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 한 발짝 두 발짝 6
1부 비 오는 날엔 부침개 13 한국풍 가부리사루 고기구이 17 일본인이라서가 아니라 22 쌈장이 매콤하다는 사람 27 아카바네에서의 첫 만남 32 화수분, 가장 밑바닥의 고백 40 이런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50 도쿄에서 일합니다 57 채팅 앱 사용법 64 ‘그렇구나’ 한마디 68 랜선친구 76 처음 집을 보여준 날 82 진짜 나를 찾아서 88 뜻밖의 프러포즈 93 광대 근성 100 최고의 보답이자 행복 108 젠가 앞에서 116 안녕 도쿄 121 거짓이 없음을 선서합니다 128 끝나지 않은 우리의 연애 133 2부 굿바이 꽃다발 141 주부와 백수 그 사이 147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154 뜨거운 방구석 응원전 158 우리의 장례희망 162 카드의 집 168 마늘 커뮤니티 데이 180 빛 좋은 개살구, 빛 좋은 불효자 185 브런치스트 김이람 193 가족이라는 덫 200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210 빛바래지 않은 추억 219 안 쓰는 이름 226 일확천금 연말점보 230 겨울을 책임지는 물 237 지진이 드러낸 온도차 244 여름의 풍물시 마쓰리 250 벚꽃을 보러 가는 마음 256 길에서 주워온 남편의 사랑 262 에필로그 - 우리집 일본인 268 |
|
그와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 밥 먹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사랑한다는 마음’에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 서로가 서로에게 한 발짝 다가가는 마음. 그 마음이 겹치면서 점점 서로를 닮아가는 게 아닐까.
--- 「쌈장이 매콤하다는 사람」 중에서 사람이 사람을 만나며 얻는 것은 단순한 감정뿐만이 아니었다. 나라는 사람 자체를 뒤흔드는 엄청난 에너지였다. 그 에너지는 ‘나다운 나’로 향하는 나침반을 손에 쥐여주었다. 내가 일에 매몰될 기미가 보일 때마다 나침반은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방향을 가리켜주었다. 그 길의 끝에 나를 온전히 품어주는 그가 서 있었다. 내가 본모습을 되찾고 나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가 서서히 나를 끌어당겼다. --- 「진짜 나를 찾아서」 중에서 모든 연애가 결혼으로 귀결되지 않듯 결혼은 연애의 끝을 의미하진 않는다. 결혼으로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영역이 좀더 확장되었을 뿐이다. 그러니 우리의 연애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다른 장이 막 시작되었다. --- 「끝나지 않은 우리의 연애」 중에서 지금 이 시간은 나를 단련해줄 것이다. 비록 남들 눈에는 한량처럼,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내 길을 함께 걸어주고 믿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어 든든하다. 인생은 아직 길고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 --- 「주부와 백수 그 사이」 중에서 관계는 박수와도 같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인간관계도 서로 노력해야 성립되니까. 혼자 치는 박수가 아니라 내 손바닥과 남의 손바닥을 부딪치는 박수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손을 맞대야 하니 더 어렵다. 그래서 이제는 마음 없는 사람을 기다리는 대신, 흔쾌히 손을 내미는 사람과 더 경쾌한 소리를 내기로 했다. 고마운 마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손뼉을 치겠다. 더 신나게, 짝! ---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중에서 한번 더 칠해진 기억은 아직 물기가 덜 말랐으니까 기한도 오늘부터 다시 세어야 한다. 엷은 물감을 켜켜이 올릴 때마다 붓자국이 남는 수채화처럼, 더 많은 경험과 추억으로 삶에 색깔을 더하며 시간이 지나도 빛바래지 않을 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나를 지탱하고 가슴 따뜻하게 한 순간을 할 수 있는 한 더 오래 기억하고 싶다. --- 「빛바래지 않는 추억」 중에서 20년 후의 나는 지금을 돌아보며 ‘그때 주저하지 말고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후회할지도 모른다. 걸림돌을 하나하나 따지다가 나중에 더 후회하지 않을까. 나이가 들어도 못할 일은 없다. 내게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못 먹어도 고’다. --- 「여름의 풍물시 마쓰리」 중에서 해마다 벚꽃이 피면 나는 그와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풍경을 마주하고 조금씩 다른 마음을 들고 돌아오겠지. 그 마음들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남은 인생에 켜켜이 쌓여갈 것이다. 아주 곱고 예쁘게. --- 「벚꽃을 보러 가는 마음」 중에서 남편은 더이상 잎을 데려오지 않는다. 대신 아침마다 화분들을 햇살이 잘 드는 자리에 옮겨주고 출근한다. 부탁한 적도 없는데, 다육식물은 햇볕을 많이 쬐어야 한다고 했던 내 말을 기억한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한마음으로 다육식물을 기르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다육이들은 탱글탱글 빛나고 있다. 다육이들처럼 남편의 사랑이 날마다 통통해지는 것 같다. 나는 여전히 이 사람이 좋다. --- 「길에서 주워온 사랑」 중에서 |
|
“나를 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채팅’이죠.”
가볍게 건네받은 한마디에 기울어진 마음 매일 하얀 창에 띄우는 문장들 누구에게나 빠져드는 일 하나쯤은 있다. 『취미는 채팅이고요, 남편은 일본사람이에요』의 저자 김이람에게는 채팅이 그렇다. 연애도, 결혼도, 글쓰기도 모두 채팅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본생활 10년 동안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아무리 일에 열정을 쏟고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도 그는 ‘한국인’ ‘외국인’일 뿐이었다. 혼자라는 기분이 들 때면 저자는 채팅 앱에 접속했다. 대화창 하나로 낯선 사람과 연결된다는 것, 전혀 다른 사람과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눈다는 것, 그 감각이 좋았다. 다만 채팅은 어디까지나 채팅일 뿐. 이상한 느낌이 들거나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는 상대는 칼같이 잘라냈다. 그런데 “채팅 앱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던 사람과 결혼까지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핸드폰 너머로 전해지는 온기에 외롭고 불안했던 타지생활을 속절없이 위로받았다. 마냥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국제결혼은 어느새 저자의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그 현실적인 연애, 결혼 스토리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남편을 따라 이사한 시골에서의 구직은 하늘의 별 따기였고,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글쓰기를 시작했다. 새하얀 창에 매일같이 이야기를 적어내려갔다. 한 글자라도 쓰고 나면 쓸모를 다한 것 같았고 “스스로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 기분이었다. 남편과의 연애담뿐만 아니라 새로운 요리에 도전해본 이야기, 며칠 전 다녀온 곳 이야기, 다육식물을 기르는 이야기까지, 그만의 시선을 글에 차곡차곡 쌓아갔다. 소소한 일상들은 “흰 페이지에 반듯이 누운 글자”가 되었고, 그 페이지들이 모여 브런치북 대상이라는 근사한 결과로 돌아왔다. 타인과 온기를 주고받고,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하루를 기록하는 일. 저자 김이람에게 ‘채팅’은 그 모든 일을 관통하는 단어다. 연결되고 싶었던 마음은 채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어느새 그의 삶이 되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유별나고 유쾌한 연애 스토리면서도,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우리도 매일 누군가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진심을 다하니까. 그게 바로 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채팅이니까. 알콩달콩 아옹다옹 사랑하고 다투고 지지고 볶는 걸 보면 결혼은 연애의 끝이 아니라 서로에게 닿고자 하는 영역이 좀더 확장된 것 “문화가 다르면 자주 싸우지 않아요?” 국제부부에게 꼭 따라붙는 질문에 저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결국 싸움도 웃으며 끝나더라고요.” 연애 초반, 자신과 다른 애인을 보며 저자는 ‘일본인이라서 그래’라고 종종 생각했다. ‘그’라는 사람에 앞서 ‘일본인’이라는 필터로 애인을 바라봤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 가지 사실이 명확해졌다. 연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해하려는 마음’이라는 것, 그 마음만 있다면 어떤 갈등이든 풀 수 있다는 것. 모든 커플이 그렇듯 국제부부도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가치관과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차이를 단지 문화 차이로만 단정할 수는 없었다. 결혼 후 문화 차이는 오히려 두 사람만의 놀이가 된다. 한일전이 열리면 “서로 지지 않으려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밥상머리에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양국의 정치와 역사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다. 그렇게 상대의 나라, 생각, 관점을 하나씩 알아가며 한층 더 가까워진다. 저자는 일본인 남편에게 한국의 마늘맛을. 남편은 저자에게 라멘맛을 전파하는 등 서로에게 새로운 음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다른 나라 사람이라 힘든 순간보다 다른 나라 사람이기에 즐거운 순간이 더 많았다. 이렇듯 둘의 사랑 코드는 ‘차이’다. 국적도 성격도 나이도 자라온 배경도 전부 제각각이라서 사랑에 빠졌다. 결국 이 책은 다름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많은 이들이 국제커플은 특별한 갈등을 겪을 거라고 상상하지만, 이 부부는 그 편견을 유쾌하게 비틀며 말한다. 언어와 문화는 이해를 가로막는 벽이 아니라 더 많이 웃고 더 깊이 대화할 수 있는 소재가 된다고. 하물며 우리의 시작은 ‘채팅’이었다고. 설사 차이가 벽을 세운다고 해도,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벽은 금세 허물어져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 사소한 대화에 웃고 떠들다 서로의 영역이 확장되는 이야기. 이건 그들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와 부딪히고 끝내 그를 이해하게 된다. 저자가 서로의 다름을 배워가는 이 여정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관계의 풍경일 것이다. |