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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망해촌2. 손을 떼고 싶습니다3. 금수저의 탑4. 키위5. 회심6. 서형수의 유배7. 쇠스랑 자루의 질감8. 어설픈 농부9. 이상한 사람이야10. 돌쇠와 함께11. 오회연교12. 소름13. 땜장이를 뒤따르며14. 잔혹한 지혜15. 겨울에서 봄16. 다시 모인 식구17. 이중 혁명18. 둔전19. 김기백 회장20. 토갱지병21. 추자도22. 일상23. 전립투24. 솥과 도마25. 우리 조선은 바늘 하나 만들지 못한단다26. 허를 기르는 것이다27. 김달순 옥사28. 우보29. 창자를 끊어내는 아픔들 속에서30. 가지 않은 길, 가지 못한 길31. 이운(怡雲)32. 욕망은 더 큰 욕망으로33. 노비의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34. 안과 밖35. 내일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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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조선, 흩어진 가족, 부서진 꿈오래된 역사에서 탄생하는 오늘의 초상이 소설은 조선 후기 지식인의 삶을 복원하며 역사가 오늘날에 어떤 실천적 역할을 제시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임원경제지』가 집필된 시대적 배경과 서유구가 처했던 정치적 환경이 소설에서 현재의 맥락으로 재해석된다. ‘김달순 옥사 사건’을 조사하던 규철은 서유구의 기록을 접한다. 서유구는 사대부 중심의 관료 체제에서 농업과 상업 개혁을 고민했다. 그는 기근과 토지 운영 방식 등의 문제를 연구하며 현실적 대안을 모색했다. 출판사 사장의 요청으로 연구를 이어가던 규철은 서유구가 고민했던 문제가 오늘날의 농업 및 환경 위기와 맞닿는다는 점을 발견한다. 기후 변화, 농업 정책의 구조적 문제, 생태계 파괴는 서유구가 다뤘던 식량 부족, 토지 운영 방식의 모순,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문제와 긴밀히 연결된다. 서유구는 직접 땅을 일구며 농사를 실험하고 새로운 농업 방식을 고민했다. 규철은 과거의 기록이 단순한 지식을 넘어 현실을 바꾸려는 실천적 도구였다는 점을 깨닫는다. 기록의 의미와 지식의 실천적 가치를 되짚으며 조선 후기 개혁가의 사유에서 오늘날에도 중요한 통찰을 찾아낸다. 그렇게 서유구의 사상은 규철을 통해 다시 읽히는 것이다.“인생을 송두리째 허비했다고 말하는 사람”,오염 속에서 창조를 모색하다서유구는 자신의 삶을 다섯 단계로 구분하고 이를 모두 ‘비(費)’, 즉 허비된 시간이라 칭했다. 태어나 관직에 오르기까지, 관직에서 시골로 낙향하기까지, 망해촌에서 자급자족하며 연구에 몰두한 시절, 다시 관직으로 복귀한 시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모든 삶의 국면을 그는 ‘소비된 시간’으로 규정했다?. 이 소설에서도 비(費)는 중요한 단어다. 규철은 서유구가 왜 자신의 삶을 허비된 것이라 보았는지 고민한다. 서유구가 목격한 조선의 몰락과 현대 문명의 붕괴가 서로 겹치는 순간 규철은 기록과 실천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다. 과거의 비(費)가 낭비가 아니라 필연적인 소멸과 창조의 과정이었음을 인식한 것이다?.「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오염’을 꼽았다. 정치적·환경적·사회적 오염이 만연한 시대를 살아가던 중 우연히 서유구를 알게 되었다. 그의 삶을 작품화하는 데 칠 년이 걸렸다. 서유구라는 인물을 다루면서도 단순한 역사적 복원이 아닌 서유구의 고민과 사유를 현재의 맥락에서 다시 읽는 데 집중했다. 작가는 서유구가 조선 후기에 직면했던 문제들과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이 유사하다는 점을 그려내며 기록이 어떻게 시간을 넘어 오늘날에도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묻고자 했다. 서유구의 백과사전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조명한 이 소설에서 역사와 창조의 의미가 반추되기를 바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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