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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영어판 서문: 이것은 세계적인 징후이다 저자 서문 1장. 700통의 비명: 채권 추심 업체 인턴 아 정말, 개똥 같다! 이상한 ‘초과근무’ 정의 솔직히 막막해요 나는 좌파… 노동자들과 연결되고 싶다 2장. 희망이라는 독배: 소도시 학원 강사 → 제약회사 인턴 왜 일과 수입은 정비례가 아닐까 동료? 경쟁자!!! 소도시의 명문대생 그래도 야근 눈치는 안 줘요 벌금 제도에 폭발한 사람들 성희롱 문제가 생겼을 때 발암 물질 만지는 일터 오빠의 고단한 직장 생활 공부만이 유일한 사다리 어긋난 수요와 공급 법칙 6개월간 캠퍼스에 갇혔을 때 과연 선택지가 많을까 취업률을 조작하는 학교 3장. 무급의 굴레: 스트리밍 플랫폼 인턴 → 지역 방송국 인턴 → 인터넷 기업 사원 → 신문사 인턴 무급에 종일 ‘복-붙’ 인턴, 인턴, 인턴 일도 하고, 내 생활도 즐기고 통제할 수 있는 건 나의 ‘능력’뿐 남들처럼 살아야 할까 어떻게든 남자를 뽑으려는 고용주들 빨리 독립해 나답게 살고 싶다 4장. 인맥의 감옥: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인턴 → 미취업 상태 열정 따위 필요 없는 일 ‘정규직’ 되기는 왜 이토록 힘든가 외국에 나가면 괜찮을까 지금, 탕핑 중 5장. 학위의 배신: 국영 출판사 인턴 → 사립대 강사 어쩔 수 없는 월급 적어도 나를 증오하게 만들지는 말자 일자리를 가리는 우리 탓? 어디든 들어가라고 독촉하는 교수 왜 타인은 적이 되어야 할까 6장. 희망의 덫: 직업학교 인턴 → 스타트업 인턴 → 유치원 강사 → 마사지사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나만의 길을 찾는 중 프로그래머에서 유치원 교사, 마사지사까지 사장님 기분에 좌우되는 회사 졸업장 ≠ 취업 보증서 명백한 정부의 잘못 7장. 996의 수렁: 상장 자동차 회사 구매직 → 외국계 기업 대리점 구매직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채용한다면서요? 돈이냐, 마음의 여유냐 무엇으로든 저항을 시작해야 할 때 외국 기업은 낫지 않을까? 정말이지, 일하러 가고 싶지 않다 8장. 일회용 배터리: 테슬라 인턴 → 국내 자동차 회사 사원 → 미취업 상태 학벌 높이려고 선택한 대학원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친구들 워라밸은 사치일까? 사회복지는 맨 뒷전에 정부의 수수방관 끝없이 배출되는 ‘일회용 배터리’ 바라건대, 성취감 주는 일 이래서 ‘탕핑’ 해요 편집 후기 옮긴이 후기: 억압된 분노는 돌아온다 |
Gonglao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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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은 내권을 자신들의 현실을 표현하는 말로 받아들였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지만, 도무지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내권은 끝없는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는 답답함과 무력감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중국 경제는 크게 성장했지만, 많은 청년이 자신이 들인 노력만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
--- p.19 청년들의 불안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유럽, 한국, 대만 등 다른 나라의 청년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안정한 일자리, 치솟는 집값,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역시 우울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린다. 나라마다 상황과 정도가 조금 다를 뿐이다. --- p.37 진정 이 도시는 누가 지었는가? 현대인의 삶을 굴러가게 만드는 주체는 누구인가? 슈퍼마켓 선반에 놓인 저 채소들을 우리가 정말 직접 길렀던가? 소비 주체인 우리는 현대사회가 제공하는 일상의 편리함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도 이런 삶을 가능하게 한 노동자들을 어떻게 알아보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여전히 알지 못한다. --- p.40 앞으로 제가 뭘 하게 되든 상관없어요. 어차피 어디에서든 남 밑에서 일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제시간에 퇴근하고, 주말에는 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 하나 스스로 건사할 수만 있다면, 벌이에 대해서는 어떤 기대도 없어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도 정말 찬성하는 쪽이고요. 미래가 너무 막막하고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뭔가 해 보고 싶긴 해요. --- p.55 누구나 알다시피, 태어난 환경을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공부뿐입니다. 우리 가족은 농촌 출신이라, 저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공부뿐이었죠. 만약 공부를 하지 않고 그냥 일자리를 구하러 나갔다면, 사람들은 여전히 학위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아마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 p.96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전공 과정은 계속해서 정원을 늘리고 있고, 커리큘럼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에요. 우리가 다른 직종으로 옮기려고 할 때, 이 전공 수업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요. 결국 수많은 사람을 이 전공 안에 가두고 있는 셈이죠. 이런 전공 구조는 정말 비합리적이에요. -99~100쪽 --- pp.99-100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여기 계속 남게 될 기회는 없을 것 같아요. 회사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건 정규직 직원이 아니라, 그저 ‘일 잘하는 인턴’인 것 같더라고요. 결국 조만간 제 일자리는 제가 직접 다시 찾아 나서야 할 것 같네요. --- p.123 단 한 자리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서, 수석을 하지 않으면 뽑힐 수가 없거든요. 이건 사람들이 그 일을 할 능력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저 사람이 너무 많을 뿐이죠. 모두가 똑같은 길로 비좁게 밀고 들어오려고 하니까요. --- p.134 졸업을 하려면 반드시 인턴십을 마쳐야 해요. 그런데 학교에서 연결해 주는 인턴십 기회는 대부분 전자제품 공장 일자리예요. 그런 공장 안에서는 학교를 다닌 사람이나 안 다닌 사람이나 다를 게 전혀 없잖아요. --- p.155 부모님 세대는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자식들만큼은 비참하게 살지 않기를 바라시죠. 우리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도 부모님이 비난하지 않는 건 바로 그 때문이에요. 저는 이게 실업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요즘 청년들에게는 어느 정도 숨 쉴 틈이 있거든요. 만약 이런 완충 장치가 없는데도 실업률이 이 정도로 높았다면, 당연히 다들 들고일어났겠죠. --- p.169 정부는 청년들에게 실제로 어떤 일자리들이 주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요? 그들은 청년들에게 헌신을 요구하지만, 그 헌신에 돌아오는 보상은 정말이지 형편없어요. 청년들은 노년 세대를 부양해야 한다는 압박을 포함해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연금은 불충분하고, 은퇴 연령은 점점 늦춰지고 있죠. 이런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이 모든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려고만 합니다. --- pp.181-182 저는 정말이지 내권이 싫어요. 그건 아주 지독한 악순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타인을 적으로 여겨야 한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으니까요. 이런 기업 문화가 정확히 어떤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환경에 놓이면 승진이나 고용 유지를 위해 주변의 모든 사람을 경쟁자로 보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내권이 정말 싫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피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어요. --- p.188 저는 제 진로를 더 넓히고, 스스로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싶어요. 시험 성적으로만 평가받는 이 체제와 싸우고 싶은 마음조차 없습니다. 그저 저만의 다른 길을 찾고 싶을 뿐입니다. --- p.194 일은 그냥 일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미 탕핑을 시작했거든요. 지금은 그저 저 하나 먹고살 정도만 벌면서 당분간 버티고, 그다음에 어디로 갈지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요. 가끔은 무력감을 느껴요. 돈을 많이 버는 것과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 결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니까요. --- p.226 고학력자인데도 상대적으로 단순한 일을 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저는 비명문대 졸업생이지만, 지금 제가 하는 구매 업무는 사실 고등학교 졸업장과 컴퓨터 활용 능력만 있으면 충분하거든요. 그런데 왜 굳이 대졸자를 뽑으려 하는 걸까요? 그렇게 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비용이 더 늘어나는 것 아닌가요? --- p.230 하지만 제가 대학원에 간 이유 중 하나는 사실 구직을 피하기 위해서였어요. 당시 취업이 워낙 어려웠고, 학위라는 스펙을 쌓아서 저 자신을 더 끌어올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학업을 마친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이 학위가 생각보다 그리 쓸모 있지도 않고,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사실을요. --- p.249 하지만 설령 그들이 대도시에 1~2년 정도만 머문다 하더라도, 그들은 도시를 뛰게 하는 ‘신선한 피’가 되어, 기업들을 위해 하급 노동low-end labor을 하게 됩니다. 기업이 업무를 완수하는 데 필요한 것은, 꿈만 크고 순진한 대졸 신입사원들의 노동을 감독할 기술자 단 한 명뿐입니다. 일터로 유인할 ‘일회용 배터리’는 그야말로 끝도 없이 공급되고 있으니까요. --- p.267 하지만 그런 실험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다음 세대 혹은 그다음 세대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 세대의 시간을 통째로 희생해야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인생은 단 한 번뿐이잖아요. 안 그런가요? 누가 자신의 삶이 이런 식으로 소모되는 데 동의하겠습니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탕핑이야말로 이 지독한 내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 p.270 이 책에서 공라오 컬렉티브 활동가들이 만난 청년들은 지극히 평범하다. 이들은 고학력 졸업자였지만, 임금도 성취감도 기대하기 어려운 치열한 구직 시장에서 냉혹한 현실을 뼈저리게 겪었다. 설령 취업에 성공해도 열악한 급여와 복지, 과도한 야근에 시달렸으며, 부업을 고민할 만큼 크게 위기의식을 느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이 중 누군가는 국가와 자본의 ‘인구 및 노동 재생산 요구’에 협조하지 않는 ‘소극적 저항’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이들에게 어찌 게으르다거나, ‘국외 세력의 반중 선동에 경도됐다’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 p.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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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도 노동 계급인가
『인볼루션』에는 전공과 경력이 서로 다른 여덟 명의 중국 청년이 등장한다. 금융학을 전공한 대학생은 채권 추심 업체에서 하루 700통의 전화를 걸며 실적 압박과 벌금에 시달린다. 소도시 학원 강사에서 제약회사 인턴으로 옮긴 청년은 낮은 임금과 벌금 제도, 성희롱과 유해 물질에 노출된 일터를 경험한다. 언론인을 꿈꾼 청년은 스트리밍 플랫폼과 지역 방송국, 인터넷 기업, 신문사를 돌며 무급 인턴 생활과 성차별적 채용을 견딘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한 청년은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뒤 미취업 상태로 돌아가 ‘탕핑’을 선택한다. 국영 출판사 인턴을 거쳐 사립대 강사가 된 청년은 대학원 학위를 갖고도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또 다른 청년은 직업학교와 스타트업 인턴, 유치원 강사, 마사지사를 거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기까지 생계를 따라 직업을 거듭 바꾼다. 상장 자동차 회사에서 ‘996 근무제’(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6일간 근무하는 형태)를 견디다 외국계 기업 대리점으로 옮긴 청년은 돈과 삶의 여유 사이에서 갈등한다. 대학원까지 졸업한 청년은 테슬라 인턴과 국내 자동차 회사 사원을 거친 뒤 다시 미취업자가 되어, 필요할 때 충전해 쓰고 수명이 다하면 버려지는 청년 노동자를 ‘일회용 배터리’에 빗댄다. 이들은 전공도, 학력도, 거쳐 온 직장도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공부를 하지 않은 것도, 취업 준비를 게을리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부모 세대와 사회가 요구한 경로를 충실히 밟았고, 자격증과 인턴 경력을 쌓았으며, 때로는 눈높이를 낮추라는 요구에도 응했다. 그러나 그 끝에 마주한 것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무급 인턴십,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벌금을 물리는 직장, 성차별과 유해한 노동 환경, 손쉬운 해고와 반복되는 실업이었다. 고학력 청년들이 기대했던 사무직 중산층의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이들은 저임금·고강도·불안정 노동으로 밀려났다. 문제는 육체노동이나 서비스노동의 가치가 낮다는 데 있지 않다. 학위가 계층 상승과 안정된 삶을 보장한다는 약속이 깨지고, 고학력 화이트칼라 역시 해고와 과로, 저임금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데 있다. 이 책이 ‘대졸자도 노동계급인가’라고 묻는 이유다.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만 생존할 수 있고, 해고와 과로 앞에서 아무런 통제권도 갖지 못한다면 화이트칼라를 노동자와 노동운동의 바깥에 둘 수 있는가. 『인볼루션』은 쉽게 결론을 내리는 대신 이 질문을 독자 앞에 남겨 둔다. 게을러서 눕는 것일까 청년 실업 담론에선 흔히 청년과 일자리 사이의 ‘불일치’를 부각한다. 기업이 원하는 능력을 갖추고, 유망 산업을 선택하며, 눈높이를 낮추면 취업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런 분석은 결국 실패의 책임을 청년 개인에게 돌리기 쉽다. 『인볼루션』은 질문의 방향을 바꾼다. 청년이 일자리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청년에게 제공되는 일자리가 인간다운 삶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니냐고. 대학 진학자는 급격히 늘어났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는 그만큼 생기지 않았다. 기업은 혁신과 성장을 외치면서도 청년에게 장시간 저임금 노동과 손쉬운 해고를 요구했다. 교육은 계속 경쟁하라고 가르쳤지만, 경쟁을 통과한 뒤의 삶은 책임지지 않았다. 물론 탕핑은 아직 조직된 사회운동이 아니다. 책 속 청년들이 찾는 출구도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일을 그만두고 부모 집으로 돌아가고, 누군가는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며, 또 다른 누군가는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 이주에서 탈출구를 찾는다. 탕핑 역시 이들이 선택한 개인 생존법 가운데 하나에 가깝다. 그러나 “더 열심히 하지 않은 네 탓”이라는 사회의 말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탕핑은 분명히 정치적이다. 청년은 게을러서 눕는 것이 아니다. 계속 달려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눕는다. 혐오 말고 ‘연결’ 노동사회학자 일라이 프리드먼은 『인볼루션』을 중국이라는 한 나라의 보고서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고학력 청년이 불안정 노동과 계층 하락을 경험하는 현상은 한국과 대만,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집값, 불안정한 고용, 결혼과 출산의 유예나 포기, 우울과 미래에 대한 공포 역시 국경을 넘는다. 인볼루션과 탕핑은 중국 특유의 기이한 풍경이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가 낳은 공통의 증상 아닐까. 따라서 필요한 것은 어느 나라 청년이 더 불행한지를 따지는 경쟁이나 이웃 나라 청년을 향한 혐오가 아니다. 비슷한 조건에 놓인 청년 노동자들이 서로의 고통을 알아보고 연결되는 일이다. 어떤 출판사도 내려고 하지 않은 문제작! 공라오 컬렉티브는 중국 대륙과 대만·홍콩 등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들이 2022년 만든 단체다. 중국 정부의 검열과 통제에도, 좀체 드러나지 않는 중국 노동자의 현실을 기록하고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공라오 컬렉티브의 첫 책인 『인볼루션』은 2024년 말 자비로 출판됐다. 중국 어느 출판사도 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서점에서는 판매도 되지 못했다. 해외에서도 제한된 경로로만 유통됐다. 공라오 컬렉티브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고통과 분노를 직접 말할 자리를 마련했고, 그 결과물이 『인볼루션』이다.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가공하지 않고 생생하게 전한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이 책은 거창한 이론으로 청년을 대신해 설명하거나 미리 준비된 결론에 청년들 삶을 끼워 맞추지 않는다. 청년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얼마나 일하고 얼마를 받았는지, 어떤 것을 부당하다고 여겼는지, 왜 일을 그만두었는지, 왜 탕핑을 선택했는지를 끝까지 듣는다. 전문가가 해답을 대신 제시하게 하기보다, 아직 명료한 언어로 정리되지 않은 청년들의 망설임과 모순까지 그대로 남겨 둔다. 그 불완전한 목소리들이 청년들이 마주한 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정말 일어나야 할 쪽은 누구인가 이 책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자녀에게 공부만 잘하면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해 온 부모 세대, 청년에게 취업과 성과를 강요하는 대학 관계자, 사람을 비용과 생산성으로만 계산하는 기업 경영자, 청년 실업을 개인의 눈높이 문제로 치부해 온 정책 담당자가 먼저 읽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은 낯선 중국 청년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청년들의 현실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묻는다. 청년들이 차례로 드러눕는 사회에서, 정말 일어나야 할 쪽은 누구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