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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화학을 만들어라
문화진화론자가 다시 쓰는 영화담론
강한섭 저
삼우반 200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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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서론 - 한국 영화, 그 미학과 산업의 새로운 전략을 위하여

제1부 '한국의 영화학'을 만들어라
01 문화 진화론자가 보는 세상
02 '한국의 영화학'을 만들어라
03 [공공의 적]과 [복수는 나의 것], 영화는 도덕이다
04 예술영화는 없다
05 문화진화론과 예술영화
06 도그마 95 혹은 바나나 영화선언
07 표현의 '자유' 만들기 혹은 부수기

제2부 한국 영화 붐이라는 신화
01 문화 경쟁력 개념의 허구
02 대중영화산업은 배고픈 돼지다
03 비판문화 담론의 허구, 충무로는 혁명 중이다
04 한국 영화산업의 독과점을 걱정한다
05 한국 영화 붐 연구
06 나는 아직 곰이다

에필로그 - 모바일과 네트의 미래

저자 소개

저자 : 강한섭
영화학자 . 영화평론가.
1958년 서울 출생. 경희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 파리 제2대학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였다.(DEA 학위 논문 “할리우드 고전영화의 이야기 구조 분석”)
현재 서울예술대학 영화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EBS TV 프로그램 “새로운 영화, 새로운 시각”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교육학회 회장, 월간 <에머지> 편집위원, 주간 <씨네21>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저서로 <<강한섭의 영화이야기>>(1993)와 <<어떤 영화를 옹호할 것인가>>(1997), 역서로 <<영화학, 어떻게 할 것인가>>(1992)가 있으며, “영화역사 기술의 문제”, “독과점 영화산업론”, “한국 영화 붐에 대한 연구”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1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72g | 153*224*20mm
ISBN13
9788990745163

출판사 리뷰

‘강한섭의 쟁점비평’ 그리고 ‘강한섭 논쟁’

영화 전문 주간지 <씨네21>은 1999년 4월부터 6회에 걸쳐 ‘강한섭의 쟁점비평’이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서울예술대학 강한섭 교수의 영화 비평을 연재하였다. 그리고 그의 글은 즉각 영화계 안팎에서 커다란 반향과 함께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른바 ‘강한섭 논쟁’의 시작이었다.
“예술영화는 없다”(본문 95-106쪽), “대중영화산업은 배고픈 돼지다”(본문 163-174쪽), “비판문화담론의 허구, 충무로는 혁명 중이다”(본문 175-188쪽) 등 그의 글은 게재될 때마다 반론이 제기되었고, 그러면 그의 논지에 동의하는 다른 논객들의 재반론이 이어졌다.
연재가 끝났을 때, 당시 <씨네21>의 조선희 편집장은 이렇게 평가했다. “강한섭 쟁점비평을 둘러싼 지상 논쟁이 이번 호로 일단락된다. ‘강한섭 논쟁’은 요 몇 해 사이 영화평단에서 발생한 가장 강도 높은 지진이었으며, <씨네21>을 창간 이래 가장 격렬한 시비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인 문제적 기획이었다. 나는 이 논쟁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강한섭 씨의 ‘내 이론만 옳다’는 투의 공격적인 어투를, 완고한 영화평단 속에서 다양성의 자리를 만들어 내려는 ‘오버액션’이었다고 봐 준다면, 결국 문제는 견해의 다양성에 관한 것이다.”

사실 그 ‘논쟁’의 당사자인 강한섭 교수는 그 ‘논쟁’ 이전에도 또 이후에도 언제나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진원지가 되어 왔다. 그것은 그가 한국 영화 [쉬리]의 성공에 즈음하여 일각에서 움트고 있던 ‘상업영화 폄하 심리’에 맞서 “보통명사로서의 예술영화란 없다! 미국에서는 할리우드의 장르영화가, 한국에서는 충무로 대중영화야말로 예술영화다!”라고 일갈하고, 영화 [죽어도 좋아]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제한상영가’ 판정을 둘러싼 영화계의 집단 반발에 대해서는 “나는 정말 영화계가 쏟아 놓은 담론의 수준과 정직성의 부재에 실망했다. 영등위의 민주적 합법적 절차에 따른 결정을 왜 존중하지 않는가?” 하고 질타하는가 하면, 1,000만 관객 시대를 맞고 있는 현재의 한국 영화 붐 현상에 대해서는 “붐은 거품이다. 전체 영화시장은 오히려 축소되었다”고 진단하는 등 언제나 영화담론의 주류와는 다른 입장에서 글을 써 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의 글이 명쾌하고 설득력이 있다는 데 있다. 바로 위의 예에서와 같이 그의 글은 대부분 주류 영화담론과는 다른 독자적인 분석을 제시하고 있는데, 낯선 견해에 대한 심정적인 반발을 제외한다면 그의 논리와 진단에 대한 반박이 쉽지 않고, 오히려 그의 논지를 따를 때 현실에 대한 좀더 효과적인 설명과 전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의 글이 언제나 주류 영화평단을 비롯하여 전체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예술영화는 없다”(1999년), “문화진화론과 예술영화”(2000년), “[공공의 적]과 [복수는 나의 것], 영화는 도덕이다”(2002년), “표현의 ‘자유’ 만들기 혹은 부수기”(2002년), “한국 영화 붐 연구”(2003년), “나는 아직 곰이다”(2004년) 등 저자 강한섭 교수가 1999년부터 올 2004년까지 발표할 때마다 영화계 안팎의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문제의 비평 및 논문들, 그리고 “한국의 영화학’을 만들어라”, “모바일과 네트의 미래” 등 ‘지금 - 여기(현대 - 한국)’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영상 시대를 해석할 새로운 영화미학의 구축을 모색하고자 이번에 새로 쓴 글들을 종합한 비평서이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고, 크게 두 가지 주제, 즉 제1부 ‘한국의 영화학을 만들어라’에서는 영화미학을 주제로 한 글을, 제2부 ‘한국 영화 붐이라는 신화’에서는 한국의 영화산업과 영화 정책에 관한 글을 모았다.

한국 영화 붐은 거품이다

먼저 이 책의 제2부에 대해서부터 간단하게 소개하기로 한다. 제2부는 한국의 영화산업과 영화 정책의 허와 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지식인들의 고정관념과 피상적인 이해 수준을 논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글들 가운데 특히 ‘1,000만 관객 시대’라는 말로 요약되는 한국 영화 붐의 맹점에 대한 논문 “한국 영화 붐 연구”(본문 199-226쪽)의 분석은 최근 여러 지면을 통해 인용 . 보도되고 있다.
요약하자면, 1995-2002년 사이 한국 영화의 평균 총제작비는 10억 원에서 30억 5,000만 원으로 350% 증가했고, 같은 시기 한국 영화의 총 관객은 1,200만 명에서 5,000만 명으로 416% 증가했다. 대단한 성장률이지만, 실제로 한국 영화는 2002년에 제작된 45편의 경우 평균 수익률 -20.5%, 편당 4억 3,1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그 사이 비디오산업은 1조 2,000억 원 규모에서 5,000억 원 수준으로 주저앉는 등 전체 영화시장은 크게 축소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는 200개 이상의 스크린 독과점, 융단 폭격 식 마케팅, 그리고 신용카드사와 이동통신사들의 지원에 의거한 입장료 덤핑 등 3대 거품 전술 덕분에 철마다 관객 200만 이상의 대박 영화가 나오는 시스템이 정착해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렇게 한국의 영화산업은 기반이 무너지고 있지만, 철마다 수백만 관객의 대박 영화가 나오니까 많은 사람들은 한국 영화가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저자가 주목하고 우려하는 것은 지식인들의 피상적인 이해 수준이다. “깊이 있는 사상을 제시한 사람은 월셋방에 살고, 그 사상을 대중의 입맛에 맞게 소설화한 사람은 전세방에 살고, 그 소설을 영화 같은 영상문화로 바꾼 사람은 아파트에 살고, 그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는 궁전 같은 저택에 사는 거꾸로 된 세상이 된다.”(“대중영화산업은 배고픈 돼지다”, 본문 163쪽)는 식의 고정관념 말이다.
그러나 학문적 가치가 있는 책이나 실험적인 영화만큼이나 처세술 책이나 여배우를 앞세운 대중 오락영화도 사정이 어려운 것은(“대부분의 제작자는 야반도주하고, 여배우들은 삼류 무대라도 아쉬워하는” 현실)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그런 식의 이분법적 논리는 ‘배고픈 소크라테스’의 고고한 자기만족은 될지언정 예술영화와 오락영화의 구분만큼이나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전혀 무력할 뿐이다.
저자 강한섭 교수는 이렇듯 언제나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첫째로 그가 ‘영원한 소수파’의 길을 추구하는 ‘역류자’임을 자부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충무로 대중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번째의 이유를 잘 알고 있는 한국의 영화계는 그의 ‘쓴소리’에 대해 때로는 즐거워하고 때로는 불쾌해 하면서도 늘 귀를 기울이고 있다.

서구의 영화학을 해체하고, ‘한국의 영화학’을 시도한다

“그 해(1998년) 한국 영화의 주류 담론은 이광모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과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을 가장 미학적으로 탁월하고 도덕적으로도 출중한 영화로 점찍고 있었다. 그러나 … 필자는 두 영화가 도대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필자는 정말 알고 싶다. [아름다운 시절]과 [강원도의 힘]을 우수한 영화로 평가하여 기록하고, (김기덕 감독의) [파란 대문]은 별볼일 없는 영화로 무시하여 기억에서 추방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한 해에 만들어지는 60여 편의 한국 영화 중 10여 편만을 논의 대상으로 하고, 나머지 영화들은 아예 관심도 두지 않는 비평계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문화진화론과 예술영화”, 본문 107-109쪽)
해당 영화와 관련한 저자의 평가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아름다운 시절]에 대해서는 “스타일을 위한 스타일”로 일관한 지루한 영화로 규정하고 있고, [강원도의 힘]에 대해서는 “모더니즘 미학으로 위장한 ‘몰래 카메라’ 수준”으로 생각하는 반면, [파란 대문]에 대해서는 “여유로운 형식미 속에서 성의 문제를 깊이 있게 표현한” 1998년의 베스트 작품으로 꼽는다. 그러면 영화평단의 주류 담론과의 이와 같은 판단 차이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이 책은 저자가 그 동안 발표한 여러 글을 종합한 비평서이지만, 그럼에도 글 전체에 걸쳐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위에 인용한 질문은 저자의 그 일관된 주제 의식이 제기하는 근본적인 문제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는 [아름다운 시절]과 [강원도의 힘]을 주류 영화담론이 높이 평가하는 것은 서유럽의 이른바 ‘예술영화’ 개념에 기준을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고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에피소드 중심의 개방적인 이야기 구조와 롱테이크를 위주로 한 사실적 영상 표현에 의존하는 ‘유럽 영화=예술영화=좋은 영화’라는 등식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개방적인 이야기 구조와 롱테이크 기법이 할리우드나 충무로의 장르영화가 의존하는 기승전결의 폐쇄적인 이야기 구조와 연속 편집에 의한 공간 재구성 기법보다 더 미학적으로 우수하고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증거는 없다.”(본문 101쪽) 그렇기 때문에 ‘예술영화’란 없으며, 우리와는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다른 문제들을 설명하고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을 그대로 수입하여 우리의 현실, 우리의 충무로 영화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러면 우리의 현실, ‘지금-여기’의 문제를 설명하고 해결할 논리적 . 미학적 대안은 무엇인가? “충무로 최루 멜로드라마를 예술영화라고 우길 배짱과 자존심”(본문 106쪽)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저자가 기존에 발표하고 이 책에 종합한 여러 글들은 우리가 수입한 서구의 영화미학을 비판하고 해체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 책을 통해 새로 발표하는 글 “‘한국의 영화학’을 만들어라”(본문 65-84쪽), “모바일과 네트의 미래”(본문 237-255쪽)는 그 폐허 위에서 ‘한국의 영화학’, 즉 우리의 독자적인 시각으로 오늘날의 총체적인 영화 현상을 설명해 줄 새로운 영화미학의 구축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20세기 영상 문화를 지배해 왔던 ‘극장 - 120분 - 허구적 스토리’라는 시스템은 이미 붕괴되기 시작했다. 영화 기술이 디지털로 바뀌고, 관객도 어두운 극장 안에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네트로 연결되어 있으며, 영화의 배급과 상영은 실시간의 동시성으로 현존하는 등 영화의 기술과 사회적 환경이 급변하는 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영상의 시대는 새로운 미학 이론을 필요로 한다. 아니, 새로운 미학 이론이 새로운 영상 시대를 결정할 것이다. 나는 21세기 새로운 영상의 시대를 멋지게 설명할 새로운 영화미학을 동양 사상과 모바일카메라폰의 관련 속에서 찾고 있다.”(본문 84쪽)
물론 그 새로운 영화미학, 저자가 제안하는 ‘한국의 영화학’은 아직 체계화 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책 전체를 통해 일관하는 주제 의식, 즉 서구의 영화학에 대한 재인식과 영화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안목, 한국의 대중영화에 대한 무궁한 애정 등등 ‘한국의 영화학’에 담길 요소는 차례로 제시되고 있다. 저자의 다음 작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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