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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초니에레》의 번역은 국내 번역사상 중요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먼저, 페트라르카 탄생 700주년(1304~1374)을 맞이하여 그의 소네트 100편을 국내에 처음으로 알리게 되었다는 점에서, 다음으로 이탈리아 파비아대학에서 14세기 시와 현대시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상엽 교수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번역으로 나남소네트 총서에서 거듭났다는 점에서 본 작업의 소중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 세계 문학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탈리아의 시인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신곡》(1306년경~1321년경)의 저자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1321)와《데카메론》(1349~1351)의 저자 죠반니 복캇쵸(Giovanni Boccaccio 1301~1375)가 활동한 1300년대는 이탈리아 문학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 또 하나의 별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Francesco Petrarca 1304~1374)이다. ◎ 먼저, 페트라르카의 이 詩選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세 가지 위대한 수식어를 상기하도록 하자. 최초의 인문주의자, 서정시의 아버지, 소네트의 완성자..... 그러나 어디 이것뿐이랴 ! 그가 우리에게 남긴 두 개의 신조어는 더더욱 놀랍다. 월계관을 쓴 사람(laurea), 中世(medium tempus) 그의 나이 41살인 1341년에 로마에서 시의 神 아폴로의 상징인 월계관을 수여 받고 만든 신조어인 ◎ 페트라르카는 단테보다 40살이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와 더불어 근대 이탈리아어를 만든 장본인들이다. 그들은 당시 새로운 문예사조였던 <부드러운 새로운 문체 Dolce stil nuovo>를 적극적으로 옹호했고, 모국어에 대한 진한 애정을 담아 각각 불멸의 작품을 남겼다. 단테의《신곡》, 특히 그의《통속어로 하는 웅변》은 당시 통속어로 천대받던 이탈리아어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었다. 다음으로 페트라르카의《칸초니에레》는 시인이 40년을 조탁한 이탈리아어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칸초니에레》는 페트라르카가 40년간 다듬은 총 366편의 시를 담고 있고, 그 가운데 소네트(4-4-3-3행)는 절대다수인 317편에 이른다. 이 책은 그 중 100편의 소네트를 엄선하였고, 이를 선정함에 있어 역자는 “이탈리아의 페트라르카 문학연구자들이 그의 시문학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많이 연구한 시들이 어떤 것들인지, 다음으로《칸초니에레》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시는 어떤 것들인지”를 진지하게 고려하였다. ◎ 이탈리아의 저명한 학자인 빗토레 브랑카(Vittore Branca 1913~)는 페트라르카를 “현대 서정시의 아버지이며 인문주의 문명의 아버지”라고 평하였다. 또한 미국인으로서 페트라르카 전문가인 어니스트 해취 윌킨스(Ernest Hatch Wilkins 1880~1966)는 “페트라르카야말로 당대의 가장 위대한 인간이었으며, 전 인류역사를 통해 보더라도 가장 위대한 인물들 중 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이탈리아의 대문호 단테, 페트라르카, 복캇쵸는 자신들의 작품들을 통해 서양문학에 마르지 않는 문학적 양분의 바다가 되어 서양 세계를 굽이쳐 흐르는 장대한 강들의 탄생을 도와 준 것이다. 그들은 시인이자 학자로 르네상스의 모델을 확립하였고, 그것은 오늘날까지도 서구문명의 이상으로 남아 있다. 특히 수많은 학자들이 주목하고 평가를 내린 페트라르카의 대표적인 면들은 브랑카의 평처럼 그와 ‘인문주의’와의 관계 속에서, 또 ‘탈 중세적인, 즉 근대적인 서정시 확립’에 기여한 점임을 알 수 있다. ◎ “만일 서양의 시 문학사를 통틀어 수세기 동안 끊임없이 이야기된 한 권의 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페트라르카의《칸초니에레》이며…시적(詩的) 정체성을 갖춘 서정의 규범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는 한 권의 책이 있다면 그것 또한 페트라르카의《칸초니에레》이다.” 이 말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와 페트라르카 전문가인 로산나 벳따리니(Rosanna Bettarini)의 말로 이 점은 본 번역서에 수록된 다양한 판본의 도판으로도 능히 증명되는 바이다. 이 책은 총 45개의 희귀 도판을 수록하여 작가와 작품에 관한 이해를 높이고자 했고 말미에는 Capoversi(첫 행 색인)을 첨부하여 각 시의 첫 행으로 시를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 앞으로 이어질 나남 소네트의 새로운 시도에 독자 여러분의 애정을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