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0041. 21세기 불로초집념의 퍼포먼스 020ㆍ19세기 불로초 026ㆍ젊음, 그 오래된 유혹 028ㆍ기적과 사기, 아슬아슬한 경계 032ㆍ1,000번의 고환 이식 수술을 집도한 남자 036ㆍ테스토스테론, 정체를 드러내다 041ㆍ그림의 떡 047ㆍ불에 기름 붓기 052ㆍ이제는 근육이다 058ㆍ터미네이터 키드의 최후 062ㆍ약발의 청구서 066ㆍ육상의 여신과 야구의 신 073ㆍ범인은 이 안에 있다 078ㆍ디자이너 스테로이드 083ㆍ그 뒤로 어떻게 됐을까 087더 들어가기 남자로 변하는 여자아이 0922. 신에 도전한 물질경력직 사원의 난관 102ㆍ전임자의 만행 105ㆍ프로게스테론 109ㆍ혁신의 끝 112ㆍ패기 넘치는 신입 사원 116ㆍ신의 영역 119ㆍ신을 넘어선 영역 121ㆍ어머니가 되지 않을 권리 126ㆍ악법은 악법일 뿐이다 130ㆍ부잣집 며느리의 우여곡절 134ㆍ2인 3각 138ㆍ3인 4각 141ㆍ신의 영역에 발을 디딘 사람들 146ㆍ그 뒤로 어떻게 됐을까 154더 들어가기 노학자의 마지막 논문 1613. 화학적 거세초토화 전략 172ㆍ새로운 전략 175ㆍ카풀에서 찾은 답 178ㆍ합성 에스트로겐 182ㆍ합성 에스트로겐의 진화 188ㆍ화학적 거세의 문을 열다 193ㆍ넓어지는 선택지 199ㆍ성충동 약물치료 205ㆍ화학적 거세의 허점 208ㆍ화학적 거세와 전립선암 212ㆍ한국인이 만든 세계적 신약 216ㆍ그 뒤로 어떻게 됐을까 224더 들어가기 좋은 게 좋은 거다 2294. 진화의 선물, 만병을 다스리다소중한 장기, 민감한 장기 240ㆍ신비의 물질 244ㆍ슈퍼파일럿을 막아라 249ㆍ알고 보면 직장 동료 254ㆍ기적의 관절염 치료제 257ㆍ신기루 261ㆍ대량 생산이라는 난관 265ㆍ코르티손 전쟁 268ㆍ자연의 힘 272ㆍ미국 대통령을 치료한 염증 약 276ㆍ희귀 질환 치료제 281ㆍ알 수 없는 일들 286더 들어가기 미네랄을 조절하는 스테로이드 289나가며 296그림 출처 302참고문헌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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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스토리텔링으로 듣는스테로이드 발견의 역사정상급 운동선수와 보디빌더를 둘러싸고 반복적으로 보이는 이슈가 있다. 바로 스테로이드 복용이다. 비단 선수들의 일만은 아니다. 취미로 몸을 가꾸는 이들도 근육 생성에 도움을 얻기 위해 암암리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하곤 한다. 하지만 선수든 일반인이든 그 결말은 다르지 않다. 크고 작은 부작용을 경험하며 값비싼 대가를 치르거나 심하면 장기 손상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과거 이 물질을 연구한 학자들은 뛰어난 염증 완화 효과를 발견하고 ‘기적의 치료제’로 부르기도 했다. 실제로 현재도 염증 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테로이드는 정확히 어떤 약일까? 그리고 어떻게 기적의 치료제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게 된 걸까?『스테로이드 인류: 기적과 죽음의 연대기』는 지금도 현장에서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약학자 백승만 경상국립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스테로이드의 면면과 그 역사를 파헤친 책이다.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를 시작으로 대중에게 의약학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저자는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의약품 개발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tvN STORY 〈어쩌다 어른〉, 연합뉴스경제TV, 세바시 강연 등에서 지난 몇 년간 저자가 출연한 영상들은 총 100만여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그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증명했다. 네 번째 책 『스테로이드 인류』에서 저자는 또 한 번 갖가지 인물이 등장하는 의약품 개발 역사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스테로이드 연구를 둘러싸고 벌어진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읽는 이들은 스테로이드라는 약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책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역사 속 인물들의 성취와 좌절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 우리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 역시 제공해 준다.테스토스테론의 발견부터 도핑의 역사, 화학적 거세그리고 피임약과 암 치료제 개발까지『스테로이드 인류』는 총 네 장으로 구성됐다. 1장 「21세기 불로초」에서는 젊음의 회복을 꿈꾸며 개의 고환을 추출하고 자신의 몸에 투입한 학자 브라운-세카르의 연구에서부터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발견 그리고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스포츠계 도핑의 역사 및 스캔들을 다룬다. 2장 「신에 도전한 물질」은 여성 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을 이용한 피임약 개발의 과정을 담았다. 산아제한운동가로 잘 알려진 마거릿 생어, 여성참정권운동을 펼쳤던 캐서린 매코믹 그리고 독특한 전적을 가진 화학자와 의사가 최초로 피임이라는 신의 영역에 도전한 과정이 그려졌다. 그에 더해 프로게스테론에 주목하고 약용이 가능한 활성물질을 개발한 걸출한 화학자 러셀 마커, 로젠크란츠, 칼 제라시의 이야기는 약물 개발의 구체적 과정과 그 진수를 보여준다.3장 「화학적 거세」에서는 또 다른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발견과 관련 물질을 화학적 거세에 사용한 역사를 풀어냈다. 화학적 거세의 의학적 방법이 어떻게 현재 ‘안드로겐 차단요법’이라는 이름으로 전립선암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또한 저자는 실제 사례들을 제시하며 성범죄 방지 및 예방에 있어 화학적 거세의 한계도 짚어내고 있다. 4장 「진화의 선물, 만병을 다스리다」는 염증을 치료하는 스테로이드인 부신피질 호르몬 코르티손에 대한 이야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코르티손을 병사들에게 주입해 슈퍼파일럿을 만들려 한다는 낭설을 믿고 약물 개발에 나선 미국 정부의 일화에서부터 코르티손을 관절염에 사용해 심각한 부작용을 발견한 연구자들의 우여곡절까지, 현재 효과적인 염증 치료제로 활용되는 코르티손에 얽힌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스테로이드를 지배하려 한 인류의 역사를 추적한다스테로이드는 단 하나의 물질을 일컫는 용어가 아니다. 크게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으로 나뉘는 여성 호르몬과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하는 남성 호르몬 그리고 부신피질 호르몬 등 “스테롤sterol을 닮은 구조의 화합물들”을 모두 통칭하는 용어다.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작용도 다양하다. 가령 에스트로겐은 임신을 돕고 유방을 부풀게 한다. 여성 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기에 여성은 골다공증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스트로겐 약물을 사용하곤 한다. 그런데 잘못 사용하면 유방의 세포 분열을 촉진해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남성 호르몬 역시 마찬가지다. 근육량 및 성기능 증가를 위해 남성 호르몬제를 잘못 사용했다가는 전립성비대증이나 전립선암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테스토스테론이 아예 말라버릴 수도 있다. 균형을 유지하려는 우리 몸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특히 근육을 만들기 위해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를 쓰는 이들에게 쉽게 나타난다. 고환이 쪼그라들거나 여성형 유방이 생겨나고 결국 심장근도 두꺼워져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양날의 검’이라 불리는 스테로이드의 양면성은 관련 약물 연구가 까다로운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약화학자로서 스테로이드를 연구하고 있는 저자는 작용을 예측하기 어려워 “연구자들도 껄끄러워하는 물질”인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하는 현실을 우려한다. 그리고 책을 통해 단백동화 스테로이드에서부터 비스테로이드성 선택적 안드로겐 수용체 조절제, 즉 삼스까지 불법적 약물이 어떤 부작용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각각의 발견과 약물 개발, 그 과정의 우여곡절까지 인류가 스테로이드를 이용하고 지배하려 한 역사도 추적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스테로이드가 생각만큼 철저한 연구 결과를 거쳐서 우리 손에 들어온 게 아니란 데 허점이 있”으며 그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스테로이드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나 환상도 조금은 줄어들”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과학 열망의 연대기 『스테로이드 인류』가 촘촘하게 엮어낸 연대기를 따라가는 것은 읽는 이에게 매우 흥미로운 과학적 모험이 된다. 스테로이드를 둘러싼 이야기 속에서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을 향한 수많은 사람들의 날것 그대로의 열망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1920년대 교도소 주치의로 근무하던 의사 레오 스탠리는 재소자을 이용해 1,000번에 이르는 고환 이식 수술을 거침없이 실행했다. 이 외에도 임신부의 소변 수십 톤에서 여성 호르몬을 추출하거나, 엉뚱한 환자에게 스테로이드를 실험하는 등 생명을 살리는 물질을 연구하는 일이었음에도 몇몇 학자들의 이야기는 탄성이 나오게 한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감동적인 역사도 존재한다. 피임약 개발 이야기다. 산아제한운동가인 마거릿 생어는 여성참정권운동을 펼쳤던 억만장자 미망인 캐서린 매코믹을 만나 피임약 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은 내분비학자 그레고리 핑커스, 유명 의사 존 록을 만나 설득하는 등 각고의 시도를 통해 생명이라는 신의 영역에 도전해 나간다. 저자는 각각의 스테로이드를 발견하거나 유사체 및 합성물질 이야기가 등장할 때는 관련 물질의 화학 구조를 그림으로 함께 제시하고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가 알기 쉽게 전달하는 화학적 지식은 나노 단위의 분자 구조를 원하는 대로 변형하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려 노력하는 천재적 화학자들의 여정에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이들이 고투한 현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경한 분야인 화학의 영역을 즐기는 자신을 모습을 발견할지 모른다. 익숙한 줄기의 과학 서사를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한다면 『스테로이드 인류』가 독자들의 낯선 모험을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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