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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에서 만난 부처
소운 저
도솔 200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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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소운스님
1984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선학과 입학
1989년 2월 동국대학교 졸업
1989년 4월 동경대학 문학부 연구생
1990년 4월 동경대학 문학부 인도철학과 석사과정 입학
1992년 7~8월 버클리대학 서머스쿨 어학연수
1993년 3월 동경대학 문학부 중국불교 전공 석사학위 취득 및 박사과정 입학
1994년 6월~8월 하버드대학 서머스쿨 어학연수
1994년 9월 하버드대학 범어인도학과 박사과정 입학
1997년 9월~1998년 3월 인도 사르나트 티베트대학 방문학생
1998년 3월~1998년 8월 북경 어언문화대학 어학연수
2002년 6월 하버드대학 인도티베트불교 전공 박사학위 취득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404g | 153*224*20mm
ISBN13
9788972201564

책 속으로

유학하는 동안 사람들이 가끔 내게, 스님은 어느 절에 사세요 하고 물으면, 나는 소운암에 산다고 대답한다. 작은 부처님 불상을 모셔놓은 내 기숙사 방이 암자인 셈이다. 그런데 신도는 사절합니다. 왜냐면 장소가 협소하니까요. 큰 절에 가세요. 그러면 모두들 빙그레 웃는다.
소운암에 살면서 수행하는 동안 내가 세운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채식을 지키고 시간은 가급적이면 공부에 쓰고 학비를 사사로운 곳에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들은 형태의 변형에 불과하지 절에서 지키는 원칙들이다. 불살생의 가르침을 실천키 위해 채식을 하고, 마음공부에 힘을 쏟고 시줏돈은 함부로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 생활에 응용한 것이다. 채식을 함으로써 음식을 함부로 먹지 않게 되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시간을 공부에 할애하다 보면 쓸데없는 망상을 하지 않게 되고, 학비를 다른 곳에 쓰지 않으니 몸을 끌고 이리저리 돌아다닐 일이 없어져 고달플 일이 없었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 원칙은 세속에 살면서 수행자로서 지켜야 할 내 나름대로의 덕목이었고 홀로서기를 위한 몸부림이었다. 학문을 수행으로 삼은 승려가 현대에 맞게 만든 규칙인 셈이다.
--- p.131

나는 하버드에서 많은 부처들을 만났다. 세계 최고의 지성과 학문의 전당인 하버드를 찾아온 미국,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지의 수많은 수재들,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는 교수들, 그리고 하버드를 세계 제일의 학교로 만들기 위해 여념이 없는 행정가들에서부터 도서관을 지키는 수위 아저씨, 기숙사를 청소하는 아줌마, 잔디 깎는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는 무수한 부처들을 만난 것이다. 잠시 스쳐 지나간 만남들이 대부분이지만 내 인생의 소중한 인연들임에 틀림이 없다.
--- p.71

그럭저럭 1년을 지내고 한국에 돌아갈 시간이 다 되었을 때 나는 떠나기 전에 녹야원의 옛 승원 터에서 명상을 하기로 했다. 그날이 마침 보름이라 해가 진다고 해도 캄캄하게 어두워질 염려가 없기 때문에 안성맞춤이었다. 늦은 오후에 작은 초들을 싸서 옛 법당이었다는 장소에 켜 두고 앉아 명상에 잠겼다. 한참이 지나자 보름달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바로 이 자리에서 2500년 전 저 보름달빛 아래 서 있는 부처님을 떠올렸다. 명상에 잠기기도 하고 산책을 하기도 하셨을 부처님을 생각하니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는 가슴 벅참을 억제할 수 없었다. 예배의 대상인 부처님, 그토록 나와 멀게만 느껴졌던 그분이 바로 나와 같이 숨쉬는, 맥박이 고동치는 생동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온몸과 마음이 희열로 가득 찬 나는 좀체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어디에선가 부처님이 걸어 나오실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 p.180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가르침이 있다. 자신이 처한 곳에서 주인이 되라는 말씀이다. 참선은 곧 주인으로서 사는 것이다. 어디에서든 주인의 삶을 사는 것이 부처가 되는 길이다. 불교 공부를 하면서 늘 참선을 생각한 나는 노예의 삶을 산 것이다.
이제 박사가 되었다. 학문하는 승려로서 부처를 찾는 길이 내가 선택한 길이었다. 참선을 위한 예행연습으로만 생각했던 불교 공부 그 자체가 부처가 되는 길이었음에도 나는 그걸 미처 깨닫지 못했다. 지금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순간순간 요동치는 내 마음을 깨달아 가는 길이 곧 지름길이다. 그곳이 선방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 p.217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1. 부처가 되고 싶었다

소운 스님이 처음 출가를 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에서부터였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했던 자신을 세심하게 보살펴준 하늘과도 같은 아버지를 잃으면서 방황이 시작되었고 부처가 되는 길만이 무상한 삶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출구라고 여기게 되어 그 방편으로 출가하게 되었다. 그런데 스님이 되고 보니 스님이 된다고 다 부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선을 하고 마음을 닦으라는 은사님과 도반들의 이야기도 소운 스님에게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구체적인 길잡이가 필요했다. 무엇이 부처가 될 수 있는 길인지를 고민하다 불교를 알고 싶었다. 그러다 길이 보였다. 동국대학교를 가면 불교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우연히 들은 것이다.


2. 다시 세속으로 나와 불교 공부를 시작하다

동국대학교에 들어가기만 하면 불교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교대학의 커리큘럼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 당시만 해도 불교라는 학문에 대한 제대로 된 방법론도 변변한 참고문헌도 없었다. 부처를 만나겠다는 희망으로 다시 세속으로 나왔으나 점점 그 빛은 사라져 가고 서글픈 도시생활을 할 명분을 잃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타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공부하여 길을 찾자는 생각이 들었다. 부처도 보리수 나무 아래서 홀로 깨달음을 얻었듯이.
부처가 되기 위해 불교를 알아야 했고, 불교를 알기 위해서 스스로 공부의 길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불교 공부는 맨먼저 경전을 읽기 위한 어학 공부, 바로 한문과 일본어가 그 시작이었다.


3. 일본 동경대학에서 5년의 유학생활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선학과를 졸업한 후 바로 일본 유학의 길에 올랐다. “나의 유학시절은 물질적으로 한번도 풍요롭지 못했다”. 그러나 동경대학으로부터 시작된 13년의 유학생활을, 공부하는 스님으로서 가난했지만 당당하게 공부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그것만이 소운 스님이 부처를 만나는 방편이며 배움에 대한 강한 열망 때문이었다. 공부는 그에게 부처님을 만나고 싶은 열망이었고 화두였고 수행이었다.
2장의 동경대학 유학시절 이야기에는 학문으로서 불교는 일본이 가히 세계적인 이유, 그리고 스님이 만난 스승들의 이야기, 세속에서 수행자로서 살기 위한 소운 스님이 만든 원칙, 동경대학 중앙도서관의 풍경, 외국어인 일본어로 석사논문을 쓰면서 느낀 어학에 대한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담겨져 있다.

4. 세계 No.1 하버드대에서 8년의 유학생활

동경대에서 석사논문을 쓰면서 중국불교만 공부해서는 초기 인도불교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면서 전공을 인도불교로 바꾸게 되었고 그러면서 소운 스님이 스승으로 여기고 열린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에지마 선생님을 지도교수로 만났다. 그러나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미국 유학을 결심한 이유는 딱 두 가지였다. 하나는 범어였고 다른 하나는 넓은 세상을 경험하려는 것이었다.” 하버드를 제외하고는 범어를 학과명으로 채택하고 있는 대학은 전무하다. “세계적인 석학들과 수많은 천재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쳐야 했지만 그 8년의 세월은 분명 내 인생의 자랑거리이다. 그것 자체가 수행의 과정이었으니까.” 라고 그는 말한다.
부처를 만나기 위한 처음의 목적을 잊지 않고 5년의 동경 유학생활을 마치고 하버드로 진학하였건만 학문이라는 경쟁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뒤쳐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점점 더 수행에서 멀어져만 가고 있는 자신에 대한 불안감과 학문하는 길이 과연 수행자의 길일 수 있는가 하는 회의가 깊어 갔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공부에 매진하면 할수록 이기적으로 변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수행과 학문은 병행할 수 없는 것인가. 초를 다투는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시간을 아껴 가며 공부에 매진한 결과가 이기적인 인간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소운 스님은 하버드에서 부처를 만났다. 매일 마시는 단골집 커피하우스의 흑인 아저씨, 언제나 싱글거리며 커피를 따라 주는 그 아저씨의 얼굴에서 부처의 미소가 겹쳐졌다. 그 한 순간의 경험 이후로 소운 스님은 수많은 부처를 하버드에서 만났다. 스쳐가는 사람들로부터 아스팔트 위에 삐죽 솟아난 이름모를 들꽃에 이르기까지. 출가로부터 하버드에 오기까지 이 길이 수행의 길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의 삶이 곧 부처가 되는 길이었던 것이다. 불교 공부를 하면서 참선을 생각한 나는 노예의 삶을 산 것이라고, 선방이든 학교이든 자신이 처한 곳에서 주인의 삶을 산다면 그것이 곧 수행이고 부처가 되는 도정에 있는 것임을 소운 스님은 깨달았다.

5. 티베트를 배운다

하버드에서 범어와 티베트어를 공부하면서 티베트와 인도의 불교문화를 직접 보고 싶었다. 하버드 박사과정 중 범어와 티베트어 어학연수를 겸하여 이 두 나라를 방문했다. 경제적으로 후진국에 불과한 티베트인들이 문화에 있어서는 어떻게 세계인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가. 환생이란 무엇인가. 이런 의문들을 풀면서 달라이라마의 나라, 깨달음의 나라 티베트에서 소운 스님은 다시 한번 부처님을 만났다. 살아 숨쉬는 부처님을 느끼며 생애 최고의 순간, 절정의 체험을 했다.

6. 다시 한국에서

박사학위의 취득으로 13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2002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고향은 이국생활에서 언제나 그리워했던 마음의 안식처로서 있지 않았다. 학문 자체가 아니라 학문을 하기 위한 제도로부터 다시 한 번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것은 그에게 또 다른 수행의 과정이었다. 한국사회에서 학자의 길은 학승의 길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도전을 받은 것이다. 때로는 화가 나고 때로는 갈등 속에 있었다. 4장 나에게 가는 길은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느낀 한국 사회와 대학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수행자로서 학문하는 사람으로서 공부의 길에 대한 솔직한 고민과 고백이 담겨 있다.
리뷰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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