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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오늘도 그런 의미에서는 활짝 문을 열었습니다.
상범이가 책방을 그만두려고 한다던데 출사표 등유 20L와 눈 그리고 너무 먼 주유소 마의 일주일과 첫 달 매출 수도 공사 책방 음료 변천사 와글와글과 코로나 소박하고 근사한 글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 구독 서비스 리누의 초고 하수구 냄새와 지독한 혈투 인스타그램 계정 폭파와 블로그 책방지기의 책 읽기 태블릿과 닌텐도 잊을 수 없는 소파 여행자 공연 야간 운영과 첫 완독 우수출판물 제작 지원 사업 도전 책을 만들고 유튜브를 했던 이유 도대체 언제 쉬나요? 책방지기의 자기관리 도대체 책방이 뭐라고 서울 국제 도서전 참여와 기사회생 행궁동으로 가자 에필로그 - 그런 의미에서, 리누 드림 |
이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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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니까 어디 가서 이야기하지 말고."
여기다. 여기가 그 시작이다. 스물일곱,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책방을 인수해 운영하게 된 계기가. 정말 저 한마디에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됐다. --- p.13 주일 동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초보 책방지기의 자신감은 가루가 되었다. 막연한 의지가 꺾였다. 무언가 해보고 싶다는 도전 의식도 사라졌다. 사람 자체가 작아지는 기분이 들고 차마 퇴근할 수 없었다. 다음 날이 휴무인 월요일이지만 이미 일주일 동안 휴가를 다녀온 것과 다름없었기에 쉬어도 될지 의심했다. 발버둥이라도 쳐서 지금 이 상황을 바꾸고 싶었지만 돈, 콘텐츠, 능력 중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 p.39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 읽는 사람은 누구나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는 마음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며 동경하다 함께, 나란히 쓰고 싶어서 펜을 든다. 이렇게 작은 행동은 결국 쓰게 만들고 글은 모여서 책으로 엮인다. 책은 다시 쓰고 싶은 독자를 쓸 수 있도록 자극한다. 쓰는 사람이 새로 태어나 책을 엮고, 자극받은 독자가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면 선순환 끝에 출판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가 있었다. 책방은 처음 독서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책과 가장 친해질 수 있는 첫 번째 책을 추천하는 곳이 되기도 하며,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언제든 쓸 수 있는, 써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는 공간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 p.74 세상에는 재미있는 책이 너무 많고, 책방지기는 재미있는 책을 더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억울하다. 모르고 있었다면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덜했을 텐데. --- p.113 몇 주가 지났을까, 여느 때처럼 10시 20분쯤 그 손님이 방문했다. 기존과 다름없는 모습에 같은 행동으로 응대했고, 소음을 줄여 그분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10시 50분,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서 잔을 가져다주었다. 그날은 빈 잔에 한 마디를 담아 건네주었다. "지나가다 불이 켜진 곳이 있어서 들어와 봤는데 덕분에 처음으로 책을 완독했습니다." --- p.134 마이너스 통장, 사업자 단기 대출, 생활비 대출 등 은행 어플들을 번갈아 가며 금리와 상환 시기를 찾아보았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에는 금리가 높지 않았다. 커다란 조건 없이 빌려준다는 은행의 속삭임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다만, 급한 불을 끈다고 한들 상황은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한편으론 이 적은 금액조차 상환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했다. 초라한 마음에 거칠게 핸드폰을 뒤집어 내려놓았다. 뭘 먹지도, 하지도, 못하는 시간을 오래 보냈다. --- p.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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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
책방은 읽는 사람의 첫 번째 책을 만나는 곳이자 읽는 사람이 첫 번째 책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방을 한 줄로 소개하자면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다. 수원문화재단에서 발행한 [요새 매거진] 북토크에 참석했던 책방지기는 어느 공간지기의 한 줄 소개를 듣고 충격을 먹는다. 단 한 줄로 공간의 철학과 목적, 분위기를 모두 담아냈기 때문이다. 책방을 한 줄로 소개할 문장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북토크 내내 집중하지 못한다. 책방으로 복귀하고 진지하게 책방의 한 줄 소개를 생각하는데, 당시 책방은 두 권의 책을 독자와 작가들과 함께 만들었고 다음 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책을 만들고 있을까. 독자들의 첫 번째 쓰기를 할 수 있게 만들었던 이유는 뭘까. 생각의 꼬리를 물고 들어가 보니 단 한 문장이 떠올랐다.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 읽는 사람은 누구나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중 마음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 모인 글로 책을 만드는 사람들,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또다시 자극을 받아 쓰기 시작한다면 이 순환의 끝에는 출판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책방은 처음 독서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책과 가장 친해질 수 있는 첫 번째 책을 추천해 주는 곳이 되기도 하며,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언제든 쓸 수 있는, 써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공간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