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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7발소리 9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 55세 번째 남자 113아마기 산장 175두 개의 총구 237제로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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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zuaki Takano,たかの かずあき,高野 和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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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사실에서 한 발짝 물러날 때,불가사의한 세상은 그 진상을 비로소 드러낸다비현실적인 요소를 전제로 한 특수 설정 미스터리가 최근 장르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다카노 가즈아키는 이와는 다소 결이 다른 방식으로 초자연적 소재를 이야기의 핵심으로 끌어들인다. 여섯 편의 단편 중 네 편이 유령 혹은 죽은 자의 기억을 소재로 다루는데, 그림자처럼 이야기의 배경에서 부유하던 그들의 존재감은 전개에 따라 점차 선명해지며 현실적인 사건의 난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논리 전개를 위한 트릭으로서 활용되기보다는 한때는 살아 있던 사람이었을 개개인의 사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수록작 「발소리」는 심야의 귀갓길에 들려오는 환청이 주는 공포가 긴장감 넘치게 그려지며, 표제작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의 자백을 받아 내려는 형사의 계책이 펼쳐지는 가운데, 사건 현장에서 퍼지는 유령 목격담이 중요하게 대두된다. 「세 번째 남자」에서는 꿈속에서 본 교통사고로 죽은 남자의 기억에 사로잡힌 여성이 남자의 마지막 유언을 유족에게 전하려다 그 사고의 진상에 다가가게 된다. 수록작 중 가장 나중에 쓰인 「아마기 산장」은 1958년의 전후(戰後) 일본을 배경으로 소위 ‘유령 저택’이라 불리는 건물과 광기에 찬 과학자의 사연을 파헤치는 기자의 추적을 통해 시대의 광기가 만들어 낸 “사람의 모습을 띤 괴물”의 형태를 그려 낸다. 미스터리와 초자연을 잇는 깊이 있는 시선사형 제도와 현대 국가의 범죄 관리 시스템에 의문을 던진 데뷔작 『13계단』 이래 다카노 가즈아키에게는 늘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으며 SF인 『제노사이드』에서도 디테일하고 현실적인 묘사가 주목을 받았다. 그렇기에 유령이란 존재를 위화감 없이 당연한 존재로서 받아들이는 작품이 다수 수록된 이번 단편집이 의외로 다가올 수도 있으나, 사실 저자의 다른 작품들에서 초능력이나 빙의 같은 요소가 주요하게 등장하였으며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던 전작 『건널목의 유령』도 본격 심령물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 작품들도 약자라는 위치에 놓여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져 간 이들에 대한 연민과 인간의 악의에 관한 탐구라는 테마를 저자 특유의 흥미진진한 플롯 속에 녹여 내었으며, 이번에 출간되는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 역시 마찬가지이다. 소재나 플롯 면에서 저자의 다른 작품들과의 연결 지점을 찾아보게 되는 묘미도 있다. 다카노 가즈아키를 사랑해 온 한국 독자들에게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는 좀 더 확장된 시선으로 작가의 작품들을 돌아보게 하는 선물 같은 단편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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