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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_ 정원옥
1부 광장의 문화정치를 읽다 광장의 창발적인 자기표현은 어떻게 생성되었나 _ 김상규 ‘휀걸’과 ‘말벌’의 이미지 _ 정고은 광장정치와 여성 정치세력화 _ 이종임 흥, 신, 힙 그리고 긍지와 기개 : 광장 ‘연행’의 수행성 _ 박상은 내란의 시간을 넘어 전복된 세계를 꿈꾸며 : 윤석열 퇴진 운동 국면에서의 예술운동의 한계와 과제 _ 하장호 발 없는 새 : 사회운동 세력화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_ 홍명교 2부 K-극우 읽기 전광훈과 K-극우의 재구성 _ 김진호 어떤 위기인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단과 전망 _ 채효정 3부 광장의 목소리 듣기: 시민발언 일상의 파괴에 저항하는 헌정구성적 정치 : 내란반대 집회가 여는 민주주의의 성찰과 희망 _ 김현준 난 누구, 여긴 어디? 광장에 선 사람들이 답하다 _ 김성일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한 애도와 사랑의 연대 _ 정원옥 보수의 심장은 늙어 죽을 것이다 : 대구, 부산지역 시민발언을 중심으로 _ 최준영 미래(를 위해 현재를 바꾸는)세대 : 청소년의 목소리 _ 이윤서 4부 광장을 꾸리는 사람들 평등하고 역동적인 광장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매개자로서 활동가 _ 박이현 광장을 꾸린 이들 : 활동가 인터뷰를 통해 본 광장과 그 ‘이후’ _ 조윤희 5부 탄핵위키 선결제 릴레이 2024 첫 집회 참가자 가이드 응원봉 깃발들 평등하고 민주적인 집회를 위한 모두의 약속 나눔 문화 시민발언 다시 만난 세계 은박 담요(키세스단) 난방버스 · 난방성당 말벌 동지 디자인 행동 아카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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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국회의원의 망언으로 사람들이 촛불 대신 꺼지지 않는 LED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나갔다는 이야기가 어렴풋이 기억 속에 남아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때는 아니었으나 팬데믹을 거치며 ‘휀걸’(fan girl)이 된 나는 내 버전의 촛불을 들고 나섰다.
--- 「정고은_‘휀걸’과 ‘말벌’의 이미지」 중에서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촛불집회부터 2024년 탄핵집회까지를 돌아본다면, 주류집단의 목소리가 아닌 여성, 청년, 장애인, 성소수자, 비정규직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정치적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민주주의의 장으로서 광장정치를 수행해왔음을 알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촛불이 핸드폰 불빛으로 그리고 응원봉으로 변화했을 뿐,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고 대안 마련을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참여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가 희망을 상상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 「이종임_광장정치와 여성 정치세력화」 중에서 2025년, 팬덤 대중과 온라인 극우 대중의 일부가 정치적 주체로 부상했다. 팬덤 대중은 이미 스타 홍보 활동을 적극 펴왔기에 사회성이 잘 발달되어 있다. 또 설득적이고 대화적이다. 반면 온라인 극우 대중은 사회성이 약하다. 또 그들의 주목 경쟁은 설득력보다는 자극적인 퍼포먼스와 친화적이다. 해서 그들은 오프라인과 접속하기 위해 전광훈 현상이 작동하는 광장의 플랫폼 속으로 결집했다. 2025년 전광훈은 광장에서 극우를 재활성화하는 구심체였다. --- 「김진호_전광훈과 K-극우의 재구성」 중에서 선과 악, 빛과 어둠, 불의와 정의의 단순 구도로는 현 사태의 복잡한 국면을 정확히 진단할 수 없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극우 지지자들을 악마화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단순화의 위험이 있다. 내란범을 사회에서 영구 격리시키고 극우세력을 색출하여 감옥에 보내면 사회는 안전해질 것인가. ‘빌런’을 제거함으로써 모두가 평화를 되찾는다는 해피엔딩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가능하다. 문제를 이해하거나 해결하려는 관점이 아닌 문제를 없애는 ‘제거’의 관점, 사회 혼란 세력에 대한 ‘박멸’의 논리는 훗날 노동조합과 좌파, 반체제적 사회운동 세력을 향해서 돌아올 수도 있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누가 극우인가’가 아니라 ‘누가 극우가 되는가’이며, ‘그들이 어디에 있는가’가 아니라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가’이다. 어떤 사회가 괴물을 만드는가. … 수많은 요구가 수많은 깃발 속에서 펄럭이고, 집회마다 체제에 대한 근본적 불만과 불안을 드러내는 발언들이 쏟아지지만, 그 요구들을 모아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방향’과 운동의 ‘좌표’는 아직 잘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과연 ‘민주주의’가 다음 사회로 가는 좌표로서 중심에 놓이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사회변혁에 대한 민중의 열망과 새로운 역동성이 감지되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목표는 좀처럼 ‘윤석열 퇴진’ 이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광장의 민주주의를 강조하지만, 그 광장에서조차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과거처럼 체제를 무너뜨리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문제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 국민의 힘은 극우화의 경향을 쉽게 바꿀 수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자본의 위기와 극우의 준동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서로를 지켜내는 저항과 돌봄, 더 많은 평등과 더 많은 민중의 민주주의만이 파시즘과 극우세력의 준동을 막아내고 자본의 위기를 넘어 다른 세상으로의 길을 낼 수 있다. --- 「채효정_어떤 위기인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중에서 12.3 내란 이후 열린 광장은 각자가 상실한 민주주의에 대한 애도와 새롭게 만들어갈 민주주의, 우리가 만들어갈 세계에 대한 희망을 쏟아낸 장(場)으로 읽을 수 있다. 우리가 잃어버린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새롭게 만들어갈 민주주의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은 과제다. 내란 세력과 내란을 지지하는 극우 대중의 준동은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더라도 준동할 것이고, 혐오와 차별을 통해 이익을 얻는 집단들이 순순히 사랑과 다정함의 공동체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비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광장의 시민발언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되는 것은 우리는 12.3 내란 이전의 일상과 자본에 밀착하여 소수자, 약자의 고통을 외면해온 민주주의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무지의 상태를 견뎌내면서 상실한 민주주의를 애도하고 또 애도하면서 새로운 민주주의, ‘다시 만들 세계’를 열어가야만 한다. --- 「정원옥_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한 애도와 사랑의 연대」 중에서 ‘너희들의 본분은 공부다’라는 말은 청소년 시기 어렵지 않게 듣게 되는 말 중 하나이다. 시민발언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공부에만 집중하고 나라 걱정이 아닌 진로 걱정만 해도 되는 세상을 원한다고 말하였다. 이들은 밤늦게까지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하다 갑작스럽게 집으로 귀가해야 했던 기억, 학원에서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분노하며 밖을 나와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느낀 공포와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학생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주한 현실에 대한 감각이었다. 한 청소년 참여자는 부모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집회에 나와 시민발언에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학생이기 전에 국민으로서 이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이윤서_미래(를 위해 현재를 바꾸는)세대」 중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집회에서조차 비민주적이고 성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페미니스트들은 집회 내 가부장적 문화에 함께 맞서 싸울 수 있는 공간을 따로 꾸려 페미존(Femi-Zone)이라고 이름 붙였다. 페미존은 박근혜 퇴진 운동 당시에도 꾸려졌는데, 집회에서의 각종 여성 혐오 문화에 문제를 제기하고 평등집회라는 화두를 제시하며, 주로 본집회 전 사전집회 형태로 개최되는 행사 성격이 강했다. 이번 윤석열 퇴진 운동에서 페미존은 보다 공간화되었으며, 디자이너-활동가에 의해 더욱 가시화되었다.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 퀴어- 네트워크’ 소속 디자이너-활동가들은 “페미니스트가 요구한다 윤석열은 물러나라!”라고 적힌 깃발을 만들어 배포했으며, 집회마다 연대체 깃발이 모여 있는 페미존을 꾸렸다. 그리고 집회가 끝나면 피켓과 깃발을 들고 함께 행진하며 대오 내 페미존을 형성했다. 성소수자들은 성소수자 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기로 무지개존을 꾸렸다. --- 「박이현_평등하고 역동적인 광장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매개자로서 활동가」 중에서 수많은 사람이 한데 모이는 광장에는 그만큼 다양한 의제와 감수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를 제거하기보다는 오히려 지켜내기 위해, 활동가는 역설적으로 공통의 의제를 제시한다. 광장은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하는지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그 ‘우리’가 누구인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 기존의 소위 ‘운동권 세대’는 일종의 계몽사상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특정 메시지를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광장은 그런 식으로 무언가를 일방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곳이 아님을 강조한다. 광장의 흐름은, 활동가가 손을 대고 변화를 주려 한다고 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활동가의 역할은 그러한 흐름을 파악하고 그 흐름 속에서 원칙을 추려내는 것이다. --- 「조윤희_광장을 꾸린 이들」 중에서 팬덤 문화는 주로 여성들의 것으로 여겨지면서 각종 여성 혐오와 얽혀왔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좋아하는 마음은 흔히 비이성적이고 광적인 것으로 여겨졌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나의 감정과 시간 그리고 돈 등의 자원을 쏟아붓는 행위는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광장에서 우리는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된다. 우리는 각자 애착과 애정의 대상을 갖고 있고 그러한 마음은 결코 계산기를 두드린다고 해서 계산되지 않는다. 무엇이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지 따지지 않는 마음. 추운 겨울, 내 체력을 소진시키면서, 응원봉을 흔들며, 함께 구호를 외치며, 저 광장에 나오는 마음. 그리고 그런 마음은 나만 갖고 있지 않다는 것. 그 대상은 서로 다를지라도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좋아하고 아끼고 응원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연대의 광장을 채운 다양한 색깔들 그리고 찬란한 빛들은 그렇기에 따뜻했다. --- 「5부 탄핵위키_응원봉」 중에서 12.3 탄핵광장에서는 어떤 깃발도 홀대받지 않는다. 시야를 가리더라도 깃발을 내리라는 비난을 받지도 않는다. 노동단체, 학생단체, 시민단체 등 운동조직의 깃발과 개인의 깃발들이 모두 저항과 연대의 상징으로 환영받는다. 광장에 모인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고 많은 깃발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바람에 나부끼는 광경은 그 자체로 감동적인 스펙터클을 만들어낸다. --- 「5부 탄핵위키_깃발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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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끈질기며 성숙하고 따듯했던 광장의 이야기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획책은 역사의 시간을 거꾸로 돌렸지만, 이에 맞선 시민들의 저항과 연대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2024∼2025년 윤석열 탄핵광장은 그 어떤 광장보다도 평화롭고 끈질겼으며, 성숙하고 따뜻했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평등과 민주, 안전과 돌봄, 타인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연대의 정치가 문화적 실천으로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광장은 닫혔지만, 평등하고 역동적인 민주주의와 다시 만들 세계를 상상하는 일의 효시가 되었다. 광장의 목소리와 문화적 실천을 기록하고 그 함의를 성찰하는 작업은 의미가 크다. 광장 이후의 새로운 세계, 광장 이후의 문화정치는 바로 지금부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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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문화정치』는 12.3 내란의 시간에 빛의 속도로 광장에 쏟아져 나온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재생하고, 비판적 연구자와 현장 활동가의 시각으로 그 의미를 재구성한 생생한 문화 아카이빙 텍스트이다. 책의 기획 의도, 필진의 구성, 연구토픽들, 기록된 광장 주체들과 그들의 문화적 표현 양식 그리고 책 발간을 위한 펀딩 프로젝트 등 일련의 모든 과정은 그 자체로 개인과 개인의 자유로운 연합을 열망하는 직접민주주의 파노라마를 시연한다. - 이동연 (문화연대 공동대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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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인류적 위기 상황이다. 역사상 사람들은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본능적으로 광장을 열고 그곳에 모였다. 우리의 몸을 통과한 역동적인 광장의 경험은 정치란 무엇이고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각자에게 남긴다. 그 무한한 의문의 파도 속에서 모든 새로운 정치가 태어난다. 역사가 기록된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드러난다. - 김후주 (청년 농부, 트위터리안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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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개월간 열렸던 윤석열 탄핵광장이 어느덧 지난 일로 느껴지곤 한다. 광장은 닫혔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그러나 평등과 존엄에 대한 열망으로 광장을 열었던 시민들의 열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광장의 참여자들과 현장을 꾸린 활동가들의 경험, 광장이 만든 담론과 문화적 실천에 대한 기록까지,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이 책을 통해 광장 이후 만들어나갈, 만들어야 할 세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 박한희 (무지개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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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이후 수개월이 흘렀다. 광장은 무엇을 남겼지? 대선 국면을 비롯한 정치에서, 나의 일상과 활동에서. 광장에서의 경험은 강렬했지만, 한편으로 나는 광장 이후의 일상에 금방 적응한 것 같다. 그러나 광장의 의미를 소화하는 것은 광장을 열게 만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중요하다. 광장의 면면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이 책은 자기 삶의 자리에서 저항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앞으로의 과제와, 새롭게 만날 동지들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 차송현 (시민발언자, 서강대학교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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