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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라고요?
하이퍼, 뭐? 유리성에 갇힌 아이들 강아지 키우고 싶어? 나쁜 의사 선생님 엄마, 아파서 미안해 원경이의 소원 난 뚱뚱한 게 아니야 원경이 무대에 서다 열두 개의 촛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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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이 이야기기가 처음 알려진 것은 2002년 ‘KBS 병원 24시’를 통해서였다. 그 때 4살이었던 원경이는 촬영을 하기 얼마 전에야, ‘하이퍼 아이지엠 신드롬’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것을 알았다. 그 때까지 엄마는 아이가 감기에 자주 걸리는 허약한 체질이라고 여겼다 했다. 병원에서도 원경이의 병을 알아보지 못했다.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말로 “애 배가 너무 나온 거 아냐?”라거나 “약골이라지만, 너무 자주 병원 출입하는 거 아냐?”고 물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설마, 하이퍼 아이지엠 신드롬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병이 원경이 몸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줄, 알 턱이 없었다. 엄마는 그 때까지만 해도 그냥 인생을 순진하고 만만하게 잘 살아 오지 않았던가. 부모가 시키는 대로, 나라가 시키는 대로, 학교가 시키는 대로.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즐기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보내면 그 뿐이었다.
아이는 원래도 속이 깊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바쁜 엄마, 바쁜 아빠를 챙길 줄 알았다. 밥투정, 잠투정도 없었다. 칭얼대며 응석을 부리지도 않았다. 아이는 발병을 하고 난 뒤, 병원 생활과 함께 하루가 다르게 어른스러워졌다. 엄마 마음이 아플까 봐, 아픈데도 말을 꾹 삼키는 아이. 엄마가 울고 있으면 활짝 웃어 주는 아이. 원경이는 엄마, 아빠에게 힘든 현실을 천천히 받아들일 수 있게 견디는 힘이 되어 주었다. 엄마는 그런 딸 앞에서 제발 울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도, 혼자가 되면 눈물을 하염없이 쏟았다. 엄마는, 누구라도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필요했다. 그렇게 ‘병원 24시’에 속마음을 털어 놓은 것이 인연이 되어, 원경이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방송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이들 가족의 아픔을 온몸으로 느꼈다. 환하게 웃는 원경이와 속이 미어지는 엄마의 심정을 여과없이 받아들였다. 그 가운데 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시간이 지나면, 많은 어려운 사람들 이야기 속에 잊혀지기 마련이다. 하루 이틀 생활에 쫓겨 가는 틈에 원경이는 뜨거운 위로와 격려, 응원에서 한발씩 물러서고 있었다. 그랬던 원경이가 돌아왔다. 2004년, 원경이 이야기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던 어느 기자가 원경이를 찾았다. 그 때 그 소녀, 유리 공주는 어떻게 되었을까? 기자는 아직도 투병 중에 있는 원경이를 만났다. 그런데 이 집에 변화가 생겼다.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더없이 행복해 보이는 식구들. 그 변화는 엄마에게서 시작되었다 한다. “어떤 사람이 신년 운수를 보러 점쟁이를 찾아갔대요. 점쟁이는 그 사람을 보더니, 홱 돌아서면서 곧 죽을 운명이라고 했다지요. 결국 건강하던 그 사람이 죽고 말았어요. 내일 죽을지, 오늘 죽을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다 홧병으로 죽었답니다. 우리는 원경이를 포기하지 않아요. 원경이가 언제까지 살든, 잘 살 수 있도록 부모된 도리를 다할 거예요. 사람들이 우리 원경이를 보고 힘냈으면 좋겠어요. 아픈 우리 원경이도 이렇게 힘차게, 씩씩하게, 건강하게, 잘 살고 있잖아요.” 엄마는 원경이의 뜻대로 연기 학원을 보내고 있었다. 유치원을 겸하고 있는 연기 학원에 일주일에 세 번 나가고 있었다. 원경이는 그 속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놀며 보통 아이처럼 살고 있다. 기자는 원경이 소식을 본 대로 썼고, 그렇게 원경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냥 아픈 아이 이야기가 아니라,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고 있는 희망의 증거로서. 작가는, 원경이를 만나 본 소감을 ‘천사를 만나다’라고 말했다. 며칠 뒤, 몇 년 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알게 되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아이. 지금부터 원경이를 만나 보자. 이 작은 천사의 이야기 속에서 각자 소중한 보석을 마주할 수 있길 바란다. “원경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마지막 교정지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