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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01 덜컥, 서른
서른 살, 사회의 굴레
내 탓이오 vs 피해자 원인제공 주의
여자의 서른
‘사회적 바람직성’이라는 마(魔)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증
서른 살, 돈
연애에도 들어맞는 전망이론
90만 원으로 빚 청산을 하는 방법
씀씀이 줄이기
서른 살, 결혼
“그냥 이걸로 하지 뭐”
바람피워서 화가 나는 진짜 이유
헤어날 수 없는 이유
취집 로또
02 어른아이, 서른
다시 사귀는 오랜 친구
다시, 친구
친구의 결혼
본 투 비 ‘노동자’
뱁새 가랑이
호가호위(狐假虎威)
집단주의 문화
어설픈 ‘프로 사회인’
중간 가기
열정, 독(毒)
역지사지
다시, 가족
가족판 왕좌의 게임
작은 왕의 책임
03 어떻게, 서른
성공을 위한 발버둥, 사람
포기하면 편해
인맥 관리
훌륭한 사람
함부로 인연 맺지 마라
다시, 꿈
미래에 저당 잡힌 현재
유리천장
다시, 꿈
다시, 연애
조건부 연애
끝나지 않는 연애 시장
취향 존중
결혼자격증
내려 놓기
인생의 ‘트루먼쇼’
인생사 새옹지마
어쭙잖은 철학
Epilogue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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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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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돈이 없다며 만 원만 꺼내 놓아도 뭐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만 원 있다고 하면 자신이 사주거나 그에 맞춰서 주머니 사정에 부담되지 않도록 동네에서 가볍게 분식 먹고 저렴한 커피숍에서 3,000원짜리 커피 한 잔으로 서너 시간을 버틸 수 있는 곳으로 갔다. 내 옷차림이 좀 후줄근하든, 비싼 음식을 턱턱 쏘는 부자 친구든, 아니든 개의치 않았다. 그냥 오랜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 최미정일 뿐이었다.
대체 나는 ‘누구’의 시선 때문에 지난 몇 년을 그렇게 신경 쓰며 살아왔던 걸까. 내가 차가 없다고 남들이 뭐라 할 것도 아니고, 비싼 밥 안 먹는다고 깔보는 것도 아닌데. 내가 그토록 신경 썼던 그 ‘남’이라는 것의 실체는 뭘까. 이런 질문들을 던지다 보니 머리가 복잡했다. 단박에 속 시원한 답이 나오는 질문도 아니었다. 문득, ‘여자 나이 서른이면 철학자가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게 된다는 소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사유(思惟)하는 것이 철학자와 같다는 소리였나 보다. 그만큼 번뇌가 많다는 거다. 서른을 목전에 두니 30여 년간 살아온 날, 앞으로 살날에 대해 답도 없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 PART 1 : 덜컥, 서른 / 씀씀이 줄이기 남이 보기에 좋은 것, 남이 보기에 부러운 것, 남이 탐낼 만한 것이 너무나 중요했다. 남이 부러워해주는 것에 우월함을 느끼면서 은근슬쩍 다른 이들을 깔보며 흡족해했다. 이쯤이면 정신병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땐 몰랐다. 그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함께 사는 사회인데 어떻게 나 좋은 일만 하고 살겠는가. 남과 잘 어울려 살고 남 보기에 좋은 훌륭한 커플이 되는 것이 옳다 생각했다.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보다는 남들의 평가에 따라 나를 만들어갔다. 남친과의 관계도 그랬다. 남친이 원하는 것에 최대한 맞춰주려고 애를 썼다. 나는 키가 크고 마른 도시여자 스타일이라 귀여운 옷들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남친이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해서 옷 스타일을 바꾸려 애를 썼다. 어울리지도 않게 원피스에 앙증맞은 볼레로를 걸쳐 입고, 내가 좋아하는 도회적인 뾰족구두가 아닌 도로시가 신 는 것 같은 동그란 코에 리본도 달려있는 구두를 신었다. 옷차림, 성격, 어느 것 하나 내가 아니었다. 그래도 남친이 좋아하면 괜찮다 생각했다. ‘나’는 사라진 채로 남 보기에 좋게 살다 보니 연일 스트레스였다. 힘이 들었다. 외로웠다. 이 세상 누구 하나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를 온전히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다른 사람으로 사는 스트레스는 순간순간 폭발했다. - PART 1 : 덜컥, 서른 / 바람피워서 화가 나는 진짜 이유 순수한 열정은 사람들을 동기화(motivating)시킨다. 바보 같다고, 또는 왜 그렇게까지 하냐며 말리더라도 순수한 열정엔 무언가 느끼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너도 열정을 불태우라고 등을 떠밀지 않아도 주위 사람들이 좋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잘난 체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열정은 타인을 피곤하게 한다. 남들이 모를 것 같지만, 주목받고 싶어 ‘나대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주목받고 싶어 나대면서 너도 열정을 불태우라 하면 주위 사람들은 불편해진다. 가만히 있던 상대방의 자존감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겸손하게 있었을 뿐인데, 옆에서 잘난 척을 하며 나대면, 가만히 길가에 서 있다가 지나가는 차에 흙탕물 세례를 당하듯 그 사람 때문에 졸지에 못난 사람이 된다. 가만히 있었을 뿐이라도 옆에서 자신을 둥둥 띄우니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못해 보이는 것이다. - PART 2 : 어른아이, 서른 / 열정, 독(毒) 뷔페처럼 이 사람 저 사람 다양한 사람을 맛봄으로 인해 배우는 세상에 대한 지혜도 분명 있다. 하지만 뷔페에서 한 점 집어먹었다가 다시 뱉게 되는 꽁꽁 얼은 맛없는 육회처럼 괜히 맛보았다가 입맛 버리고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뷔페에서 집어 먹었다가 ‘우웩!’ 하는 음식이야 뱉어버리면 그만이고, 저녁에 맛있는 것만 먹어도 점심 때 먹은 최악의 뷔페는 금방 잊힌다. 그러나 사람은 뷔페 음식 한 종류처럼 하잘것없는 존재가 아니다 보니 후유증도 훨씬 크게 남았다. 거지 같은 사람을 만나면 그 불쾌감과 짜증이 오래, 타르처럼 남는다.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에 내 마음속에 있는 도덕심, 박애주의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내가 대단한 성인군자는 아니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는 것에 대해 늘 마음 한편에 부담감이 있다. 아무리 미워할 만한 짓을 했더라도 미워하지 않아야 된다고 배웠으니 말이다. 그런데 미운 걸 어떻게 하나. - PART 2 : 어른아이, 서른 / 함부로 인연 맺지 마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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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에…
〈서른 즈음에〉는 가수 고(故) 김광석의 대표곡이다. 서른 즈음에 맞는 우울한 정서를 잘 잡아내어 듣는 이들의 마음에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듣는다. 곡의 정서가 말하듯 서른이라는 나이에는 무언가 우울함이 있다. 분명 아직 젊은 나이지만, 생애주기 상 그 시기의 삶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대개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때이며, 그래서 결혼을 고민하는 나이이고, 그로 인해서 주변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나이다. ‘청춘’이라는 단어도 20대를 표현하는 단어인 것 같아 ‘젊음’과 조금 더 거리가 멀어진 느낌이다. 모든 의사결정을 스스로 해내야 하며, ‘호시절’은 지나고 현실의 경쟁적인 삶에 뛰어들어야 하는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은 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서른을 맞는 정서는 노랫말처럼 우울하게 표현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기쁨으로 서른을 맞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이가 드는’ 서글픔이 보다 직접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멋지게 맞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서른,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여자, 서른》은 서른을 맞는 여자의 마음을 다룬 책이다. 이야기는 서른을 석 달 남겨두고 남자친구의 배신을 겪게 된 저자의 실제 사연으로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남자친구에게 성심성의를 다해 잘해줬건만 남자친구는 거듭 바람을 피우면서 저자를 배신했다. 변변한 직장도 없었던 저자는 남자친구를 의지하며 견뎌왔는데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을 겪었다. ‘차곡차곡 준비해서 결혼을 하고,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직장을 다니며 커리어도 가진, 남부러울 것 없는 서른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저자의 장밋빛 미래가 한순간에 다 무너지는 것 같았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듯, ‘왜 내 인생만…’이라는 식의 한탄을 먼저 내뱉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비참한 처지만 더욱 부각되는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린 저자는 자신이 지나온 20대와 현재의 주변상황을 차곡차곡 곱씹어 보았다. 갓 스무 살, 대학을 들어갈 때도 느꼈던 우울하고 허탈한 기분을 서른에 고스란히 다시 느끼고 있었다. 학교 선생님들이 말씀하셨던 성공의 공식과, 미디어가 보여주던 성공적인 삶의 이미지를 좇았던 결과는 실망만 안겨주었다. 10대 시절에는 어리숙해서 사리를 분별할 수 없었다면, 20대에는 뭔가 달라야 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결혼, 직장, 친구, 가족… ‘서른’에 다시 생각하는 것들 남자친구의 바람으로 서른을 맞는 감회는 생각보다 바람직한 것이었다. 저자로 하여금 삶의 주변을 모두 돌아보게 했으니까. 서른이 되자 부쩍 자주 들려오는 소식은 지인들의 결혼소식이었다. 여자 나이가 서른이 되면, 가장 조급해지는 것이 결혼이다. 저자도 주변인들이 하나둘씩 결혼을 하자, 마음이 조급했다. 그러나 ‘때가 되었을 때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이었다. 평생의 반려자를 고르는데 ‘옷 한 벌 고르는’ 수준의 신중함조차 기울이지 않다니, 이건 말이 안 되었다. 돌이켜 보면 남자친구로부터 배신을 당했을 때, ‘실연’의 아픔은 오간데 없이 남자친구에게 들였던 공에 대한 ‘본전’ 생각만 하게 된 것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도 정말이지 너무나도 무심했던 처사다. 연인과 헤어지자 다시 찾은 것은 바로 ‘친구’였다. 연인과 주로 시간을 보냈는데, 그가 떠났으니 다시 찾는 사람이 친구인 것은 너무 당연했다. 그러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는 즐거움도 잠시, 이번에는 친구들과 나 사이에 벌어진 ‘격차’가 눈에 들어왔다. 자기개발을 하지 못한 내가 초라해 보였다. 우정은 그대로였지만, 상황은 달라져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결국 ‘가족’이 최고였다. 가족들은 그래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들이었다. 이젠 제법 어른 대접을 받으니, 꽤나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허나 가족과의 관계도 노력은 필요한 법이었다. 오래 동안 부모님과의 관계를 신경 쓰지 않았더니 부모님께서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모르고 있었다. 근황도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업데이트’가 안 되어 있었다. 나이가 차서 어린아이처럼 대접받지는 않았지만, 집안의 어른 역할을 하는 데에도 노력은 필요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입을 책임’질 수 있어야 했다. 게다가 단순히 ‘먹고 사는 일’을 넘어 ‘자아실현’까지 이룰 욕심이라면, 무엇보다 우직한 ‘엉덩이의 힘’이 필요했다. 고등학교 때 만났던 학원 선생님들의 말처럼 그저 대학의 간판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집안 좋은 남자를 만나서 ‘팔자를 펼’ 확률은 더욱 희박했다. 온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인정을 받는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엉덩이 붙이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했다. 저자가 운영했던 블로그는 그렇게 성공을 거두었다. ‘언니의 사연’ 읽다 저절로 얻게 되는 지혜 이처럼 저자는 삶의 분야를 차곡차곡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서른을 맞고, 조금 더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무엇을 잘 알고 있고, 무엇을 잘못 알고 있었는지 적어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좀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서른에 변화하는 환경을 맞는 것에 대한 고민과 나름대로의 해결법이 ‘옆집 언니’의 경험담 속에 녹아 있다. 인간관계, 직장생활, 가족생활, 자기개발 등 서른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다시 생각할 만한 화두들이 망라되어 있다. 저자의 경험을 이야기책 읽듯 흥미롭게 읽다보면, 자신만의 ‘서른 맞이 법’을 습득하게 될 것이다. 조급해 말라. 서른은 아직 충분히 아름다운 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