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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와의 대면 7
햄릿 39 작품 해설_위대한, 그러나 문제적인 작품 259 오셀로 277 작품 해설_지혜롭게 사랑하지 못한 베니스의 무어인 479 리어왕 501 작품 해설_죄보다 죗값을 더 많이 치른 인간 693 맥베스 715 작품 해설_고운 것은 사악하고, 추한 것은 선하다 867 옮긴이 후기 891 |
William Shakespeare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다른 상품
“햄릿 지금 이대로가 좋은가 아닌가,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것이 더 고결한 것인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의 고통을 마음으로 감내하느냐, 아니면 고난의 바다에 맞서 무기를 들고, 싸워 이기느냐, 어느 것이 더 고결한 것이냐? 죽는다는 것은 잠자는 것- 그뿐이다. 그리고 잠으로써 우리는 육신이 물려받은 마음의 고통과 수많은 질병의 괴로움을 끝낸다. 간절히 바라는 마무리가 아닌가, 죽는다는 것은 잠자는 것- 잠을 자면, 아마 꿈을 꾸겠지. 아, 꿈이 문제구나. 왜냐하면, 우리가 혼란스러운 인생을 벗어 던져버릴 때, 죽음의 잠에는 어떤 꿈이 있을까를 생각하면, 망설일 수밖에 없구나. 고통에 찬 기나긴 인생을 견디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니면 누가 시대의 채찍과 조롱을 견디며, 압제자의 부당함과 오만한 자의 모욕을 견디며, 경멸당한 사랑의 고통과 재판의 연기를 견디며, 관리들의 무례함과, 하찮은 인간들이 미덕으로 참고 견디는 멸시들을, 이 단 한 자루의 단검으로 조용히 끝낼 수 있다면, 누가 견디겠는가? 누가 지친 인생에서 신음하고 땀 흘리면서 이러한 짐들을 지고 갈 것인가?” --- 「햄릿, 3막 1장」 중에서 “오셀로 보세요, 전 무기가 있습니다. 이것보다 더 좋은 칼을 허벅지에 찬 군인은 없었죠. 그런 날도 전 경험 했습니다. 이 작은 팔과 이 멋진 칼을 들고, 당신이 지금 저를 막는 것보다 스무 배나 더 강고했던 저지선을 뚫은 적도 있지요. 그러나 헛된 자랑에 불과하군요! 그 누가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리오? 지금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무기를 가졌다고 두려워하진 마세요. 제 여정은 여기가 끝이며, 여기가 종착지군요. 그리고 제 항해의 바로 그 목적지가 되는군요. 용기 없이 뒷걸음치시나요? 쓸데없는 두려움입니다. 누구라도 오셀로의 가슴팍을 갈대로 찔러도, 오셀로는 물러납니다. 오셀로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오셀로 침대로 간다 지금 너의 모습은 어떠하더냐? 운명을 잘못 타고난 놈, 너의 흰옷처럼 창백하구나, 우리가 최후의 심판일에 만나면, 그대의 이 모습은 나로 하여금 천국에서 내 영혼을 소용돌이치게 해, 악마들이 낚아챌 것이다. 식었는가, 차갑구나, 그대여? 마치 그대의 순결 같구나. 아, 저주, 저주받은 노예 같은 놈! 악마들이여 나에게 채찍질을 퍼부어라, 이 천상의 모습을 나로 하여금 간직하지 못하게 몰아치는 바람에 날리고 유황불에 태워서 불타는 심연 깊이깊이 나를 처박아라. 아 데스데모나! 그대 죽었구려! 죽었어! 오, 오!” --- 「오셀로, 5막 2장」 중에서 “리어왕 (코딜리아에게) 자, 나의 기쁨, 막내이지만, 나의 사랑은 결코 그렇지 않단다. 언니들에게 준 것보다 더 풍요로운 삼분의 일을 차지하기 위해 무슨 말을 하겠느냐? 코딜리아 없습니다, 폐하. 리어왕 뭐라고? 할 말이 없으면 줄 것도 없어. 다시 말해라. 코딜리아 저의 마음을 입으로 옮길 수가 없으니 너무 불행해요. 저는 폐하를 사랑합니다. 저의 의무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리어왕 뭐라고, 자, 네 말을 조금이라도 고쳐라, 그래야 네 행운을 망치지 않을 거야. 코딜리아 예, 폐하, 폐하께선 저를 낳아 기르고 사랑했습니다. 저는 딱 그만큼 의무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폐하께 복종하고, 사랑하고 또 가장 존경합니다. 언니들이 아버님만을 사랑한다면 왜 남편을 얻었을까요? 만일 제가 결혼을 한다면, 제 결혼 맹세를 받을 사람은 그에 대한 내 사랑의 절반과 저의 보살핌과 의무의 절반을 가질 것입니다. 저는 언니들과 같은 결혼은 절대 안 할 거예요, 아버님만을 사랑하는 그런 결혼은요. 리어왕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코딜리아 진심입니다, 폐하. 리어왕 이리 어린 것이 이렇게 무정하더냐? 코딜리아 어리지만, 진실합니다. 리어왕 좋다. 그렇게 하마. 이제 너의 진실이 네 지참금이다. 태양의 성스러운 광채에 걸고, 헤카테와 밤의 신비한 의식에 걸고, 우리의 존재와 사멸을 결정하는 천체의 모든 활동에 걸고 여기서 지금부터 부모로서의 모든 책임과 친족과 혈연관계를 모두 부인하며, 또한 지금부터 영원히 너를 내 마음과 나로부터 이방인으로 알겠노라. 야만적인 스키타이, 자기 식욕을 채우려고 자기 새끼를 자신의 식탁에 올리는 야만인이 내 마음에는 한때 내 딸이었던 너와 같이 이웃하며, 동정하고, 위안을 얻으리라.” --- 「리어왕, 1막 1장」 중에서 “맥베스 나는 두려움의 맛이 무엇인지 거의 잊었노라, 밤에 비명 소릴 들으면 감각이 오싹해지고,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면 머리카락이 살아있는 듯, 쭈뼛하게 일어나던 시절이 있었지. 난 공포를 모두 삼켜버렸노라, 살육을 저지를 생각에 끔찍한 생각을 더해도 다시 나는 놀라지 않으니까. --- 「세이튼 등장」 중에서 왠 울음소리냐? 세이튼 폐하, 왕비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맥베스 왕비가 좀 더 살았어야만 했는데. 이런 말이 어울릴 시간이 있었을 텐데- 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내일은 이 작은 걸음걸이로, 날이면 날마다, 기록된 시간의 마지막 순간으로 기어간다. 그리고 모든 지난날은 바보들에게 한 줌 재가 되는 죽음의 길을 밝혔을 뿐. 꺼져라, 꺼져라, 희미한 촛불아, 인생은 한낱 걸어가는 그림자, 가련한 배우, 자기 시간에 무대에서 뽐내고 애태우다, 그리고 나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것은 바보가 들려주는 아우성과 분노로 가득 찬 이야기, 의미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 「맥베스, 5막 5장」 중에서 |
역자의 말
“시로 이루어진 대사는 장면보다 훨씬 더 비중이 높다. 모든 대사가 시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와 일상어로 이루어진 대사에서 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초기작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의 경우는 작품 전체가 시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셰익스피어가 런던 연극계에서 이름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일반적으로는 셰익스피어 연극 작품에서 국왕과 귀족들이 하는 대사는 시로 이루어져 있고, 평민들이 하는 대사는 일상어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극중 인물이 중요하고 긴 대사를 할 때는 시로 표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로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매우 낯설다. 일반적으로 시는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주변의 상황을 설명하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시라는 매체 자체는 매우 열려 있는 매체라고 볼 수 있다. 연극 작품에서 일상 대화체에 익숙한 현대의 독자들에게는 매우 낯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로 이루어진 대사는 현대 독자들에게 낯설 뿐만 아니라, 번역자에게 아주 어려운 과제를 안겨준다. 셰익스피어 시대의 시 자체를 번역하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런데 시로 된 대사들을 순수한 시로 번역했을 경우에는 극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데 방해가 될 수가 있다. 그렇다고 모두 일상어로 번역하면 원래의 작품을 너무 훼손하는 꼴이 되고 만다. 셰익스피어 연극 작품을 번역한 많은 사람이 이런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번역자는 운율까지 맞춘 시로 번역하고, 또 다른 번역은 일상어로 되어 있기도 하다. 이번 번역에서는 우선 독자들이 쉽게 읽는 것을 최우선시하였다. 그러고 나서 대사의 시적인 면을 살리려고 하였다.” (「셰익스피어와의 대면」에서) “유랑 극단의 등장은 잉글랜드 고유의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그의 다른 작품에서와 달리 당시 극장의 세계에 대하여 등장인물의 입을 통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본문 각주에서 설명하듯이 특히 3막 2장에서 유랑극단의 배우와 대화하는 장면은 셰익스피어가 「햄릿」을 쓸 당시의 극단 상황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당시 유명한 희극배우 윌 캠프Will Kemp가 셰익스피어 극단을 떠났다. 아마 셰익스피어와 연극의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윌 캠프의 등장을 기대하는 관객에게 그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와 그 타당성을 극적 상황과 절묘하게 결합시켜 설명한다. 그리고 극중극을 통하여 햄릿이 클로디어스의 양심을 끌어내듯이 셰익스피어는 연극의 목적을 ‘세상을 거울에 비추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셰익스피어가 연극, 배우, 연기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였는가를 연구하는 데 이 장면이 가장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리고 무덤 파는 장면 역시 당시 잉글랜드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말놀이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장면은 셰익스피어가 당시 관객들을 위하여 독창적으로 삽입한 것이다. 또 위에서 설명한 미친 오필리아와 그녀의 죽음도 「햄릿」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그러나 레어티스와 관련된 부분은 복잡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햄릿, 포틴브라스, 레어티스 모두 아버지의 복수를 꿈꾼다. 특히 햄릿과 포틴브라스는 성격이 정반대로 평행을 달리는 인물이다. 그러나 세 사람의 관계나 끝맺음이 모호하다. 그래서 포틴브라스가 등장하는 장면과 대사는 판본마다 약간씩 차이가 난다. 그리고 18세기 이후 「햄릿」을 연극이나 영화로 만들 때 포틴브라스가 나오는 장면을 완전히 삭제한 경우들이 많았다.” (「햄릿」 ‘작품 해설’에서) “잉글랜드 사회는 정치적 혼란으로 내전을 겪던 중인 1642년에 연극을 공연하는 극장이 모두 폐쇄되었다. 그리고 1660년 왕정이 복고되면서 극장도 다시 문을 열었다. 그렇지만, 새롭게 왕정이 복고되고 극장이 문을 열었을 때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절대적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이전에 있었던 내전과 국왕의 처형, 왕정복고 등의 민감한 정치적 상황에 셰익스피어의 비극이 적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와중에도 「오셀로」는 1660년 극장이 다시 문을 열었을 때도 무대에서 꾸준히 인기 있는 작품이었다. 아마 오셀로라는 인물이 이방인이며, 데스데모나의 살해를 둘러싼 극의 전개가 정치적이라기보다는 가정적인, 매우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일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오셀로」는 오히려 매우 개인적인 감정을 그리는 작품으로 다른 비극과 구분되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으며, 개인의 역사, 개인의 감정을 중심으로 전체를 이해하는 현대적인 관점을 구현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오셀로」는 18세기, 19세기 이후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 재창작될 여지가 많은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그리고 인종 문제, 이아고의 동기 등 끊임없이 새로운 해석들이 나오면서 여전히 살아 있는 작품으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오셀로」 ‘작품 해설’에서) “광대는 극중 인물의 역할과 관객을 무대 위에서 대변하는 역할을 넘나든다. 광대가 리어왕에게 빈정거리듯이 비판하는 대사는 관객들의 관점을 리어왕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이런 인물을 통하여 관객들이 간접적인 방식으로 연극에 직접 개입하는 길을 열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또한 셰익스피어가 뛰어난 극작가로 평가받을 충분한 이유가 된다. 우리는 기존의 틀에 갇혀서 셰익스피어를 읽을 때 작품, 더 정확하게는 인쇄된 대본 혹은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좁은 연극의 세계에만 매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인쇄된 책이나 무대에서 벗어나 당시의 세계나 연극이 공연되는 관객이 존재하는 극장이라는 세계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을 우리는 광대의 대사를 통하여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광대의 대사뿐만 아니라 광대가 부르는 노래도 한번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광대가 부르는 노래들은 대부분이 셰익스피어가 독창적으로 지어낸 노래가 아니라, 당시 사회에서 널리 불리던 발라드를 그대로 인용하거나 약간의 변형을 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광대가 무대에서 부르는 노래가 관객들이 모두 아는 노래라는 사실은 중요하다. 즉 관객이 극 중 이야기와 완전히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무대의 광대와 객석의 관객이 하나가 되어 무대를 뛰어넘는 극장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어왕」 ‘작품 해설’에서) “셰익스피어가 「맥베스」를 집필하고 공연할 당시의 극장은 천정이 뻥 뚫린 야외극장이었고, 기록에 따르면 오후 2시에 공연을 시작하여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무대에서 어두운 장면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셰익스피어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셰익스피어는 왜 이렇게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연극을 만들었을까? 배경이 밤이라는 사실은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서만 관객과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대사를 통해서 전달되는 밤은 그냥 평범한 밤이 아니다. 특별한 밤, 구체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는 밤이 셰익스피어의 탁월한 언어를 통하여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1막 5장에 나오는 맥베스 부인의 밤을 설명하는 독백은 그야말로 끔찍하다. 그대 살인의 대행자들아, 모든 곳에서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자연의 악행을 도와라, 오너라, 칠흑 같은 밤아, 지옥의 가장 어두침침한 연기로 나를 덮어 나의 날카로운 칼이 자기가 낸 상처를 못 보게 하고, 하늘이 어두운 장막의 틈새로 엿보고선, ‘멈춰, 멈춰라’하고 외치지 못하게. (47~53) 맥베스 부인이 말하는 어둠을 관객이 받아들이는 것과 독자가 생각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선 관객은 환한 대낮에 무대에서 배우가 위의 대사를 하는 것을 직접 본다. 반면 독자들은 마음속에서 자기가 이해한 밤을 상상할 뿐이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공연을 위한 대본이라면 관객들에게 어둠이 의미하는 바를 매우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둠에 뚜렷한 성격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맥베스 부인이 어둠과 연관시키는 것은 우선은 ‘살인’이며, 이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어두침침한 연기’가 필요한데, 이는 살인의 결과를 아무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셰익스피어는 뛰어난 언어 구사로 환한 대낮에도 어둠의 효과를 전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맥베스」를 읽을 때는 셰익스피어가 언어를 통하여 어둠에 어떤 성격을 부여하고 있는가를 잘 살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작품에서는 횃불 내지 촛불을 들고 등장하는 것으로 어둠이 표기되고 있다.” (「맥베스」 ‘작품 해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