 의자의 앉는 면과 탁자의 상판 사이가 겨우 20cm 남짓한 여유밖에 없어서 그 사이에 서랍이 있으면 앉는 사람의 다리에 걸리적거리기 십상이다. 게다가 식탁은 일반적인 책상보다 높이가 조금 낮기 때문에 간격이 더 좁아지는 문제가 있다. 요즘에 등장한 수저통 서랍은 식탁 옆구리에 조그맣게 달려서 이 문제를 피해간 것 같다. 수저를 식탁 위 수저통에서 찾지 않고 서랍에서 찾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변화이지만 그 덕분에 오랜 시간 동안 식탁 위 천덕꾸러기로 존재했던 수저통과 냅킨통이 사라지게 되었다. ---p.268 |
|
무심코 지나쳤던 사물에 대한 디자이너의소소한 생활 에세이
90년대의 향수 디스켓과 카세트, 삐삐에서 손안의 최신 기술 스마트폰, 사물 인터넷까지 일상생활의 소소한 사물에 디자이너의 특별한 시선을 담다! 컴퓨터의 저장 아이콘은 왜 디스켓 모양일까? 수저통이 테이블 옆이나 밑으로 들어가게 된 사연은? 사무실 책상의 크기는 모두 똑같다? 이 책은 한 사물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과정을 따라간다. 디자인 전공자인 저자의 시각이 중심이 되면서 동시에 그 사물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도 적절하게 녹아들어 있다. 다만 특정한 사물에 대해 저자 한 사람의 개인적 관점에 머물지 않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과 공감할만한 사건이나 시선으로 범위를 넓혔다. 아무런 이유나 반감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 예를 들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플로피 디스크의 모양이 왜 아직도 컴퓨터의 저장 아이콘으로 남아 있는지, 멀쩡하게 테이블 위에 잘 있던 수저통이 테이블 옆으로 자취를 감추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회사마다 다를 줄로만 알았던 책상의 크기가 일괄적으로 같다든지 등과 같이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사물의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책에 담긴 매일같이 마주하는 사물에 얽힌 소박하고 재밌는 이야기는 독자에게 생활 주변에 숨어 있는 작은 즐거움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