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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초대 열쇠 없는 집 부록 ピクニック 일본어번역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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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걔한테 제가 못 가진 자유를……자유를 줬어요. 어디든 뛰어다니고 어디든 다닐 수 있게 했어요. 걔는 유일한 희망이었어요. 저를 다시 살게 해주는 아이였다고요.
--- p.27 영원이요, 자지 않고, 쉬지 않는 그래서 살까지 바짝 마르는 영원이요. 저희 집은 영원을 원하는 사람만 초대하는 곳이예요. 그런 친구들이 집에 가득 있죠. --- p.45 우리는 다 같이 사이좋게 썩을 거예요. 제 아내도 잘 썩고 있어요. 차장님도, 권 대리도, 나도 조금씩 썩어 갈 거예요. 썩지 않는 것은 시계 소리밖에 없어요. 영원히 변하지 않죠. 똑딱똑딱. 오늘도 내일도 똑딱똑딱. 영원을 원하신다면 말씀하세요. 언제든 시계로 만들어 드리겠어요. --- p.74 세상에 악한 사람은 없다. 수십을 살해한 놈을 들여다봐도 실상 극악무도한 놈은 잘 없다. 평범하고 때로는 선하지. 하지만 우리를 봐라. 이 황무지 같은 집안 꼴은 어떻고. 저 개가 망쳐놓은 집안 꼴을 봐. --- p.124 죽은 줄 알았는데……사람들만의 생각이었어요. 환하게 환하게 속으로 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아시죠? 꽃 말이에요. 향기 나는 것들. 아름다운 것들 말이에요. 그 썩은 둥치 안에 어찌 그 어여쁜 것들을 품고 있었는지……기특하고 영특해요. --- p.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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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시대에 던지는 처연한 질문들
『피크닉』에 실린 3편의 작품은 독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얼마 전에도 너랑 비슷한 년이 잡혀갔어. 뉴스에서 봤지. 너는 다행인 줄 알아. 너도 그랬잖냐. 혜원이 입에 돌돌 만 휴지를 처넣어. 고 조그만 입에 휴지랑 신문지 뭉탱이를 쑤셔 넣었지. 난 봤어. 암 난 봤지. 잡혀간 그년은 공장에서 그랬다는구나. 공장 화장실에 내던졌는데 시시티브이에 다 찍혔다는구나.” -「소풍」 친딸을 향해 노파가 악다구리를 퍼붓는 대사에서, “복사뼈가 너무 아프군. 젠장. 점점 감각이 없어져…… 뭐 이런 식으로 죽는 거 나쁘지 않아. 회사 서류 더미에 묻혀서 질식사하는 것보다는 낫잖아? 팔다리가 다 잘린 분재처럼 놓여있는 기분이었는데.”-「초대」 죽어가는 백 차장이 독백하듯 내뱉는 대사에서, “더 꼭꼭 숨자. 더 꼭꼭. 저 철창 속의 개도 네 배 속의 아기도 저 나무토막 같은 내 아들도. 아무도 모른다. 이 집에 숨어 있으면 아무도 몰라. 다 썼어 갈 때까지 아무도 몰라.”-「열쇠 없는 집」 친부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 아들의 부활을 꿈꾸는 노파의 대사에서, 독자들은 이 기괴하고 냉혹한 상황에 어처구니없는 아픔과 분노의 감정을 공유한다. 그러나 둘러보면 그것보다 더한 현실에서도 우리는 처연히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시시때때로 매스컴에 올라와도 끔찍한 사건들이 가짜 소문의 입을 빌려 온라인을 잠식해도 우리는, 일상을 살아간다. 하서찬 작가는 이번 희곡집을 두고 “상처를 봉합하지 않고 헤집어 더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면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희곡은 무대를 올리기 위한 글이다.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제일 어둡고 비참한 기억들을 불러낸 뒤 공연장에 두고 가길 바란다. 일종의 굿판이라고 보아주길 바란다.” 고 전했다. 작가의 바람처럼 『피크닉』은 독자들의 어둡고 비참한 기억들을 가둘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독자들이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한결 홀가분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안녕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