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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마음의 문 13박사의 사랑 15이면들 17겨울의 자그마한 불구경 18비디오 상영회 22소녀밴드 24희수의 낮 26생활 사전 29성경의 고백 32화창한 방식의 싱크홀 34아주 작은 기복을 가진 36네덜란드 수업 38안드로이드 기술관 40얇은 유리로 덮어 둔 편지 42수영장에서 45위태로운 낭독회 48너에게 1이 있을 때 나에겐 0이 있었고 50[경기 기록] 512부초라한 감각 55사랑도 없이 특급호텔 56도시 차양 60돌과 해부학 65나의 인터넷 친구 68요가 강습 71무명 화가와 무제의 플래시 74끝 여름의 보물찾기 79섬망 해체 82물에 대한 삽화 86공통적 개인사 87여름 안의 동양 88야간산행 923부 일요일에 샐러드 먹기 97도시적 상상력 98명상실 창문으로 구름이 지나간다 100해피데이 101라이프 스타일 102라스트 타워 104개인학습 106나쁜 실험 110리조트 112가상의 비 1154부 실재의 거실 121웨딩밴드는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올 것이다 122친애하는 블로거에게 125탱자가 닿는 자리 128진화론 130미드나잇 볼케이노 132귀여운 물리의 목격 136핑크타운 138진화론 140영원히 식물원 언제까지나 동물원 142러브러브 다마고치 144작품 해설-선우은실(문학평론가)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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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되려는 마음카메라로 서로를 담을 땐, 카메라 안에 카메라 안에 카메라…… 우리는 서로의 컷이 되었다.(……)그런 거 모르지친구야, 나는 너에게 들어가고 싶었다 - 「비디오 상영회」인간은 불투명하다. 불투명하기에 속을 알 수 없고, 그렇게 창출된 내면은 인간의 고유함이 되었다. 그러나 여한솔 시의 화자들은 마치 파인애플 속을 파내듯이 상대의 내면을 샅샅이 파악하려 한다. 카메라나 망원경 등의 렌즈를 경유하여 쏟아지는 관찰의 시선은 ‘너’의 마음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는 표본으로 만든다. 이때의 시선은 주체 고유의 권력과는 다르다. 내면의 물질화는 ‘너’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나’를 찍는 ‘너’를 찍는 ‘나’의 모습을 상영하는 것. 나아가 마음을 표본으로 만들어 연구하는 것. 스스로 다마고치가 되는 것. 이는 대상을 향한 궁금증에 더해, 그의 시선으로 보는 ‘나’는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궁금증 또한 포함하는 것이다. 이제 마음을 물질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선명해진다. 네가 되어 나를 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너의 마음과 나의 마음은 모두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네가 되려는 마음은 그러므로 나의 것만은 아니다. 너 또한 나에게 ‘네가 되려는 마음’을 품었으면 하는 것, 이것이 여한솔의 시가 보여주는 마음의 역동이다.셀 수 있는 마음이것을 나누어 줄 것입니다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는 코드를 만들었으니까요(……)어떤 정원이나 인터넷은 길을 잃기 쉽지만배롱나무 이파리처럼 내려앉는 사랑이란 단어는 셀 수 있어요거기에 누군가 있습니다나는 그냥 믿고 있는 것입니다 - 「나의 인터넷 친구」‘사랑해’라는 코드는 원한다면 누구에게나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누가 이 마음을 수신했는지 발신자는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다만 믿는다. 사랑이란 단어가 내려앉는 곳에 누군가가 있어서, 내가 보낸 마음이 유실되지 않았을 거라고. 여한솔이 보내는 마음의 코드는 초대장과 같아서 실시간 응답과는 거리가 멀다. 즐겨찾기를 통한 다른 사이트로의 이동에도 ‘철컥’ 하고 문고리 여닫는 소리가 들리는 여한솔의 인터넷 세상은, 이진법으로 이루어진 사이버 세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아날로그 감성을 보여준다. 셀 수 없는 명사인 사랑이 하트의 개수로 치환되는 세상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하트의 개수가 아니라 그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는 일이다. 『나의 인터넷 친구』가 주는 아날로그함은 이러한 시차에서 비롯한다. 길을 잃기도 하고, 마음을 전한 뒤 오랜 기다림을 견디기도 하는 장소로서의 인터넷은 MZ 세대의 노스텔지어를 자극할 것이다. 인스타그램 하트 백 개보다 싸이월드 일촌 한 명의 방명록을 더 소중하게 기억하는 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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