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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유산
2부 금단의 과일 3부 포장마차 4부 라 모베즈 레퓌타시옹 5부 수확 옮긴이의 말 |
Joanne Har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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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도, 순진하지도, 착하지도 않은 고집 센 아홉 살 소녀의 성장 이야기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시골 마을 레 라뷔즈에 살고 있는 나이 든 과부 프랑수아즈 시몽(본명 프랑부아즈 다르티장). 그곳에서 나고 자랐지만, 씻을 수 없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마을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크레페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녀가 결사적으로 지키려 하는 과거란 다름아닌 오십오 년 전 그녀가 아홉 살 때 일어난 한 사건. 때는 2차 대전이 막바지에 다다르던 무렵, 예쁘지도 않고 귀염성이라곤 없지만 물러설 줄 모르는 고집과 영악함을 지니고 있던 소녀 프랑부아즈는 전쟁 과부가 된 어머니, 언니, 오빠와 함께 라 레뷔즈에 살고 있었다. 자녀들의 이름에 모두 과일 이름을 붙일 정도로 과일 나무를 사랑하며, 비밀스러운 관능을 오로지 요리를 통해서만 배출하는 특이하고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인 어머니 미라벨은 자신의 기질을 가장 많이 물려받은 프랑부아즈를 마음 깊이 사랑하지만,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여자답고 수동적인 맏딸 레네트를 더 사랑하는 듯이 보인다.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은 프랑부아즈의 갈망은 애증을 불러오고, 모녀는 사사건건 격렬하게 대립한다. 조용하던 레 라뷔즈에 독일 점령군이 찾아온다. 프랑부아즈는 오렌지 냄새와 함께 편두통을 일으키는 어머니를 침상에 묶어두기 위해 오렌지를 훔치려다 독일 군인 토마스 라이프니츠에게 들킨다. 오빠인 카시스와 언니 레네트는 마을 사람들의 사소한 비밀을 그에게 고자질하고 립스틱이나 영화 잡지 등 자질구레한 것을 얻어온 터였다. 아버지를 잃고 의지할 곳을 찾지 못했던 세 남매는 쾌활하고 영리한 토마스에게 나름의 방식으로 애정과 충성을 바친다. 그러던 어느 날, 토마스 라이프니츠가 살해당하고, 독일군은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마을 주민을 학살한다. 부역자로 몰린 다르티장 가족은 마을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집이 불타는 소동을 겪은 뒤 쫓기듯 마을을 떠난다. 이제는 나이가 먹어 고향으로 돌아온 프랑부아즈. 장삿속으로 가득한 조카와 조카며느리가 그녀의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한다. 사면초가에 처한 프랑부아즈는 자신의 비밀을 지킬 수 있을까? 오십오 년 전 여름 토마스 라이프니츠를 죽인 자는 과연 누구일까? 지나간 과거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과 성찰 이 작품을 베스트셀러로 끌어올린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금세라도 책 속에서 뛰쳐나올 듯 생생하고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 살인 사건과 그 은폐에 관한 충격적이고 스릴 넘치는 플롯, 숨가쁘게 스토리를 몰아가다가도 어느 순간 삶에 대한 성찰과 향기로운 로맨스를 제시하는 여유롭고 리드미컬한 호흡은 참으로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재미’를 일깨워준다. 특히 등장인물에 대한 작가의 독특한 시각은 많은 독자와 비평가들에게서 찬사를 받았다. 적과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던 독일 점령기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단순히 선과 악, 흑과 백으로 나눌 수 없는 현실감 넘치는 인물들의 초상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스타킹 한 짝, 립스틱 하나에 이웃 사람들을 서슴없이 팔아넘기는 아이들, 아버지를 죽인 자가 근처 술집에 와서 술을 마시고 있다 해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소녀의 건조한 음성, 정의가 아니었던 쪽, 악마와 얼굴을 맞대고 있었던 쪽, 대의보다는 잡지 한 권, 낚싯대 하나에 더 관심이 있었던 이들의 몸서리쳐질 정도로 현실적인 모습은 읽는 이의 허를 찌른다. 또한 『오렌지 다섯 조각』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고집 하나로 세상에 맞섰던 소녀 프랑부아즈 다르티장은 그 성질을 하나도 죽이지 않은 채 노파가 되어 괘씸한 조카와 조카며느리를 골탕 먹인다. 또한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도와줄 이 하나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과도 같은 비밀을 꿋꿋이 홀로 짊어지는 편을 선택한다. 작가는 이렇듯 고집 세고 강인한 여성 주인공의 일생을 유례없이 흥미롭게 그려냈을 뿐만 아니라, 말미에 가서는 의외의 등장인물 폴 우리아를 통해 그 강인함마저도 넘어서는 삶과 사랑에 대한 너그러운 성찰을 제공하고 있다. 잘 익은 프랑스 와인 같은 기품과 지혜가 담긴 걸작 『블랙베리 와인』 조안 해리스의 또다른 대표작 『블랙베리 와인』은 사라진 친구가 남긴 오래된 와인 한 병을 힌트 삼아 잃어버린 자신의 과거 속으로 걸어들어간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오래된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이 때로는 신비한 화학작용 같고, 때로는 마법 같은 사랑의 힘을 통해 과거의 유령과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영화로 제작되고 있는 이 작품 역시 2005년 상반기에 문학동네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