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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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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Schnitz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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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그너 : 왜 그녀를 속였냐고요―? 당신이 제게 그런 질문을 하시는 겁니까? 우리 인간이 근본적으로 어떤 종류의 존재인지에 대해 아직 알아채지 못하신 건가요? 우리 안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습니까 -! 사랑과 기만… 신의와 부정… 한 사람에 대한 숭배와 또 다른 사람, 혹은 여러 사람에 대한 욕망. 우리는 우리 안에 질서를 세우려고 애쓰고, 그걸 어떻게든 가능한 한 지켜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질서라는 건 결국 인위적인 것일 뿐이고… 본성에 가까운 것은… 혼돈입니다. 그래요.―친애하는 호프라이터 씨, 영혼은… 어떤 작가가 언젠가 말했듯이… 광활한 영토입니다. 참고로, 작가가 아니라 호텔 지배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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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어 슈니츨러의 《광활한 영토》는 세기말 오스트리아 부르주아 사회를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갈등과 도덕적 위선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1911년 빈 부르크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지속적으로 무대에 오르며 슈니츨러의 가장 성공적인 극작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극은 주인공 프리드리히 호프라이터를 중심으로 그의 아내 게니아, 젊은 피아니스트 코르샤코프, 친구 마우어, 그리고 자유롭고 진취적인 여성 에르나 등의 관계 속에서 사랑, 배신, 질투, 그리고 도덕적 갈등이 얽히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의 주요 갈등은 게니아가 결혼의 정조 의무를 지키려다 코르샤코프의 자살을 초래하고, 남편 프리드리히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시작된다. 프리드리히는 자신의 지속적인 불륜을 정당화하면서도 아내의 도덕성을 의심하고, 결국 게니아는 남편의 위선에 절망하여 젊은 오토와 불륜을 맺는다. 이 관계는 오토와 프리드리히 간 결투로 이어지고, 결국 오토는 목숨을 잃게 된다. 프리드리히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지만, 마지막 순간 아들의 부름에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파멸을 직면한다. 극은 빈 근교의 여름 별장과 돌로미티의 푈스호 등 자연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의 내면은 거대한 황량한 풍경처럼 공허하다. 슈니츨러는 점묘법적 기법을 사용하여 인물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에서 사건의 전모를 서서히 드러낸다. 프로이트가 슈니츨러를 자신의 문학적 도플갱어라 칭했듯, 이 작품에서도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이 드러난다. 극의 제목인 ‘광활한 영토’는 3막에서 호텔 지배인 아이그너 박사의 대사에서 비롯된다. 그는 인간의 내면은 질서가 아닌 혼돈이며, 사랑과 기만, 신의와 부정이 공존하는 곳이라 말한다. 이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로, 인물들은 각자의 욕망과 도덕적 기준 사이에서 갈등하며 결국 파멸로 향한다. 슈니츨러는 희극과 비극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으로 이 작품을 ‘희비극’이라 명명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스스로 만든 도덕적 규범과 사회적 굴레에 갇혀 허우적거리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누구도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사랑, 가정, 행복을 잃는다. 이러한 점에서 《광활한 영토》는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구조의 모순을 날카롭게 해부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