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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한 발짝 두 발짝 61부비 오는 날엔 부침개 13한국풍 가부리사루 고기구이 17일본인이라서가 아니라 22쌈장이 매콤하다는 사람 27아카바네에서의 첫 만남 32화수분, 가장 밑바닥의 고백 40이런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50도쿄에서 일합니다 57채팅 앱 사용법 64‘그렇구나’ 한마디 68랜선친구 76처음 집을 보여준 날 82진짜 나를 찾아서 88뜻밖의 프러포즈 93광대 근성 100최고의 보답이자 행복 108젠가 앞에서 116안녕 도쿄 121거짓이 없음을 선서합니다 128끝나지 않은 우리의 연애 1332부굿바이 꽃다발 141주부와 백수 그 사이 147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154뜨거운 방구석 응원전 158우리의 장례희망 162카드의 집 168마늘 커뮤니티 데이 180빛 좋은 개살구, 빛 좋은 불효자 185브런치스트 김이람 193가족이라는 덫 200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210빛바래지 않은 추억 219안 쓰는 이름 226일확천금 연말점보 230겨울을 책임지는 물 237지진이 드러낸 온도차 244여름의 풍물시 마쓰리 250벚꽃을 보러 가는 마음 256길에서 주워온 남편의 사랑 262에필로그 - 우리집 일본인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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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채팅’이죠.”가볍게 건네받은 한마디에 기울어진 마음매일 하얀 창에 띄우는 문장들누구에게나 빠져드는 일 하나쯤은 있다. 『취미는 채팅이고요, 남편은 일본사람이에요』의 저자 김이람에게는 채팅이 그렇다. 연애도, 결혼도, 글쓰기도 모두 채팅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저자는 일본생활 10년 동안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아무리 일에 열정을 쏟고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도 그는 ‘한국인’ ‘외국인’일 뿐이었다. 혼자라는 기분이 들 때면 저자는 채팅 앱에 접속했다. 대화창 하나로 낯선 사람과 연결된다는 것, 전혀 다른 사람과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눈다는 것, 그 감각이 좋았다. 다만 채팅은 어디까지나 채팅일 뿐. 이상한 느낌이 들거나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는 상대는 칼같이 잘라냈다. 그런데 “채팅 앱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던 사람과 결혼까지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핸드폰 너머로 전해지는 온기에 외롭고 불안했던 타지생활을 속절없이 위로받았다. 마냥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국제결혼은 어느새 저자의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그 현실적인 연애, 결혼 스토리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남편을 따라 이사한 시골에서의 구직은 하늘의 별 따기였고,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글쓰기를 시작했다. 새하얀 창에 매일같이 이야기를 적어내려갔다. 한 글자라도 쓰고 나면 쓸모를 다한 것 같았고 “스스로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 기분이었다. 남편과의 연애담뿐만 아니라 새로운 요리에 도전해본 이야기, 며칠 전 다녀온 곳 이야기, 다육식물을 기르는 이야기까지, 그만의 시선을 글에 차곡차곡 쌓아갔다. 소소한 일상들은 “흰 페이지에 반듯이 누운 글자”가 되었고, 그 페이지들이 모여 브런치북 대상이라는 근사한 결과로 돌아왔다.타인과 온기를 주고받고,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하루를 기록하는 일. 저자 김이람에게 ‘채팅’은 그 모든 일을 관통하는 단어다. 연결되고 싶었던 마음은 채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어느새 그의 삶이 되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유별나고 유쾌한 연애 스토리면서도,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우리도 매일 누군가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진심을 다하니까. 그게 바로 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채팅이니까. 알콩달콩 아옹다옹 사랑하고 다투고 지지고 볶는 걸 보면결혼은 연애의 끝이 아니라서로에게 닿고자 하는 영역이 좀더 확장된 것“문화가 다르면 자주 싸우지 않아요?”국제부부에게 꼭 따라붙는 질문에 저자는 이렇게 대답한다.“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결국 싸움도 웃으며 끝나더라고요.”연애 초반, 자신과 다른 애인을 보며 저자는 ‘일본인이라서 그래’라고 종종 생각했다. ‘그’라는 사람에 앞서 ‘일본인’이라는 필터로 애인을 바라봤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 가지 사실이 명확해졌다. 연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해하려는 마음’이라는 것, 그 마음만 있다면 어떤 갈등이든 풀 수 있다는 것. 모든 커플이 그렇듯 국제부부도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가치관과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차이를 단지 문화 차이로만 단정할 수는 없었다.결혼 후 문화 차이는 오히려 두 사람만의 놀이가 된다. 한일전이 열리면 “서로 지지 않으려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밥상머리에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양국의 정치와 역사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다. 그렇게 상대의 나라, 생각, 관점을 하나씩 알아가며 한층 더 가까워진다. 저자는 일본인 남편에게 한국의 마늘맛을. 남편은 저자에게 라멘맛을 전파하는 등 서로에게 새로운 음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다른 나라 사람이라 힘든 순간보다 다른 나라 사람이기에 즐거운 순간이 더 많았다.이렇듯 둘의 사랑 코드는 ‘차이’다. 국적도 성격도 나이도 자라온 배경도 전부 제각각이라서 사랑에 빠졌다. 결국 이 책은 다름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많은 이들이 국제커플은 특별한 갈등을 겪을 거라고 상상하지만, 이 부부는 그 편견을 유쾌하게 비틀며 말한다. 언어와 문화는 이해를 가로막는 벽이 아니라 더 많이 웃고 더 깊이 대화할 수 있는 소재가 된다고. 하물며 우리의 시작은 ‘채팅’이었다고. 설사 차이가 벽을 세운다고 해도,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벽은 금세 허물어져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나와 전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 사소한 대화에 웃고 떠들다 서로의 영역이 확장되는 이야기. 이건 그들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와 부딪히고 끝내 그를 이해하게 된다. 저자가 서로의 다름을 배워가는 이 여정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관계의 풍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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